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은 제외? ‘사회서비스공단’ 반쪽짜리로 전락하나

노동, 시민사회 “사회서비스공단에 보육사업 포함해야”

문재인 정부가 공약한 ‘사회서비스공단’ 추진 과정에서 핵심 사업인 보육 부문이 제외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시민사회와 노동조합 등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어린이집 사용자 단체들에 눈치를 보느라 공약을 후퇴시키고 있다며, 사회서비스공단에 보육분야를 포함시킬 것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23개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보육더하기인권함께하기’와 공공운수노조,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은 4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서비스공단 추진 사업에 보육 부문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최근 보육 분야를 사회서비스공단에서 제외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보육 영역의 공공성 강화라는 취지가 훼손될 것이 우려된다”며 “보육을 필수사업으로 사회서비스 공단 공약대로 설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지난 대선 당시, 사회서비스공단 설립으로 95% 이상 민간 시장에 내맡긴 사회서비스 영역의 공공성을 확보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 추진 과정에서 사회서비스공단은 ‘사회서비스원’으로 위상이 축소됐고, 심지어 핵심사업이었던 보육과 요양 부문 중 보육을 사업에서 제외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오보람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국장은 기자회견에서 “현재 10시간 이상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있다. 종일반이 있다 해도 5시 30분에는 하원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맞벌이를 하는 사람들은 어린이집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어린이집에 대한 정보도 많이 없어 지역 온라인커뮤니티 후기를 참고해 이사까지 했다”며 “그렇다 해도 맞벌이를 하는 노동자들은 어린이집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 수가 없다. 커뮤니티 후기에 어린이집 교사, 보조교사 모집이 유독 자주 올라오는 곳들이 있는데, 이는 보육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이 열악한 곳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보육노동자들의 저임금 일자리는 아이들의 안전과 직결된다. 이 같은 미흡한 시스템이 여성들에게 전가되고 있고, 여성들은 마음 놓고 출산할 수 없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사회서비스공단을 추진하려고 했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를 곱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어린이집은 거의 100% 국고 재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국가와 지자체가 이렇게 재원을 쏟아 붓고 있으면서도 정작 어린이집 관리와 책임은 나몰라라 방관하고 있다”며 “민간 시장에 내맡겨 놓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어른들 때문에 고스란히 그 피해를 입는 것은 우리 아이들”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정부 측에 “원장들의 어린이집은 이제 막을 내려야 한다. 아이, 교사, 부모가 주인인 어린이집은 사회서비스 공약 이행에서 시작한다”며 “공공영역이 설치하고 운영하는 진짜 국공립어린이집을 짓겠다는 사회서비스 공단 약속을 공약대로 이행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