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개 시민사회단체 “현대기아차 불법파견 완전 종식할 때”

2일 오후, 현대기아차비정규직지회 노동부와 면담할 예정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불법 파견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서울고용노동청을 점거하고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이 비정규직 투쟁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신문광고 등을 통해 현대기아차의 불법파견 문제를 알리고, 노동부에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압박하는 한편,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처벌까지 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불법파견 완전종식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2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신만의 정규직 채용이 아닌 전체 노동자들을 위해 의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라며 “14년 동안 암약해온 현대기아차 불법파견 범죄를 올해는 반드시 종식시켜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주무부서인 고용노동부의 직무유기와 직권남용이 전국의 일터를 불법 천지로 만들었다”라며 고용노동부가 현대기아차에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한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즉시 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나아가 “비정규직 양산법인 파견법, 기간제법을 폐기해야 한다”고도 요구했다.

오늘 기자회견엔 노동당, 민중당, 사회변혁노동자당 등 진보정당들도 함께 했다.

이상규 민중당 상임대표는 “2014년 현대차의 불법 파견 대법원 판결은 굉장히 법리적으로 중요한 판결로, 이 판결 후 대한민국 가진 자들이 똘똘 뭉쳐 그때부터 재판거래와 사법농단을 시작했다. KTX승무원, 전교조, 콜트콜텍, 쌍용자동차의 부당해고가 1, 2심에서 인정돼도 대법원에서 싹 다 뒤집어진 가진 자들의 카르텔이 시작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태연 사회변혁노동자당 대표는 “14년 째 이어지는 이 사태를 종식시키려면 현대차 정몽구, 정의선 일족을 구속 처벌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회복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 조직 대표자들, 기아차지부의 이전 집행부들이 속해있는 ‘기아자동차 비정규직없는 일터만들기 운동본부’의 남택규 본부장도 참석해 현대기아차 사측에 직접 교섭을 촉구하고 나섰다.

남 본부장은 “문재인 정부가 불법파견 시정 요구에 차일피일 시간을 끄는 동안, 기아차 사측은 그 틈을 이용해 불법파견의 흔적을 지우려고 정규직 집행부와 1300명 특별채용 합의를 발표해 비정규직지회 뒤통수를 쳤다”라며 “현대기아차 집행부가 특별채용합의를 집행부 성과인 양 선전하고 있지만, 이는 비정규직 활동가들의 성과를 가로채는 것과 동시에 이들을 고립시켜 사측을 이롭게 할 뿐”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현대기아차 사측은 즉각 비정규직지회의 교섭 요구에 응하고, 정규직 집행부 역시 이런 점을 살펴 특별채용합의안 시행을 비정규직지회와 사측의 교섭 이후로 연기하라”고 촉구했다.

15년째 요구 중인 불법파견 시정 지시…노동부 팔 걷어붙이나

현대-기아차비정규직지회는 2일 오후 열릴 노동부와의 면담을 앞두고 있다. 지회가 지난 9월 26일 정부에 ‘최후통첩’을 보낸 후 답변을 받은 것이다. 이 자리에서 지금까지의 불법파견 시정 문제 해결을 위한 진행상황과 문제 해결을 위한 의견을 공유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의 불법파견 시정을 위한 투쟁은 15년 째 이어지고 있다. 2004년 노동부가 현대차 사내하청 1만 명에 대해 불법파견 판정을 내린 데 이어 2010년 7월 22일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현대차 사내하청을 불법파견으로 판결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004년 이후 계속해서 불법파견시정을 요구했지만 현대차는 불법 시정은커녕 196명을 해고하고 약 4천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 과정에서 3명의 열사도 나왔다.

한편, 현대기아차가 불법파견 시정 문제는 다른 현대그룹 다른 계열사의 불법파견 문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불법 사내하청 규모는 현대차에서 6천여 명, 기아차에서 3천여 명으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비슷한 불법파견 판결이 잇따르고 있는 현대제철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016년 2월 광주지방법원은 현대제철 순천공장에서 일하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불법파견으로 인정하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일하는 사내하청 노동자 1700여 명도 2016년 2월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제기해 내년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