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김천 주민 청와대 앞에서 절규...“사드 추가 배치 계획 철회하라”

“촛불대통령, 공약 지켜야”...경찰의 이동 제지에 기자회견 50분 지연

성주·김천 주민과 원불교 교도, 사회단체들이 청와대 앞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의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 지시를 규탄했다. 기자 회견 중에는 성주·김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절규가 터져 나왔다.

성주, 김천 주민과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 사드한국배치전국행동 등은 31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발사 실험 후,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를 지시하자 상경 기자회견을 진행한 것이다. 28일 국방부는 사드 배치 문제 관련 범정부 합동 TF의 결정으로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 최종 배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주민들은 다시 기대를 걸었지만 하루 만에 뒤통수를 맞았다.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사드 발사대의 추가 배치는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발사의 대응책이 아니”라며 “(이를) 빌미로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로 만들겠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규탄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그토록 강조했던 사드 배치의 절차적/민주적 정당성을 스스로 훼손했다”며 “사드 배치를 일방적으로 발표했던 박근혜 정부와 마찬가지였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도 언급한 사실상 탄핵과 대선 국면에서 누군가의 결정으로 사드 배치가 빨라졌다는 것을 포함해, 사드 배치 과정 전반의 불법성에 대한 진상조사는 시작조차 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기자회견은 당초 오전 1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50여 분이 지연된 가운데 진행됐다. 청와대는 앞서 분수대 앞을 시민들에게 개방한다고 밝혔지만, 경찰이 기자회견 참가인원을 15명으로 제한해 출입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성주와 김천 주민 50여 명은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 발이 묶였고 평화, 시민단체 참가자들도 길 중간 중간에 고립됐다.

성주·김천 할머니, 할아버지, 농민 등 주민들은 기자회견에 참가할 수 있도록 보장하라고 요구하며 진입을 시도했지만 경찰은 이동을 차단했다. 이 때문에 20여 분간 대치가 이어졌다. 결국 참가자들은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인근 도로에서 비를 맞으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석주 성주 소성리 이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사드 발사대 4기를 추가 배치한다는데 우리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문 대통령은 선거 때 적폐를 청산한다고 분명히 얘기했는데 적폐 세력과 똑같은 꼴이다. 사드가 철회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곽은석 김천 주민은 “김천 시민 수백명이 지금까지도 매일 촛불을 들고 있는 이유는 생존권과 한반도 평화를 지켜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라며 “사드 배치 철회를 간곡히 부탁한다. 또 이렇게 우리를 길바닥에 나뒹굴게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김선명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대위 집행위원장은 “김천, 성주,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국민들은 오늘도 안녕하지 않다”며 “작년 문재인 대통령은 사드 배치 문제는 국회 비준을 받아야 한다고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는데 촛불대통령이 누구의 이름으로 추가 배치를 지시하는가”라고 규탄했다.

성주·주민 주민들과 단체들은 오후에는 국방부 앞에서 규탄집회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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