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 백혈병’ 산재 첫 인정…“직접활선 폐지해야”

암·뇌종양으로 산재 신청한 전기노동자 10명

최근 근로복지공단 질병판정위원회가 전자파로 인한 백혈병 산업재해를 처음으로 인정한 가운데, 전기노동자들이 한국전력과 정부에 직접활선공법 폐지, 전기노동자에 대한 특수건강검진 실시를 촉구했다.

[출처: 건설노조]

건설노조는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봇대를 오르내리며 일하는 전기노동자는 3천여 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들 모두 전기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일하고 있다”며 “이 같은 작업 형태는 세계에서 유일하며 전자파로 인한 직업병, 감전사고를 유발했다. 전기노동자들은 직접활선 폐지, 특수건강검진 실시를 정부 당국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직접활선공법은 고압이 흐르는 전선(활선)을 고무장갑만 낀 채 직접 손으로 다루는 작업이다. 직접활선은 무정전 작업으로 전자파 노출이 극심하다. 지난 1일 산재 인정을 받은 전기노동자는 25년간 활선작업을 하다 2015년 급성골수성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조선대학교 직접환경의학과 이철갑 교수는 “전기노동자에 노출되는 전자파는 일반인의 400배 이상이고, 직업적 전자기파는 백혈병으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많다”고 밝혔다.

한전은 2016년 6월 직접활선을 폐지한다고 발표했으나 현장에선 지켜지지 않고 있다. ‘간접활선공법(스마트스틱)’, ‘구간정전공법(케이블)’은 직접활선보다 큰 비용이 발생한다. 한전은 일부 도급업체에만 비용을 지원해 아직 직접활선 작업을 하는 곳이 많다. 도급업체들은 직접활선이 아니면 소화하는 물량이 적다며 반발하고 있다. 원청과 하청 모두 노동자 안전보다 수익을 올리는 데 치중하고 있다고 건설노조는 주장했다.

[출처: 건설노조]

건설노조 장옥기 위원장은 “국가와 한전은 전기노동자의 죽음에 책임져야 하고, 국회는 입법을 통해 전기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석원희 전기분과위원장은 “전기노동자들은 한전이 시험하는 활선작업으로 마루타처럼 희생당하고 있다”며 “사회적 공기업 만족도 1위를 자랑하는 한전은 위험 작업을 외주화하며 책임을 회피했다. 전기노동자들이 한전 정규직이었다면 지금 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전은 2년마다 도급업체를 바꾸고 있다. 전기노동자는 2년 계약직이다.

건설노조에 따르면, 현재 암·뇌종양 등을 앓고 있으며 산재를 신청한 전기노동자는 10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