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긴급공동행동, 정부에 핵심협약 우선 비준 촉구

사회 각계 “문 정부 ‘노동 존중 사회’ 창피”


노동·시민사회·종교계의 연대체인 ILO긴급공동행동이 문재인 정부에 ILO(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을 우선 비준하라고 촉구했다.

긴급공동행동은 9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가 ILO 핵심협약 비준 공약을 지킬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선 비준 후 입법’”이라며 정부의 역할을 요구했다. 대통령 공약 사항인 ILO 핵심협약은 그동안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다뤄 왔으나, 사용자 단체가 사업장 점거 금지 등 소위 ‘노조파괴법’ 도입을 그 조건으로 내걸어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긴급공동행동은 “정부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ILO 핵심협약 비준을) 추진하겠다’, ‘노사가 합의하면 정부는 지원하겠다’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며 “애초에 타협해서는 안 될 기본권을 정부가 협상테이블에 올리니 노조의 손발을 묶어야 한다는 사용자의 억지 주장이 등장했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다시 이 주장을 노동계가 얼마만큼 수용할 건지 흥정하라고 한다”며 “사회적 합의로 노조 할 권리를 제약하고, 이후에 협약을 비준하겠다는 계획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노동기본권은 인간의 천부적 권리”라며 “우리더러 밥을 먹으라고 하는데 밥이 없는 밥상을 내놓는 것과 마찬가지다. 천부적 권리를 빼앗는 한국 사회에서 소득 수준 3만 불이 무슨 소용이냐. 정부는 기본권을 거부하지 말고 하루빨리 핵심협약을 비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병욱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은 “ILO 핵심협약을 우선 비준해도 문제 되지 않는다”며 “협약을 먼저 비준하면 법률적 지위를 가지게 된다. 이후 현행법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그때 조치하면 된다. 오히려 입법 개정 후에 협약을 비준한다면 이중적인 법 개정 작업이 필요할 수도 있다. 또한 이를 이유로 한정애 등 의원이 관계법 후퇴안을 내놓은 사항이다. 핵심협약을 더 이상 늦추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서정숙 공무원노조 부위원장은 “ILO 핵심협약 비준은 28년 동안 특히 공무원 노동자들이 부르짖었던 구호”라며 “한정애 의원이 ILO 핵심협약과 연결된 공무원노조 특별법 개정안을 내놨는데, 해석에 따라 노조할 권리를 더욱 제약할 수 있는 악법이다. 문재인 정부가 무슨 자격으로 ILO 100주년 총회에 참석한다는 것인지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전했다.

박석운 민중공동행동 대표 역시 “기본권 조항인 핵심협약을 비준하지 않는 건 국제적으로 국격이 떨어지는 일이다. ILO 100주년 총회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진 문재인 정부가 2년이 지나도록 기본협약에 ‘립서비스’만 한다. 노동자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지도 않는 정부의 ‘노동 존중 사회’가 창피하다”고 지적했다.

긴급공동행동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청와대 측에 입장문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