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임원 선거, 김명환-이호동 결선투표행

13일까지 선거운동 후 15일부터 21일까지 결선투표 실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9기 임원 직접선거 개표 결과, 4팀의 후보조 중 기호 1번 김명환 후보조와 기호 2번 이호동 후보조가 마지막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다.

[출처: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 오전, 민주노총 제9기 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 선거 1차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기호 1번 김명환-김경자-백석근 후보조가 득표율 46.5%(19만8,795표)로 1위를, 기호 2번 이호동-고종환-권수정 후보조는 17.6%(7만5,410표)로 2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기호 4번 조상수-김창곤-이미숙 후보조가 16.6%(7만903표)로 3위, 기호 3번 윤해모-손종미-유완형 후보조가 11.5%(4만9,032표)로 4위를 기록했다.

민주노총 선거관리규정에 의거, 과반수 득표자가 없기 때문에 기호 1번 조와 기호 2번 조에 대한 결선투표가 시행된다. 결선투표는 오는 15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되고 유효 투표 과반수를 득표하면 당선된다.

김 “지속적이고 일관된 활동 봐달라” vs 이 “결선투표는 패권세력과 혁신세력의 양강구도”

득표율 1위를 기록한 김명환 후보는 압도적 표 차이에 대해 “초반에 산별과 지역본부에서 공조직 중심으로 선거를 치르고자 했던 것과 지속적이고 일관적이었던 저의 활동을 보여드렸던 것이 폭넓은 지지를 얻지 않았나 싶다”고 분석했다. 김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완강한 투쟁을 준비해 당당한 교섭을 하고, 성과를 만들어내자고 했는데 현장을 다니며 만난 많은 조합원의 주문과 같았다. 조합원들이 굵게 굵게 큰 걸음을 갔으면 한다고 해주셨는데 기대에 부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득표율 2위로 결선투표 자격을 얻은 이호동 후보는 “결선 투표는 오랜 패권세력과 혁신세력의 양강구도가 될 것”이라며 “1차 투표에선 조상수 후보와 지지기반이 상당히 겹쳤고, 강세를 보일 수 있는 몇몇 산별에서 투표율이 낮게 나와 제대로 표 결집을 못했던 측면이 있는데 결선 투표에선 거의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김명환 후보와는 잘 알고 오래된 인연이 있다. 전반적인 투쟁 및 실무 경험이나 민주노총의 혁신을 오랜 세월 요구해온 경험을 비춰봤을 때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리더로선 제가 바람직하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김명환 후보조, 이호동 후보조 공약 살펴보면…

김명환 후보조의 주요 공약으론 △1,800시간대로의 노동시간 단축과 노동시간 상한제 △최저임금 1만 원, 최고임금 상한제, 노동소득분배율 OECD 국가 수준으로 개선 △노조조직률 20% 돌파 △전 조직적 집중조직화사업 △산별교섭 제도화, 노정교섭 쟁취,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사회적 대화 틀 재구성(신8인회의) △전 산업부문의 ‘노동이사제’ 도입과 노동자 경영참가 확대 △정책위원회 신설과 정책자문위원회 활성화 △선거제도개혁 △제 진보정당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 구축 △한반도 동북아 전쟁 위협 제거,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운동 주도 △조합원 중심의 통일운동, 남북 노동자 자주교류 및 협력 활성화 등이 있다.

이호동 후보조는 △수석부위원장 직할의 상설투쟁체 설치 및 총파업 태세 구비 △노조간부의 기간대오화 △조합원 대상 교육 및 선전 강화 △대의원 직선제 추진 △중소영세, 비정규, 여성, 이주, 장애 노동자의 대표성 강화를 위한 대의원 및 중앙위원 특별할당제 △임원, 대의원 소환제 추진 △민주노조 자주성 강화를 위한 재정 독립의 원칙 견지 △청소년 알바노동자 조직화 및 청소년, 노년위원회 신설 △지역본부 예산과 인력의 확충 △중장기적 ‘제조, 공공, 민간서비스 부문’의 대산별 체계 추진 △제 노동사회단체, 민중단체들이 함께하는 상설공동투쟁체 추진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김명환 후보조, 이호동 후보조는 사회적 대화 참여 방법 및 노동자 정치세력화 방안 등에서 입장 차이를 보인다.

김명환 후보조는 산별교섭 제도화, 노정 교섭 쟁취,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사회적 대화틀을 재구성하겠다고 공약했다. 구체적으로 제시한 모델은 ‘신8인회의’로 노조 2인, 사용자 2인, 정부 2인, 대통령, 국회 대표자로 구성된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다. 김명환 후보는 “신8인회가 노사정위 변형기구가 아닌 사회적 대화 틀을 논의하자는 회의”라며 “노사정위는 이미 20년이 지난 올드한 버전으로 노동자 의식 변화와 산업 변화를 담아낼 수 없어 용도 폐기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명환 후보조는 전 산업부문에서 ‘노동이사제’를 쟁취하고, 노동자의 경영참가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이호동 후보는 지난 11월 26일 열린 ‘2017 민주노총 선거 후보자 언론사 합동토론회’에서 “제도적으로 노동이사 한 명이 참여하는 것을 자족적으로 혁신방안으로 생각하면 안 되고 법 제도적, 실질적으로 확보하는 것. 경영에 실질적으로 하는 것. 이사회 제도의 전면적 개편이 법제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적 대화와 관련해선 “민주노총은 언제든 정부와 대화에 즉각 나설 수 있다”며 “장소, 시간, 횟수 불문하고 대화에 나설 것이며 교섭의제와 형식을 논의할 기회가 제공되길 바란다. 노정 교섭, 산별교섭 법제화, 노사관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명환 후보조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관련해선 제 진보정당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 구축을 통해 실질적 진보대통합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26일 토론회에서 김 후보는 “정치세력화 문제가 현장의 민주노총 조합원이 불신 이유다. 돈 대주고 몸 대주고 표 대줬더니 싸우고 있는데 현장 조합원이 진보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이 편할 리 없다. 대의원대회 정치방침 부결은 리더쉽 문제와 논의 과정에서 토의 부족이 문제라고 보고 있다. 정치 방침 세우는 것 자체를 포기하거나 불가능한 미션이라 생각해본 적 없다”고 했다. 이어 “진보정치, 정치세력화를 만들기 위한 끊임없는 토론을 통해 모두를 녹여내고 민주노총의 정치 방침을 세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호동 후보는 “정치세력화는 민주노총 규약에 명시돼 있다. 진보정당의 활동과 조합원의 가입을 촉진하고, 선거 때마다 그들에 대한 공정한 경쟁을 보장해 전폭적 지원을 하고 반성적 성찰과 골을 매워가는 대중적 치유 작업이 필요하다. 향후 사업과 투쟁을 위해 더 넓게 깊게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대의원대회의 정치방침 부결 결정 사항은 존중돼야 한다. 다시 그것을 재논의하기 위해선 현장 조합원과의 토론이 전제돼야 하고 대의원대회에서 나온 결정에 대한 평가도 있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전산 오류 등으로 이틀 지연된 1차 투표 결과 발표

이번 1차 투표는 7일 18시 종료됐고, 이날 19시 50분부터 전국 16개 개표소에서 개표를 시작했다. 최종 투표율 53.8%(재적선거인수 793,760명, 투표인수 427,421명)로 가까스로 50%를 넘으면서 선거 무산의 위기를 넘겼다. 현장 투표율은 64.6%(29만7천944명), 전자투표율(모바일, ARS) 39.0%(12만9천472명), 우편투표율 100%(5명)로 집계됐다.

8일 오전으로 예정됐던 선거 개표 결과는 오후 늦게까지 미뤄졌다. 8일 오전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중간 집계 발표 중단 및 최종 집계 발표가 지연됨”을 밝히고 “현재 13개 지역본부의 개표 결과가 집계되었으나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정확하고 공정한 투표 결과 집계를 위해 각 지역본부 개표소에서 개표집계 프로그램에 입력한 데이터를 재차 점검하여, 오류를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 3위 후보조의 득표율 차이가 미세해 향후 문제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정확한 개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최종 집계된 이호동 후보조와 조상수 후보조의 표차는 4,507표로 전체 투표율의 1%가 조금 넘는 차이다.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9일 오전에도 최종 집계 발표 지연을 안내하며 울산본부 개표소의 투표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개함해야 하는 ‘투표용지가 초과된 투표함’을 지나치고 개표를 종료해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알렸다. 1차 투표 결과를 알리며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재투표기준 투표용지수가 4,168표가 나왔지만 당선인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2위 3위 후보자의 투표 격차보다 적기 때문에 “일부 재투표를 실시할 필요 없이 최고 득표자와 2위 득표자의 결선투표를 실시한다”고 공지했다.

50% 갓 넘은 낮은 투표율…모바일이 원인?

한편 투표율이 낮아 선거무산의 위기도 겪었다. 민주노총은 5일 보도자료를 내고 “자칫 투표율이 과반에 못 미쳐 임원선거 전체가 무산되는 비상상황까지 우려되고 있다”며 “남은 투표 기간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번 임원선거에서 최종 집계된 투표율 52.04%의 투표율은 2014년 1기 직선제의 63%와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남정수 민주노총 대변인은 “전자투표 비중이 42% 가까이 되는 데 반해 투표율은 매우 낮다. 이후 선거 부정시비가 없게 하려고 모바일 투표에 몇 가지 장치를 하다 보니 까다로워진 이유도 있다. 대표적으로 전교조의 경우 2014년 선거 당시 현장투표 위주로 해서 약 70% 가까운 투표율을 보였는데, 이번엔 모바일투표로 진행하면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30%대 초반인 것으로 나타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 처음 도입된 모바일, 전화자동응답 투표 진행 과정에서 기술적 오류가 발생해 투표 기간이 하루 연장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