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언론, ‘유성기업 폭행사건’ 자극적·선정적 왜곡보도

“1시간 집단폭행 사실 아냐”...유성노동자 8년 노조파괴로 43% 고우울증

지난 22일 발생한 유성기업 폭행 사건을 둘러싸고 보수 언론 및 정치권의 노조 때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보수언론은 이번 사건을 ‘노조원 집단폭행 사건’이라고 명명하며 연일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중앙일보>는 28일 ‘민노총 10명, 쓰러져도 또 때렸다’, ‘노조 10명 “너 죽이고 감방간다”...폭행 뒤 바닥 피 닦고 사라져’ 등 자극적인 제목으로 연이어 보도했다. <조선일보>도 같은 날 ‘야만적이고 잔혹하게 임원 구타’라는 제목으로, <한국일보> 역시 ‘금속노조원들이 김 상무와 노무 담당 대표를 방으로 끌고 가 감금하고 1시간 가까이 집단 폭행했다’고 보도했다.

회사 측 목격자 진술서 등을 토대로 한 이들의 주장은 그렇다. 노조 조합원 몇 사람이 기업 노무 담당 임원을 저항하지 못하도록 붙잡고 문을 봉쇄한 채, 한 시간 가량 주먹, 발길질, 니킥 등을 폭행을 휘둘렀다는 것이다. 이들의 폭력은 지회장의 ‘철수’ 전화를 받고서야 끝이 났으며, 이후 노조가 식당에서 회의를 열었다고도 했다.

하지만 노조와 경찰 측 주장은 이와 다르다. 경찰은 ‘폭행은 2~3분 정도’라 밝혔다. 노조 역시 ‘1~2분 만에 상황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사건 정황도 많이 왜곡 돼 있다. 노조 관계자는 “문을 봉쇄하지도 않았고, 사측 임원을 감금하지도 않았다. 사건 장소에 사측 직원 5명이 따라 왔고, 조합원은 7명 정도 있었다. 사측 직원들이 말렸다면 집단 폭행은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만약 집단 폭행이라면 사측 직원들은 이를 방관했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회장이 조합원들에게 철수 지시 전화를 한 적도, 폭행 뒤 식당에서 회의를 한 바도 없다고 설명했다. ‘기획된 집단 폭력’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유성기업지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폭행 사건의 정황은 이렇다.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는 39일째 전면 파업 중이었다. 오후 5시경 파업 프로그램이 끝나고, 조합원들이 귀가하던 중이었다. 그때 김 모 상무가 어용노조 교섭을 위해 공장으로 들어왔다. 조합원 몇 명은 사측이 금속노조와는 교섭을 회피하고 어용노조와는 집중교섭을 한다며 항의했다. 실제로 사측은 지난 6월부터 어용노조와 교섭을 16차례나 했다.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와는 상견례를 제외하고 지난 9일 한 차례의 교섭만 진행했다. 또 사측은 어용노조를 키우기 위해 과장급도 노조에 가입하는 데 합의했다. 반면 유성기업지회에는 어용노조가 개악한 임금협약 수준을 받으라고 강요했고, 노조파괴 책임자 처벌 요구는 거부했다. 다음 교섭 날짜도 잡지 않은 채 교섭을 피하기만 했다. 이번 사건은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이 회사 측 부당노동행위에 분노해 일어난 우발적인 폭행 사건이었다.

유성기업지회 관계자는 “사건 피해 당사자에게 유감을 표한다. 빠른 쾌유를 바라며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우리는 지난 8년간 사측의 폭력과 탄압 속에 살아왔다. 노조파괴로 동료(한광호 열사)까지 잃었다. 조합원들의 정신건강은 악화 일로였다. 이런 맥락은 외면한 채 당일 사건만을 보도하는 것은 너무 억울하다. 왜 노동자들이 자신의 분노를 이기지 못했는지도 함께 봐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폭행 사건 장소에 있었던 조합원 7명 중 대부분은 우울증 ‘고위험군’에 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올해 초 경희대학교병원에서 중증 우울장애 검진을 받은 바 있다.

실제로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지난 8년간의 노조파괴 과정 속에서 심각한 폭력에 시달려 왔다. 지난 2011년 6월 회사가 동원한 용역들의 집단 폭행에 노동자 22명이 중상을 입기도 했다. 당시 용역들은 공장 안에서 소화기통과 돌멩이 등을 투척하고 쇠파이프와 각목을 휘둘러, 머리가 찢어지고 두개골 골절, 안면 함몰 등의 부상을 받았다. 매일 20~3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1백여 명이 넘는 노동자가 사측의 폭력에 시달렸다.

  지난 2011년 사측의 용역 폭력으로 부상 입은 조합원들 명단 [출처: 법원판결문]

하지만 폭력을 가한 용역업체 직원은 집행유예 판결을, 폭력을 사주한 유성기업 사업주는 불기소(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다. 사측의 노조파괴 공작은 현재까지 진행형이며, 현재 조합원 43%가 우울증 ‘고위험군’에 속해 있다. 2016년 3월 17일에는 한광호 열사가 노조파괴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성기업 노조파괴로 부상 당한 노동자 [출처: 미디어충청 자료사진]

유성기업지회는 노조파괴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45일 째 서울사무소 점거 농성과 전면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유성기업 용역 경비의 폭력 행사 [출처: 미디어충청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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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파괴 , 유성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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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활빈당

    폭력을 정당화 시키는 비굴한 쓰레기 변명!
    이런 개***!

  • 민주노총 적폐청산

    민주노총 언론인가? 저렇게 폭행하고 협박하는데도 옹호해주고 너가 그러고도 기자냐

  • 로빈훗

    이게 언론이냐? 이런 엄청난 폭력과 그 폭력을 수수방관한 경찰은 놔두고, 일방적으로 폭력을 당한 피해자를 공격하는 기자는 정신이 제정신이냐?

  • 진실

    조중동 아주 세상 만났구나 ㅜㅜ 댓글 수준은 가히 알바구나

  • 살자

    그럼 노동자들은 깡패들을 시켜 내머리를 깨부수고 차로 쳐 죽이려고 해도 참아야 하나요?
    8년간 내 가족 밥줄 갖고 협박하고 장난해도 참고 기다려야 맞는건가요?
    폭력을 합리화 하는게 아니라 사실만 말해야지 이때다 부풀리는건 아니지 않나요

  • 홍의장군

    백주대낮에 보복성 폭력행사하는 인간이하의 파렴치한 깡패새끼들 옹호하는게 기자냐?
    너도 똑 같이 한번 당해봐도 이런 글 적겠냐?
    기레기라는 표현도 아깝다.
    그냥 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