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중 주총 새벽, 긴장 감돌아…경찰 대규모 배치

현대중공업 주총장소 변경 가능성도...노조 촉각

31일 오전 10시면 울산 한마음회관에서 현대중공업을 물적 분할하는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다. 주총 개최까지 몇 시간이 채 남지 않은 이날 새벽, 한마음회관에는 현중 노동자를 포함해 전국에서 모인 4천 여명의 노동자가 뜬눈으로 밤을 지새고 있다.


30일~31일 한마음회관 인근에 배치된 경찰 병력은 64개 중대, 4천200명에 달한다. 31일 오전 1시경 경찰은 방패와 헬멧 등 모든 장비를 갖추고 한마음회관 일부를 둘러싼 상태다.

사측이 모집한 용역은 1천 명에 달한다. 현대중공업지부 측은 30일 오전 체육관 안에 담요 수백 장이 널브러져 있는 등 용역이 현중 내 체육관에서 대기하고 있으로 보고있다.

[출처: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지부는 한마음회관 인근, 현중 정문 등에서 용역의 동태를 살피고 있다. 지부가 용역의 움직임을 포착하면, 지부가 한마음회관 앞에서 사이렌을 울리고 전 조합원이 사수 태세에 돌입하는 식이다. 30일 오후 11시 50분경, 31일 오전 12시 58분 두 차례 경보음이 울렸지만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30일 새벽에는 두 차례, 29일 새벽에는 네 차례 용역의 도발이 있었다.


사측이 장소를 변경해 주총을 현중 내에서 열 가능성도 높다. 주총 예정 장소인 한마음회관은 현중에서 약 500m 떨어져 있다. 또 지부에 따르면 사측은 31일 모든 근무자를 오전 6시 전까지 출근하라고 지시했다. 6시에 정문 앞을 바리케이드로 막는다는 이유에서다. 평상시 출근 시각은 8시까지다. 지부 관계자는 “(사측 움직임을 봤을 때) 현중 내에서 주총을 열 수도 있으나, 연막작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노조는 주총 장소 변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주총이 한마음회관, 현중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열릴 수도 있다. 제3의 장소에서 주총이 열릴 경우, 노조는 용역이 한마음회관 앞 노동자들을 고착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주총 물적분할계획안 의결 정족수는 현대중공업 전체 지분의 50%다. 현중 주식 보유 상위 8명의 지분이 정족수를 충족하기 때문에 사측이 최소 인원으로 ‘날치기’ 처리할 수도 있다.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30일 오후 8시 한마음회관 앞에서 열린 ‘울산 시민과 함께 하는 법인 분할 저지 문화제’에서 “민주노총은 재벌의 탐욕을 막아내기 위해 산하 16개 지역본부를 동원하고, 대통령에게 제조업과 조선업을 살리는 결단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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