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입고 사전투표…“청소년과 함께 투표하고 싶다”

‘18세 선거권’ 세계 추세…기득권이 묶은 ‘청소년 배제 선거’

시민들이 교복을 입고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에 나섰다. 선거연령 하향, 청소년 투표권 보장을 주장하기 위해서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촛불청소년연대)는 8일 사전투표가 열리는 종로장애인복지관 앞에서 ‘투표소 교복 입장’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청소년부터 청년, 중장년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했다.

촛불청소년연대는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교복 입고 투표하는 상황’을 막겠다며 반대했고, 청소년을 비롯한 시민들이 국회 앞에서 선거연령 하향 법안을 통과시키라는 천막 농성까지 벌였지만, 결국 법안은 통과하지 못했다”며 “2018 지방선거는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청소년을 몽땅 배제하는 선거로 치러지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교복을 입고 투표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알려주고자 한다”며 “핑계 같지도 않은 핑계로 국민 기본권을 부정하는 국회의원들의 오만에 분노를 표한다. 모든 청소년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존중받아야 하고, 청소년의 존재와 목소리는 선거와 정치, 모든 과정에서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 대의제 민주주의 사회에서 한 집단의 선거권이 통째로 부정되는 것은 그 자체로 부정의”라고 전했다.

참교육학부모회 최은순 씨는 “다양성을 존중해야 할 학생에게 교복을 입히는 것도 통제지만, 자유한국당은 교복 입고 투표하는 상황 운운하며 청소년 인권을 가뒀다”며 “청소년의 마음을 대신해 교복을 입어도 어느 유권자보다 현명하게 투표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치공동행동 하승수 씨는 “일본은 2016년부터 선거권 연령을 만18세로 낮췄고, 선거 포스터도 교복 입은 학생이 투표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며 “오스트리아 역시 2007년부터 만16세로 선거연령을 하향, 유럽의 다른 국가들이 이를 따라가는 추세다. 교복 입고 투표하는 게 전세계 추세다. 한국만 기득권의 이해관계 타산으로 만19세 선거연령을 고집하고 있다. 이 기준을 철폐하는 것이 한국이 민주주의 사회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초라 사회변혁노동자당 활동가는 “여성, 장애, 국적, 나이 때문에 차별받아도 되는 사람은 없다는 것은 기본 명제”라며 “여성이고 청년인 나는 100년 전만 해도 투표하지 못했다. 1900년대 초 사회는 여성을 두고 판단이 부족하다는 말을 했고, 지금 한국 사회가 같은 말을 하고 있다. 교복을 입든, 입지 않든, 성별이 뭐든, 장애가 있든 없든 인간으로서 존중받는 세상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복을 입은 시민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사전투표소로 이동했다. 이들은 ‘청소년과 함께 투표하고 싶다’, ‘교복 입고 투표해도 괜찮아’라는 피켓을 든 채 투표했다. 선거권이 없는 청소년들은 사전투표소 앞 자체 투표함을 만들어 투표하는 모습을 보였다.

촛불청소년연대는 △청소년 참정권 보장을 위한 선거·정당관련법 개정 △아동·청소년인권법 제정 △학생인권법 제정(초·중등교육법과 시행령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청소년들은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교육감 선거에도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촛불청소년연대에는 지난 6월 4일 373개의 노동, 시민사회단체, 정당이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