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지회 “형식적 교섭 아닌 노조파괴 끝낼 교섭하자”

교섭요구안 전달하러 간 지회 보자 셔터 내린 유성서울사무소

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와 아산지회가 사측의 교섭요구에 대해 “노조가 마련한 교섭요구안을 받아들여야 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두 지회는 교섭요구안을 직접 전달하겠다며 충북에서 서울사무소까지 왔지만 셔터문이 굳게 잠겨 결국 전달하지 못했다.


금속노조 유성기업영동지회와 유성기업아산지회는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유성기업서울사무소 앞을 찾아 유성기업 노사교섭 돌입관련 노조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회는 “노조파괴로 발생한 노사갈등을 종식시키기 위해 마지막 기회를 주기로 했다”며 “한광호 열사 책임자 처벌 및 보상, 조합원 원직 복직 등의 문제까지 수용해 교섭하자”고 요구했다. 또 지난 7년의 노조파괴를 겪으며 정신적 고통이 상당한 조합원들이 많아 이들에 대한 치료와 보상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측의 노조파괴가 진행된 지난 7년 간, 83차례의 교섭이 열렸지만 번번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유성기업은 자신이 불리한 국면에서 민주노조와의 형식적 교섭을 시도해왔고, 지금 지회가 제안하는 단체교섭 역시 유시영 대표이사의 항소심 재판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역 이용당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하지만 유성기업 사태 해결을 바라는 사회적 열망이 있기에 노조가 먼저 나서 단체교섭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성민 유성기업영동지회장은 사측이 지회와 교섭을 원한다면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유시영 회장에게 직접 해결 의지를 듣기 위해 면회 요청을 했지만 5번을 거절당했다”며 “오늘도 직접 교섭 공문을 들고 왔지만 이 간단한 종이조차 안 받고, 우리가 오자마자 사무실 셔터문을 내려버렸다”고 비판했다.

김상민 금속노조 조직국장은 “이제 최철규 대표이사가 직접 금속노조로 와서 교섭요청 공문을 수령해 갈 수 밖에 없다”며 “사태의 장기화는 회사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지회의 이런 제안은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영호 유성기업아산지회장은 “교섭 상황을 도구로 활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지회장은 “유시영 대표가 풀려날 명분이 필요하고, 교섭 과정을 이용할 수도 있다”며 “근본적인 노조파괴 문제 해결 없이 투쟁은 지속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유시영 회장은 지난 2월, 부당노동행위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지난 19일 대전지법에서 항소심 결심공판이 진행됐고, 오는 8월 16일 오후 2시 선고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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