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세계여성의 날, ‘미투’ 외치자 ‘위드미’가 들려왔다

110주년 3.8 세계여성의 날 2천여 명 모여 오후 3시 조기퇴근 시위

110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2천여 명의 여성 노동자들이 광장에 모여 조기 퇴근 시위에 나섰다. 미투 운동이 전 영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여성 노동자들은 “지난해엔 성별임금격차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지만 일 년 전 조기퇴근시위 이후 여성들의 현실은 얼마나 달라졌는가?”를 물으며 변화를 촉구했다.


여성노동자들은 8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3시 STOP 조기퇴근 시위’에 참가해 “미투, 나는 말할 것이다” “위드유, 우리는 연대할 것이다”를 외쳤다. 이들은 여성에 대한 각종 폭력, 차별 등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여성 노동자들이 하던 오후 3시 하던 일을 멈추고 광장으로 모인 이유는 성별 임금격차에 대한 항의다. 남성과 여성의 성별 임금격차는 100:64로, 한국 남성이 100만 원을 벌 때 여성은 64만 원을 받는다. 하루 노동시간인 8시간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여성들은 오후 3시부터 무급으로 일하고 있는 것이다.

광장에 모인 여성들은 “‘여자니까’라는 이유로 승진에서 배제되고, 독박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많은 여성이 일하고 있는 돌봄과 서비스 노동에 대한 저평가 등에서 여성 노동 문제의 종합적 문제가 곧 성별임금격차로 드러나는 사실을 여성들은 몸소 체험하고 있다”라며 “놀랍도록 변하지 않는 현실에 여성들은 다시 오늘 오후 3시 일을 중단하고 모여 변화를 외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장 내 성희롱 문제 역시 중요한 문제로 꼽혔다. 여성 노동자들은 “남성중심적인 조직 문화 그리고 기업의 성희롱사건 해결 시스템의 총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기업은 조직적 가해와 방관을 그만두고 이제 그 책임을 다하라. 기업을 관리, 감독하고 처벌해야 할 고용노동부 역시 그 책임을 다하라”고 요구했다.

한 여성 취업준비생은 채용차별을 꼬집으며 “결남출을 묻지 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남출은 ‘결혼했냐, 남자친구는 있냐, 출산 계획은 있냐’ 등의 부당한 질문을 하는 면접관들을 비판하며 나온 신조어다. 경희대 페미니즘학회에서 활동 중인 박휘원 씨는 “최근 면접에서 자녀 행사와 회사 행사가 겹치면 어딜 가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과연 이런 질문을 남성도 받을까 싶다”라며 “남성 중심의 조직 문화에서 성희롱, 성차별에 시달리다 다시 교사를 준비한 언니를 알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여성이 직업을 가지고 일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이 온전한 결정권을 가진 사회를 위해 더욱 시끄럽게, 요란하게 우리 이야기를 하자”고 밝혔다.

관리자에 의한 성폭력 사건을 노조 활동으로 막아낸 사례도 소개됐다. 박지연 금속노조 대구지역지회 한국OSG 분회 여성부장은 “사무직 여성 노동자들이 회식자리 등에서 성희롱을 많이 당했는데 노조가 생기고 해당 가해자를 분리하는 등의 조치가 이뤄졌다”라며 “천막치고 집회하며 싸우기는 정말 힘들었지만 여성 개인이 용기를 내주고, 연대해주신 덕분에 이런 날도 오게 됐다”고 환하게 웃었다.

본대회가 끝난 후 여성노동자들은 광화문부터 서울고용노동청까지 행진하며 ‘직장 내 성희롱 근절 퍼포먼스’ 등을 진행했다.

한편, 같은 날 오후 2시엔 전국여성노동자대회가 열렸다. 지난 한 해 동안 여성노동자의 인권과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성평등을 확대하기 위해 투쟁해온 조직과 개인에 대한 시상이 진행됐다.

성평등 모범 조합원상을 수상한 최현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초등지회 조합원은 “분노에 찬 여성의 목소리는 우리 역사 어디에나 존재했다. 미투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은 없겠지만 미투운동의 의미를 깊이 성찰해야 봐야 한다”라며 “가해자를 규탄하고 피해자를 안타깝게 여기는 방관적이고, 시혜적인 시선이 아니라 피해자를 지지하며 구조적 문제를 뿌리를 뽑는데 실천하는 것이 진짜 미투운동의 지지”라고 강조했다. 최 씨는 학교 내 성평등 교육의 필요성을 제시한 이후 혐오세력에 맞서 싸워왔고, 페미니즘 교육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을 제기해 20만 명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다.

전국여성노동자대회를 주최한 민주노총은 ‘성평등 사회를 위한 민주노총 조합원 선언문’을 발표하며 “민주노총 안과 밖에서 여성노동자들이 안심하고 연대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의 우산을 활짝 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