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SNS 괴벨스?

[워커스 이슈2] 페이스북이 지우는 얼굴들(2)


SNS 킹메이커?

페이스북은 극우의 프로파간다에도 주저하지 않는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는 프로파간다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손사래를 치곤 한다. 그는 “페이스북은 모두를 위한다”라며 “모든 사람에게 목소리를 주고 모든 생각을 담는다”라는 신념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 소셜미디어계의 공룡은 돈이 되면 극우와도 손을 잡는다. 세계 곳곳에서 극우의 이미지는 페이스북의 일상적 이미지로 세탁됐다.

지난해 12월 21일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2016년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 선거운동을 지원했고,1) 인도에서는 2014년 대선 때 극우 성향의 나렌드라 모디 현 총리를, 필리핀에서는 2016년 마약과의 전쟁으로 악명 높은 로드리고 두테르테의 대선운동을 지원했다. 지난해 독일 연방의회 선거에서는 극우 독일대안당을 지원해 이들이 처음으로 국회에 진입하는 데 공을 세웠다.

페이스북은 우파 정치 세력의 당선을 위해서도 열심히 뛰었다. 아르헨티나에선 2015년 우파 마우리시오 마크리 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지원했고, 같은 해 폴란드의 민족주의 성향의 대통령 안드레즈 두다의 대선 운동을, 스코틀랜드 총선에서는 스코틀랜드국민당을 지원해 이들의 승리에 기여했다. 이 사례는 페이스북 기업 웹사이트에 ‘성공 스토리’로 소개됐다.

각국 정치인들을 지원하는 일은 페이스북 내 국제정치·선거협력본부라는 그럴싸한 이름의 부서가 맡았다. 최근까지 본부장을 지낸 케이티 하베스는 미국 공화당에서 디지털 전략가로 일한 인물이다. 그는 2001년 9.11사태 때 미국 뉴욕시장을 지낸 루돌프 줄리아니가 2008년 대선에 출마하자 이 선거운동본부에서 기술을 발휘하면서 입지를 굳혔다.

페이스북 국제정치·선거협력본부는 지구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어떻게 하면 페이스북 툴을 이용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지도하고 지원했다. 현지 정당과 계약을 한 뒤에는 직원들이 사실상 해당 정당의 직원으로서 선거운동에 가담했다. 그리고 지원한 정당의 후보가 공직에 선출되면, 페이스북은 종종 정부의 직원을 훈련시키거나 정부 행사를 위한 기술적인 지원을 비롯해 규제를 반대하는 등의 로비도 벌여왔다. 야당 탄압에도 적극 협력했다.

선거철 페이스북이 파견한 직원은 최대 수백 명에 달했을 만큼 규모가 컸다. 이 팀에는 페이스북의 법률, 정보 보안, 정책 팀원들이 망라됐다. 광고영업 직원들도 빠지지 않았다. 그들은 정치인들이 어떻게 선거 운동 페이지를 만들어야 하는지와, 중요한 유권자에 광고를 타게팅하는 방법을 교육했다. 물론 광고료는 페이스북으로 들어갔다. 선거는 이제 페이스북의 슈퍼볼, 올림픽과 함께 돈과 계약을 끌어 모으는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거짓정보와 프로파간다

페이스북이 한 나라의 정치에 깊숙이 개입한 사례는 13억 인구의 저개발 국가인 인도가 대표적이다. 2014년 총선을 앞두고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와 최고운영자 셰릴 샌드버그는 인도를 직접 방문하며 공을 들였다. 페이스북은 당시 모디 총리 후보자의 온라인 계정 개발과 운영을 지원하고 이미지, 텍스트 등의 게재 방법과 방식 등을 교육했다. 현재 모디 인도 총리는 세계의 어느 지도자보다도 많은 4,300만의 팔로워를 갖고 있다. 이 수는 트럼프보다 2배 많다. 이외에도 자원봉사단을 모집하기 위해 페이스북과 왓츠앱을 사용하는 방법, 선거운동을 생중계 하는 방법 등 SNS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선거운동을 진두지휘했다. 결국 페이스북은 모디가 당선된 뒤 하베스를 비롯한 직원 수십 명을 파견해 6천 명 이상의 공무원들을 교육했다. 또 모디 정부의 협조 아래 선별적 무료 인터넷 사업 ‘프리베이식스’를 추진했는데 이 정책이 인도 통신규제위원회에 좌절되자 지금은 ‘저가 와이파이’ 보급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모디 인도 총리가 수천만의 팔로워를 거느리게 되면서, 이들은 SNS를 정부 비판 세력에 대한 증오 캠페인을 확대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인도는 가짜뉴스의 온상이 됐으며 야당과 언론인도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여당을 비판한 여러 명의 언론인들이 살해됐다. 여당을 지지하는 힌두 극단주의자들은 무슬림이나 정부 비판자들에게 살해 위협을 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5일 밤, 오토바이를 탄 범인에게 총을 맞고 숨진 한 언론인의 마지막 논설 제목은 ‘가짜뉴스의 시대’였다. 그는 이 칼럼에서 어떻게 SNS가 거짓정보와 프로파간다로 정치 환경을 중독시키는지에 대해 통탄해했다.

국제 정보 및 인권단체들은 페이스북 등의 SNS가 정치적으로 왜곡되는 경향에 진지한 경고를 내놓고 있다. 미국 기반 비영리단체 프리덤하우스는 지난 11월 “세계적으로 정부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정보를 조작하는 사례가 급격하게 늘었다”며 “지난해 미국을 포함해 최소 18개국의 선거에서 온라인 조작과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전략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 기관은 특히 정부들에서 “애국심을 들끓게 하거나, 폭력과 선동을 지원하며, 반정부적 활동을 침묵시키고 권력을 공고히 하려는” 시도가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케이티 하베스는 페이스북의 국제정치·선거협력본부장 시절 한국에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는 2015년 8월 말 새정치민주연합 보좌진협의회(민보협) 주최로 열린 강연회 ‘이기는 선거캠프 시즌1-페이스북으로 선거를 지배하라 Next, Who?’에서 강연을 했다. 이듬해 총선 직전인 3월 말에도 다시 한국을 찾아 JTBC와 선거관리위원회 등을 통해 국내 선거에 관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민보협 강연회에서 “다양한 각도의 사진구성이 중요하다. 늘 셀카일 필요는 없고 연설장면을 연설하는 정치인의 뒤쪽에서 찍는 ‘각도의 변화’도 시도해 볼 수 있다”며 “글과 비디오, 사진 등을 다양하게 배치하는 것이 유저들의 마음을 충족하는 방법”이라고 세세하게 조언했다.[워커스 39호]


[각주]
1) 페이스북은 힐러리 클린턴 선거캠프에도 비슷한 제안을 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