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비정규직...상시업무에도 정규직화 ‘0’, 처우는 악화

산불 최전선 특수진화대원 “산불 진압, 예방은 상시지속업무”

[출처: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 A씨]

강원 대형 산불의 최전선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었지만, 이들의 처우는 더욱 열악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산림청 비정규직인 산불특수진화대는 단기계약, 저임금 등의 처우를 받고 있다. 이들의 일급은 10만 원, 최근에는 기존 10개월 계약기간이 5개월로 쪼개져 고용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반복되는 국가 재난,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에도 이들의 비정규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동부지방산림청 소속 산불재난특수진화대에서 4년째 일하는 A씨는 강원 산불이 발생하고 완전 진화까지 산에 있었다. 산불은 4일 오후 7시경 발생했다. 산불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소방차도 대피하던 상황이었다. 산불 발생과 함께 현장에 투입된 A씨는 일단 산 밑에서 마을 주민의 대피를 도왔다. 6일 아침부터는 직접 호스를 끌고 산에 올라가 불을 끄기 시작했다. 산림청에서 준 김밥과 우유, 빵만을 가방에 담은 채였다. 5일로 6일로 넘어가는 자정께 불길을 잡고 하산했다. 산 밑에서 잠깐 눈을 붙였지만 6일 아침 다시 잔불이 발생해 긴급 출동했다. 모든 불을 진압한 시각은 6일 정오경. A씨는 산불이 나는 동안 30시간에 달하는 노동을 했다. 원래 A씨의 노동시간은 주 5일 40시간. 산불진압 현장에서 발생한 연장근로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수당으로 지급받는다.

[출처: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 A씨]

산불재난특수진화대는 전국에 약 330명이 있다. 외에도 산불전문예방진화대 1천 명, 산림병해충 예찰방제단 270명, 숲가꾸기패트롤 135명 등 총 1735명 이상의 산림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다. 산불특수진화대는 지난해까지 약 10개월 정도 계약기간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올해 5개월 단위로 쪼개졌다. 여름과 겨울에는 산불 발생 가능성이 작기 때문에 이들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는 산림청의 판단이었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불전문예방진화대는 산불조심기간에만 한시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정규직 전환 여건 자체가 안 된다”면서 “산불재난특수진화대는 지난해부터 정규 예산으로 편성이 됐고, (연중) 고용기간이 10개월이기 때문에 정규직 전환을 장기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사자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산림청에 대한 기대치가 낮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에도 이들은 비정규직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6년~2017년 산림청의 비정규직은 526명, 전환대상자는 0명이다. 노동자들은 계약직이지만 상시지속적 업무를 하고 있다며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산불재난특수진화대 채용 공고를 보면, 산불 진압 외에도 ‘평상시(우천시 포함) 담수지 확보, 인화물질 제거, 산사태 예방’ 등 일상 업무가 있다.

[출처: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 A씨]

A씨는 “산불이 나지 않는 기간은 없다. 지난 1월에도 양양에서 큰 불이 났다. 다만 산불이 잘 나지 않는 기간이 있을 뿐인데, 이때 우리는 입산자 통제, 인화물질 제거, 산사태 대응 등 다양한 일을 한다. 1년 내내 일한다고 보면 된다. 올해부터 1년에 두 번씩 계약한다는데 심각한 문제다. 산불진압에 중요한 팀워크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복잡한 산길을 숙지할 때면 계약이 해지되기 십상이다. 올해 정선지역에서 새롭게 20명을 선발했는데, 기존 노동자 9명이 떨어진 바 있다. 산불재난특수진화대는 상시지속 업무로 안정적인 일자리여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4월에 한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은 “저희는 10개월 근무하며 퇴직금도 없이 일당 10만 원에 근무 중”이라며 “우리도 소방방재청 못지않은 자부심과 산림에 대한 관심이 크다. 산림청에 정규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부디 발판을 만들어달라”는 국민청원을 올린 바 있다.

[출처: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 A씨]

[출처: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 A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