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도라지 “경찰 사과에 내용 없어…용산, 밀양, 강정에도 사과해야”

백남기투쟁본부 “경찰의 ‘사과 쇼’ 용납 못 해”

고 백남기 농민의 큰딸 백도라지 씨가 경찰의 사과는 ‘원격 사과’, ‘내용 없는 사과’라고 비판했다. 또 백 씨는 국가폭력으로 희생당한 용산참사, 밀양 송전탑, 제주 해군기지 강정마을에도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고 백남기의 큰딸 백도라지 씨. [출처: 김한주 기자]

  백남기 유족이 고 백남기의 사망진단서를 받고 있다. [출처: 김한주 기자]

고 백남기의 아내 박경숙 씨, 큰딸 백도라지 씨가 20일 오전 서울대병원 본관에서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를 받았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15일 고 백남기의 사인을 병사에서 외인사로 정정했다.

사망진단서 교부 직후 백남기 유족과 투쟁본부는 서울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백남기투쟁본부는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없는 경찰 사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또 부검 영장을 빌미로 한 달여간 극한의 대치 상황을 만들었던 것에 대한 사과 없이 유족을 만나 ‘사과 쇼’를 벌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전했다.

백도라지 씨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경찰의 사과를 받지 않았다”며 “경찰의 사과는 이철성 청장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 앞에서 ‘원격 사과’를 발표한 것”이라고 경찰을 비판했다. 유족은 언론 보도를 통해 경찰의 사과를 알았다고 전했다.

백 씨는 또 “사과엔 아버지(고 백남기)가 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에 대한 내용이 없다”며 “경찰은 책임자 처벌을 어떻게 할 건지 제시해야 하고, 내부 보고서를 밝혀야 한다. 또 경찰이 정권이 바뀌자 왜 태도가 급변했는지, 아버지가 쓰러진 후 1년 7개월간 우리의 사과 요구를 외면했는지 해명하는 등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백 씨는 이철성 경찰청장이 지난 19일 유족에게 직접 사과할 뜻을 내비친 것을 두고 “청장이 기자 간담회에서 ‘진정성 없다는 유족 반응이 당연하다’고 했는데, 그걸 아는 사람이 그렇게 했느냐”며 “이철성 청장은 강신명 전 경찰청장과 같이 와서 사과해야 하고, 사과에 물대포 직사살수 등 내용,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 백 씨는 “경찰은 사과하며 박종철, 이한열을 언급했는데, 이는 경찰 국가폭력에 기인한 것”이라며 “우리뿐 아니라, 용산, 밀양, 강정마을에도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김한주 기자]

최상덕 서울대병원 노동조합 분회장은 “서창석, 백선하는 병사가 맞다고 하지만, 병원이 외인사로 정정한 이유는 유족이 소송을 진행하며 사인 정정을 요구했고, 사망진단서 작성 지침에 따랐기 때문이라고 한다”며 “그래서 서울대병원장은 잘못이 없으니 병원장의 사과는 없다는 셈이다. 서울대병원의 직원인 사실이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정현찬 백남기투쟁본부 공동대표는 “서울대병원은 서창석 원장, 백선하 교수로 명예를 실추했다”며 “서울대병원은 혜화경찰서와 협의해서 이미 수술이 불가한 백남기 농민을 수술하게 한 의도는 무엇인지, 병사 사망진단서 발급하게 된 경위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경찰 사과는 ‘간접 사과’”라며 “백선하 교수는 여전히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서창석 원장은 최순실 측근에게 뇌물까지 받은 정황이 밝혀지고 있다. 서창석 원장은 즉각 사퇴해야 하고, 백남기 특검법 통과, 물대포 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백남기투쟁본부는 고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를 개인 신상정보를 가린 뒤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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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 사과 , 물대포 , 백남기 , 백도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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