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개 시민사회단체, 진보학자 한홍구 교수 규탄 ‘공동입장문’ 발표

부당해고, 손배, 회비유용 논란...“사회적 지위로 시민단체에 폭력 행사”

한국의 대표적 진보 역사학자 한홍구 교수가 시민단체 <손배가압류를 잡자! 손에 손을 잡고(손잡고)> 관계자를 상대로 3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이 직접 한홍구 교수에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 교수는 <손잡고> 전 운영위원이자 평화박물관 이사다.

지난 26일 민주노총,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인권운동사랑방 등 73개 인권, 노동, 시민사회단체, 시민 430명은 공동입장문을 발표하고 △한홍구 교수의 사과 △손해배상소송 철회 △<손잡고> 회비 반환을 요구했다. 이들은 “한 교수는 <손잡고>를 평화박물관 부속사업으로 간주하며,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손잡고> 회비를 평화박물관 사업에 유용했다”며 “이에 문제를 제기한 <손잡고> 활동가를 부당해고 했다. 또한 평화박물관은 (한 교수가 <손잡고> 1기 운영위원회에서 물러났는데도) 회원들이 낸 CMS 회비를 <손잡고>에 이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법원은 평화박물관에 <손잡고> 회비와 전용된 금액 전액을 돌려주라고 판결했지만, 한 교수 측이 항소하며 ‘평화박물관의 활동가를 근로자파견법에 따라 <손잡고>에 파견한 것이기에 활동가 급여와 사무실 사용료를 공제했다’는 주장을 들고 나섰다”며 “한 교수 측은 소송에서 이기려 ‘노동자를 사고파는 악법’인 ‘파견법’까지 끌어오고, 기업들의 손배가압류로 고통받는 노동자들과 연대하기 위해 만든 <손잡고>의 관계자들을 상대로 손배소를 제기한 것에 개탄한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지난해 8월 ‘손잡고 인권노동침해 진상조사위원회’ 위원들을 상대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3천만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해 12월 8일 한홍구 교수 측에 <손잡고> 회비 미회수금 2천여만 원을 <손잡고> 측에 지급하라고 결정한 바 있다.

활동가 부당해고부터 단체 회비 유용까지

논란은 <손잡고> 활동가 부당해고에서 출발했다. ‘손잡고 인권노동침해 진상조사위원회’에 따르면, 한홍구 교수는 2014년 노동자에게 가해지는 손배가압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손잡고> 출범을 주도했다. 이후 한 교수는 평화박물관 사무처장을 통해 <손잡고> 업무를 지휘했다. 진상조사위는 보고서를 통해 “한 교수는 <손잡고> 업무 외 개인의 출판 작업, 행사 참석 등에 활동가를 동원했다며”며 “<손잡고> 활동가는 정당한 휴식과 근로조건을 보장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2015년 상반기 <손잡고> 활동가는 한 교수의 단체 운영 방식과 활동가의 지위와 역할 부정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내 해고됐다. 이 활동가는 <손잡고> 홈페이지 공고에 따라 채용됐고, <손잡고> 운영위원 면접으로 채용된 상근자다. 하지만 한 교수는 이 활동가는 평화박물관 활동가였으며 <손잡고>에 ‘유상 제공’한 파견 노동자라고 맞서고 있다. 그러나 서울지법은 이를 두고 “피고(한홍구 교수)가 사무실과 활동가를 유상 제공했다고 볼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이며, <손잡고> 활동가에게 (평화박물관) 근로자 파견 관계라는 점을 설명하고, 이를 전제로 한 근로계약을 맺어야 하는데 이를 하지 않았다”고 결정한 바 있다.

2015년 12월 한 교수가 <손잡고> 회비 중 1700여만 원을 임의 공제, 유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평화박물관은 <손잡고> CMS 시스템을 지원해왔다. 후원회원들이 낸 <손잡고> 후원비가 평화박물관 CMS를 통해 <손잡고> 계좌에 이전되는 식이었다. 부당해고 사태가 불거진 후, 한 교수는 2015년 12월 이후 <손잡고> 회비를 이전하지 않다가, 2016년 6월에 373만 원만을 이체했다. 이 기간에 해당하는 <손잡고> 후원회비는 총 2092만 원이었다. 한 교수는 <손잡고> 활동가 임금과 사무실 공과금 1719만 원을 공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손잡고> 측은 “한 교수가 과거 <손잡고> 1차 운영위원회에서 ‘<손잡고> 활동가와 사무실을 평화박물관이 제공한다’고 결정한 내용에 반하는 것”이라며 “한 교수가 1년도 더 전에 지급한 임금에 대해 이제 와서 공제를 주장하는 것만 봐도 얼마나 부당한지 알 수 있다. 또한 한 교수는 자신의 사업인 ‘케테콜비츠展’에 <손잡고> 회비 300만 원을 사용하는 등 손잡고 회비를 유용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73개 시민단체는 “한홍구 교수가 사회 진보를 위해 일정 부분 역할을 해왔으나, 그 기여가 한 교수의 잘못에 눈을 감아야 할 이유가 되진 않는다”며 “시민단체 및 활동가들은 한홍구 교수의 사과, 손해배상 철회, <손잡고> 회비 전액 반환 때까지 평화박물관 및 한 교수와 인권 관련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반면, 한홍구 교수는 27일 <참세상>과의 통화에서 “‘손잡고 부당해고 진상조사위원회’는 당사자인 내 의견도 묻지 않고 보고서를 발간하며 명예를 훼손했다”며 “해고된 활동가는 평화박물관에서 뽑았으니 평화박물관에서 급여를 줬는데, 손잡고 활동가라 우겨 정확히 정산해 (활동가 급여 및 사무실 비용을) 공제한 후 지급한 것이다. 사실관계를 명확히 따지기 위해 명예훼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향후 법정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