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유성기업 노조파괴, 드러나는 진실

노조 “현대차 재벌, 민주사회 걸림돌”

현대자동차그룹이 부품사인 유성기업에서 노조파괴를 주도한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에 전국금속노동조합 유성기업아산‧영동지회(이하 노조)가 8일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차를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유성기업 비난 연설은 노조파괴 전문업체 ‘창조컨설팅’의 작품임을 밝혀냈고, KBS는 현대차의 노조파괴 지시가 있었다는 유성기업 전직 임원의 증언을 보도했다.

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유성기업 관계자의 증언으로 현대차의 압박과 노조파괴 지시가 얼마나 직접적이고 악랄했는지가 드러났다”며 “현대자동차는 유성기업 노조파괴에 사실을 부인하고, 개인의 일탈, 오해라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당사자의 생생한 목소리로 현대차의 변명은 설 자리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용노동행정개혁위 보고서로 현대차가 노조파괴 전문가를 돈으로 고용해 헌법이 보장한 노동자의 권리를 말살하려 한 점 또한 밝혀졌다”며 “2014년 유성기업이 노조파괴를 대가로 창조컨설팅에 지급한 돈만 13억 원에 달하는데, 이 돈 또한 출처를 밝혀내야 한다”고 전했다.

유성아산지회 도성대 지회장은 “현대차는 메일을 통해 유성기업 노조파괴를 주도하고, 원청 직원이 직접 아산공장에 상주하며 지시까지 내렸다”며 “현대차는 이런 범죄에 ‘직원의 과잉충성’ 운운하며 발뺌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 또한 사외이사, 해외이사라며 법적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현대차는 유성기업 노사개입을 시인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김정태 지부장 또한 “현대차가 자기 이익 창출을 위해 부정부패는 물론 정경유착, 노조파괴까지 일으킨 점이 드러났다”며 “이에 현대차는 유성에 어떠한 불이익과 보복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 그래야 유성기업이 노조에 사과하고 문제를 원만히 풀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현대차 용역 경비 50여 명이 노조의 기자회견을 막아 15분간 충돌이 일었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한 명이 크게 넘어지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경찰 5명은 현대차 노조의 요구에도 용역의 폭력과 방해를 제지하지 않았다. 노조는 용역의 방해로 예정된 장소에서 10~20m 떨어져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한편 노조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현대차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용역이 이를 막았다.

한편, 오는 10일 유성기업이 조합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첫 재판이 열린다. 또한 오는 23일엔 유시영 유성기업 대표에 대한 선고가 예정돼 있다.

  현대차 본사 앞 용역 경비가 8일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기자회견을 막고 있다.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는 8일 용역의 방해로 현대차 측에 항의서한을 전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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