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인권영화제 앞 월남전참전자회 집회 신고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다룬 상영회 저지 입장...영화제는 상영 입장 고수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을 다룬 인권영화 상영을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중앙회(이하 ‘월남전참전자회’)가 저지한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다. 이 행사를 계획한 인천인권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상영을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인권영화제 조직위는 21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기억의 전쟁> 상영과 관련해 월남전참전자회는 상영저지를 위한 행동을 예정하는 입장을 전했지만, 표현의 자유와 인권을 중심으로 한 상영원칙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며 상영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또 “<기억의 전쟁>을 상영하는 이유는 지금 우리가 맞닥뜨린 상황과 같이 다른 기억과 다른 역사가 어떻게 현재에도 진행 중인지, 역사적 기억 속에서 성찰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위해서”라며 “표현의 자유와 인권적 가치를 지켜내기 위한 활동에 대한 어떤 물리적 폭력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기억의 전쟁>은 이길보라 감독이 지난해 발표한 작품으로 1968년 베트남 중부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에 대한 기억을 다뤘다. 인천인권영화제는 22일 이 작품을 올해 첫 정기상영회 영상물로 선보일 계획이었다. 그러나 월남전참전자회가 저지 입장을 밝히며 논란이 되고 있다.

월남전참전자회는 21일 오전 영화제 측에 <기억의 전쟁> 상영계획 중지 요청 공문을 보내고 “파병의 진정성과는 거리가 먼 허구로 제작된 영상물이므로 이의 상영금지를 강력히 요청”한다며 “상영을 강행한다면 물리적인 저지를 불사할 것이며 이로 인해 발생할 불상사는 인천인권영화제가 감수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영화제가 경찰에 확인한 정보에 따르면, 월남전참전자회는 상영 3시간 전부터 종료 시까지 200명의 집회신고를 해놓았다. 또 경찰을 통해 20-30명의 단체관람과 대화의 시간에 자신들의 이야기를 할 시간을 배치해달라고 요청해둔 상태다.

영화제는 “인권의 시선으로 인권의 시간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위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취지로 월남전참전자회의 상영회 참가를 거부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그러나 영화제는 경찰이 안전을 위해 상영관에 사복경찰 10여 명이 들어갈 수 있는지 여부를 문의했지만 불필요한 긴장 유발을 이유로 거부했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월남전참전자회의 방해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영화는 22일(수) 저녁 7시반에 인천 영화공간 주안 3관에서 상영된다.

인천인권영화제는‘공존을 위한 영상, 자유를 향한 연대 저항의 스크린은 꺼지지 않는다’는 슬로건 아래 대안영상을 통한 인권감수성 확산을 위해 활동해온 인권 단체이다.

[출처: 인천인권영화제 조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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