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의 화려한 귀환…농협 임원 그대로 복귀

농민·여성단체 “농협중앙회, 양용창 이사직 박탈하고 징계 절차 밟아야”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으로 징역형을 받은 양용창 제주시농협 조합장이 어떤 징계도 받지 않고 원래 업무로 복귀하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양 조합장은 농협중앙회의 이사직도 유지하고 있어 농협중앙회를 향한 비판도 거센 상황이다.


‘농민의 길’은 29일 오전 서울 농협중앙회 본관 앞에서 농협중앙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농협중앙회는 제주시농협 양용창 조합장의 중앙회 이사직을 즉각 박탈하고 징계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성범죄 발생 후 피해자를 비롯 농협 구성원들에게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법적인 판결을 받아 그 죄가 인정되었음에도 단 한 마디 사과도 없이 업무에 복귀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농협중앙회는 이 사건에 대해 농민과 여성은 물론, 제주지역 조합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사직 권한을 지금 당장 박탈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어 농협중앙회에 관련 대책 수립까지 촉구했다. 조합장, 농협 임원, 농협 구성원을 상대로 성평등 교육을 실시하고, 성폭력을 포함한 성차별에 대응할 수 있는 메뉴얼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박인숙 정의당 여성위원장은 “양용창 조합장은 성폭력을 자행해도 보석으로 풀려 나와 반성도 없이 조합장 자리에서 각종 권한 행사하고 있다”라며 “1심에서 실형까지 받은 사람을 싸고 도는 농협중앙회는 결국 성폭력을 두둔하는 집단으로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농협중앙회는 “아직 재판 중인 사항으로 모든 형이 확정된 후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농협중앙회 홍보실의 한 관계자는 “법치주의인 우리나라에서 3심은 국민의 기본권한인데, 현재 (양 조합장이) 항소를 한 상태고 형이 확정이 안 됐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성폭행 사건 이후 피해자 구제 및 단체 차원의 조사는) 해당 부서에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저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양용창 제주시농협 조합장은 지난 6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로 기소돼 1심 법원에서 징역 8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그러다 10월, 광주고등법원에서 보석 허가를 받아 풀려나 이틀 뒤인 10월 17일, 제주시농협 조합장 업무에 복귀했다.

이를 두고 제주여성인권연대 등은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성범죄자에 대해 보석을 결정한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며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기자회견엔 민중당, 정의당, 전국여성연대,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제주시농협양용창조합장퇴진투쟁위원회도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