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하드 카르텔에 선 긋던 DCNA, 카르텔 일부로 드러나

양진호가 실소유한 웹하드 인사들, DCNA에도 이름 올려

[출처: 김용욱]

웹하드사들이 회원사로 있는 콘텐츠 업체의 연합체 ‘디지털콘텐츠네트워크협회(DCNA)’가 양진호 소유 웹하드사 인물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웹하드 카르텔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DCNA는 웹하드사의 불법 영상물 유통 문제과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올해 초, DCNA 협회장은 웹하드사에 수사 정보를 공유하고 증거를 없앤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지난 2월 1일 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수사 중인 웹하드 회원사에게 경찰의 압수수색영장 사본을 이메일로 전달해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증거인멸 교사) 등으로 웹하드 업체 연합체인 DCNA 협회장 김 모씨와 웹하드 업체 관계자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불구속 기소된 김 씨는 DCNA에서 사무국장으로 재직하다 2017년 협회장으로 취임한 인물이다.

경찰은 “웹하드협회는 웹하드 회원사들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 상황을 실시간 파악해 전화나 문자 등으로 다른 회원사에 수사상황을 중계해 경찰의 수사를 방해하는 한편, 이번 경우와 같이 압수수색검증영장 사본을 특정 웹하드 업체에 공유해 불법과 관련된 증거를 미리 삭제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설명했다.

양진호 회장 소유 회사들과 인적 교류 활발히 이뤄져

DCNA와 양진호 회장이 소유한 웹하드 사이의 관계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양진호가 실소유한 회사의 인사들이 DCNA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우선 올해 새로 이름을 올린 이사 하 모 씨가 양진호 회장이 실소유했다고 알려진 ㈜선한아이디(파일노리) 출신이다. 2010년 5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선한아이디의 사내이사를 역임한 하 씨는 올해 3월 DCNA의 이사에 등재됐다. 협회장 김 모 씨와 DCNA의 과장 등이 1월 불구속 기소되고 DCNA의 사이트 등 정상적 협회 운영이 중단된 상태에서 이뤄진 인사 조치라 그 배경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또한 2014년 11월~2015년 10월까지 이지원인터넷서비스(위디스크) 사내이사를 역임한 이 모 씨는, 2015년 3월 DCNA 이사로 취임했다. 이 씨는 2018년 3월 DCNA 이사직을 사임했다.

그 직후 새로 취임한 이사도 위디스크 출신이었다. 2017년 6월~ 2018년 1월까지 위디스크 이사였고, 대표이사도 역임한 바 있는 배 모 씨는 지난해 3월 DCNA 이사로 취임했다. 하지만 배 모 씨는 웹하드 카르텔 문제가 한차례 휩쓸고 난 올해 2월 사임했다.

주요 웹하드사와의 인적 공유는 지속적으로 있었다. 2011년 2월부터 7월까지 DCNA의 사내이사로 활동한 나 모 씨는 2011년 1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비엔씨피의 대표이사였다. SK텔레콤이 탄생시킨 비엔씨피는 지금은 그 품을 떠났지만 웹하드 업계에서 여전한 덩치를 과시하고 있다.

한편 나 모 씨가 DCNA 사내이사로 등기되기 직전인 2011년 2월까지 DCNA 사내이사였던 곽 모 씨는 비엔씨피가 운영하는 웹하드업체 온디스크의 대표였다. 곽 모 씨는 온디스크 대표로서, DCNA 사내이사로 활동하는 중, 주말 등 취약시간대에 필터링 시스템상의 금칙어 설정을 해제하는 등 사실상 필터링 시스템을 '무용지물'로 만든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불법 음란물 유통에도 책임

웹하드 사이트에 올라온 콘텐츠 중 90%가 음란물이라는 것, 그리고 그것들이 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사실은 이미 2010년부터 불거져온 이야기다. 지난해 떠오른 웹하드 카르텔 문제 중 △웹하드-필터링 업체의 유착 △아동음란물 유포 △웹하드 업체-헤비업로더의 유착 △몰카 등 불법 음란물 유포 등은 이미 2000년대부터 계속 지속돼 왔다.

웹하드 업계는 이미 2009년 이전부터 DNA필터링 기술을 갖고 있었지만 영화, 방송 등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에 한해 적용됐다. 실제 불법촬영 피해자 등을 양산한 불법 음란물에까지는 적용되지 않았다. 여기에는 DCNA와 같은 단체, 웹하드 사업자들의 반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DCNA는 불법 음란물에 DNA필터링을 적용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과도한 규제’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2009년 말에는 DCNA가 한국영화제작가협회(한제협)와 DNA 필터링 업체로 뮤레카를 선정했지만, DCNA 회원사들조차 필터링 기술이 적용되지 않았다는 이슈도 있었다. 2010년에는 한 남성이 여성 화장실에서 몰카를 촬영해 웹하드 등에 유포한 사건도 있었고, 2011년에는 검찰이 웹하드사-헤비업로더의 유착을 추적하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압수수색을 벌인 기록도 있다. 한 남성이 위장형 몰카인 ‘안경 몰카’로 성관계 장면을 촬영해 웹하드 사이트에 유포한 사건도 있었다. 무려 2013년에 벌어진 일이다.

한편 <참세상>은 지난해 11월 7일자 ‘웹하드 카르텔, 민주당 인사들도 기여했나’라는 기사를 통해, 민주당 당직자 출신이 DCNA의 회장직을 맡았다는 사실을 보도한 바있다. 이에 A씨는 수차례 “내가 근무했을 때는 ‘저작권’ 이슈였고, 음란물 이런 것이 전혀 아니었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11월, <참세상>에 ‘기사 게재 금지 가처분’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지난 4월 1일 ‘기사의 내용이 진실이 아니라거나,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이 아니라고 보기 어렵다’며 A씨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