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애 이어 임이자 ‘노동개악’…“반노동에 여야 구분 없어”

특수고용노동자 “임이자 개정안은 특고 노동3권 부정”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노동개악안,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의 특수형태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노동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특수고용노동자들은 12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의 개악안 발의를 규탄했다. 또 4월 파업 등 강도 높은 투쟁을 시사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특수고용노동자 규모는 220만 명에 이른다.


한 의원의 노조법 개정안은 산별노조 활동을 제한하고, 파견과 하청노동자의 노조 활동도 제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법안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노사관계제도·관행개선위원회 공익위원안을 토대로 작성된 정부 입법안이다. 정부는 ILO 협약을 비준하라는 노동계 요구에 노동법 정비가 먼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아울러 경사노위에서 노동법 개정을 논의하겠다며 노동계에 경사노위 참여를 압박해 왔다. 이를 두고 노동기본권인 ILO 협약이 사회적 대화 거래 대상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임 의원이 대표발의한 특고법은 특수고용노동자들이 노조가 아닌 단체의 조직과 가입을 허용한다고 설명한다. 의안상 노조를 명시한 조항은 없다. 또 사업주와의 협의권을 언급하고 있으나, 협의가 결렬될 시 일방의 신청만으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위원회의 중재가 가능토록 했다. 이를 두고 노동자들은 사용자의 신청만으로 중재에 부치는 조항은 노동자들의 단체행동권을 사실상 금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행법상 노동위원회 중재에 회부되면 15일간 쟁의행위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수고용노동자들은 노조법 2조 개정을 주장해 왔다. 개정을 통해 특수고용노동자를 일반 노동법을 적용받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특수고용노동자대책회의는 기자회견을 통해 “임이자의 개악안은 특수고용노동자를 기만하는 것”이라며 “점점 늘어나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조법과 근로기준법 적용을 원천적으로 가로막는 법이며, 사용자들은 이윤 극대화, 사용자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 특수고용 노동자가 아닌 사용자를 보호하는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정애 개악안은 ILO 핵심협약 비준의 취지도 반영하지 못하고, 오히려 기존 노조활동을 후퇴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이 법안에 따르면 특수고용노동자들은 기업의 종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노조 활동을 할 수 없다. 지금 여야 국회의원들은 소수 재벌 대기업의 민원을 챙겨주기 바쁘다”고 밝혔다.

윤애림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대외협력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임이자 발의안은 2007년 김진표 전 의원이 노무현 정부 입법안을 받아 발의한 ‘특수형태근로자 보호에 관한 법률’ 내용과 99.9% 일치한다”며 “한정애 의원은 2017년 노조법 2조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2년 동안 어떤 논의도 하지 않았다. 나아가 한 의원은 지난해 12월 노조하기 어렵게 만든 개악안을 내놨다.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 여당, 야당 구분 없이 노동권을 제약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윤석 특고대책회의 의장은 “화물, 학습지, 편의점 사장까지 특수고용노동자는 갈수록 늘어나는 가운데, 그들은 자신이 특수고용노동자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채 노동권을 제약받고 있다”며 “그런데 현재 국회는 제약을 넘어 노동3권을 전면 부정하는 법안을 ‘보호’라는 핑계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와 여야가 이를 강행하면 큰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참여자들은 한정애, 임이자 발의안이 적힌 피켓을 망치로 부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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