8시간 노동 요구가 공동공갈? 건설노동자 구속

“민주 정부 들어서도 공안탄압, 경찰청장 물러나야”

경찰이 8시간 노동을 요구하며 노동조합 활동을 벌이던 건설노동자를 공동공갈 등의 혐의로 구속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지난 5일 특수고용 노동자인 김한구 건설노조 대전세종건설기계지부 세종지회장을 공동공갈, 공동강요, 공동협박(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공동공갈의 구체적 내용을 살펴보면 △8시간 노동 요구 △비산먼지 발생 신고 △건설기계 임대차 계약서 미작성 신고 △건설기계 임대료 지급보증서 미작성 신고 등이다. 검찰과 경찰은 이 같은 행위를 공동공갈 목적으로 한 행위로 보고 있다.

[출처: 김한주 기자]

건설노조는 노조탄압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건설노조는 14일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시간 노동을 요구하고 불법 건설 현장을 고발했다는 이유로 건설노동자를 구속한 건 명백한 노조 탄압”이라며 “노동자들은 건설기계관리법, 대기환경보전법을 지키라는 노조 활동을 했다. 검경은 2015년부터 건설노동자를 구속하며 탄압을 일삼고 있으며, 이는 건설노조 조직 성장에 위기감을 가져 기획된 공안탄압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검경은 “노동조합이 공사를 방해하기 위해 집회를 개최, 채용권을 박탈하는 등 자유 민주적 경제 질서를 무너뜨렸다”며 김한구 지회장을 구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3월부터 구속된 김한구 지회장과 부인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김 지회장이 구속된 지난 5일 건설노조 대전충북지역본부 사무국장 외 5명도 피혐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고 있다.

경찰은 2015년 11월에도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 간부 5명을 구속한 바 있다. 이들이 벌인 고용요구 투쟁이 공갈협박이라는 것이다. 구속된 노조 간부 2명은 지난해 6월 각각 징역 3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노조는 이 같은 건설노조 탄압이 기획된 공안탄압이라며, 이철성 경찰청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부역세력인 이철성 경찰청장은 물러나야 한다”며 “민주 정부가 들어섰지만, 경찰은 그대로다. 부정부패가 만연한 건설 현장을 단속해야 할 경찰 일을 노조가 하고 있다. 이런 노조 활동을 공갈죄로 덧씌우는 건 노조를 파괴하려는 시도”라고 전했다.

이영철 건설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하루 두 명씩 죽는 건설 현장 산재를 막기 위해, 임금 체불을 막기 위해, 집에서 가족들과 밥도 못 먹는 장시간 노동을 막기 위해, 지역주민을 우선 고용케 하는 단협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 노동조합 활동을 했다”며 “경찰은 불법, 산재를 막기 위해 현장에 오지도 않았다. 이런 경찰이 오히려 노동자를 구속하는 건 스스로 박근혜 적폐라는 걸 자인한 셈”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철성 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 당국은 애꿎은 건설노동자와 노조를 탄압하기에 앞서, 불법 다단계 하도급이 노동자 임금을 착복하는 건설현장의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며 구속된 김 지회장의 석방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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