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판매 비정규직, 금속노조 가입 또 무산

정규직 반발, 단상 진입 시도부터 대거 이탈까지

비정규직 자동차판매 노동자들로 이뤄진 전국자동차판매연대노동조합의(판매연대노조) 금속노조 가입이 또다시 무산됐다.

지난 12일 충북 제천 청풍리조트에서 열린 금속노조 45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판매연대노조의 가입 건이 현장 발의됐지만 성원 부족으로 유회됐다. 현대자동차판매위원회 정규직 대의원과 참관인들은 조직적으로 회의 진행을 방해했다. 이들 약 50명은 회의 시작 전 의장석이 있는 단상 밑을 점거했다. 토론이 격화되자 일부 대의원은 의장석이 있는 단상으로 진입을 시도하면서 몸싸움이 일었다. 판매연대의 금속노조 가입을 호소하는 대의원들을 상대로 비난과 욕설이 이어지기도 했다.

  의장석에 진입하는 대의원 [출처: 금속노조]

앞서 기아차지부 판매지회 김현락 대의원은 “현대기아 판매 정규직노조의 고립화를 막고 판매연대노조를 자본의 탄압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서도 금속노조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판매연대 노조 가입 문제로 보수, 진보 언론 상관없이 모든 매체가 귀족노조 프레임을 덧씌워 금속노조를 난도질 하고 있다. 금속노조 지도부가 결단하기 힘들다면 대의원들이 결단해야 한다”고 현장안건 발의 취지를 밝혔다.

반면, 한 대의원은 “나는 이 대의원대회에 오는 시간에도 (대리점에) 또 실적을 빼앗겼다”며 “대리점은 (판매 가격을) 더 깎으면서 대리점-직영 간 충돌을 조장한다. 금속노조 지도부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대의원은 “그분(대리점노조)들이 금속에 가입하면 동시에 1만 조합원과 노노갈등이 나타나고 조직이 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호규 의장은 “(판매연대의 금속노조 가입은) 가보지 않은 길”이라며 “그간 생산공장 정규직-비정규직 갈등 많이 봤을 것이다. (판매위원회의) 거부감 알지만, 이제는 새로운 단계를 만들고 중집(중앙집행위원회)을 통해 세부 운영 방안을 만들 계획이다. 내 소신으로는 대리점노조가 (금속노조에 가입해) 판매시장을 정상화하고, ‘정도판매’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토론에 이어 단상 진입 사태까지 벌어진 후, 한 대의원은 정족수 확인을 요청했다. 요청과 동시에 현대차 판매위원회 정규직 대의원 약 30명, 일부 현대차지부 대의원들이 일제히 빠져나갔다. 회의 진행을 돕던 황우찬 사무처장은 “성원 요청에 지금 나가는 게 맞느냐”고 말했고, 김호규 의장은 대의원들에게 “입석해 달라”고 호소했다.

대의원들의 집단 이탈에 따라 재석 대의원은 289명으로, 과반 369명에 미치지 못해 유회됐다. 김 의장은 “(판매연대 금속노조 가입은) 3년 이상 진행된 안건이다. 누구를 탓하고 싶지는 않지만, 오늘 회의 결과에 심사숙고하고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논의하겠다”며 유회를 선언했다.

김선영 판매연대노조 위원장은 13일 <참세상>과의 통화에서 “대의원대회에서 판매연대가 안건으로 다뤄지자 판매위원회, 현대차지부 일부 대의원들이 집단으로 퇴장했다. 또, 회의 진행 방해로 시간을 끌어 지방에서 올라온 대의원들이 이탈할 것을 노렸다. 금속노조 가입을 반대하기 위한 조직적 이탈이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출혈경쟁은 우리도 인정하지만, 대리점 비정규직은 기본급도, 4대 보험도 없다”며 “우리가 차를 파는 데 돈을 더 쓰지 않으면 차를 팔지 못하고, 급여는 0원이 된다. 그래서 노조를 만들고 ‘정도판매’라는 시장질서 확립을 최우선 기치로 내걸었다. 우리가 고정급 체계로 가야 정규직 비정규직 모두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속노조는 이날 대의원대회에서 ‘구조조정 저지와 산별교섭 제도화’를 중심으로 하는 2018년 투쟁방침을 결정했다.

[출처: 금속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