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 핵심협약, 노조 넘어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필요”

[토론회] ILO 기본협약과 사회구성원의 권리행동은 어떻게 이어져 있나


그동안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은 노동조합, 특히 전교조, 공무원노조, 특수고용노동자만의 문제로 다뤄져 왔다. ILO 핵심협약 조항이 결사의 자유, 단결권, 단체교섭권, 강제노동 금지에 관한 협약이기 때문이다. ‘노조 할 권리’를 침해받는 노동자가 ILO 핵심협약 비준을 강하게 요구하고, 언론이 이에 초점을 맞춘 영향도 있다.

하지만 ILO 핵심협약이 궁극적으로 말하는 ‘결사의 자유’는 모든 사회 구성원이 말할 권리, 모일 권리, 행동할 권리와 맞닿아 있다. ILO 핵심협약이 노동자뿐 아니라 청년, 학생, 성소수자, 여성, 예술인 등 모든 시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으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이러한 취지로 ‘ILO 기본협약과 사회 구성원의 권리 행동은 어떻게 이어져 있나’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가 5일 서울 NPO지원센터 대강당에서 열렸다. 토론회는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미디어오늘, 평등과연대로인권운동더하기가 주최했다.

따이루 ‘대학입시 거부로 삶은 바꾸는 투명가방끈’ 운영위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을 촉구하는 문제가 결사할 수 있는 사람들만의 권리가 아니라 모든 사람의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는 의미로 확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결사의 자유는 노조만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크다. 하지만 시민단체를 포함해서 동아리 하나를 만드는 것까지 결사의 자유의 영역이다. 투명가방끈 역시 대학 입시를 거부한 사람들이 기존 사회 ‘순응의 논리’를 거부하며 목소리를 함께 내고 있다. ILO 핵심협약을 비준한다면 결사의 자유를 경험하는 일들이 많아지고,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홍명근 바꿈세상을바꾸는꿈 사무국장은 “바꿈이 ‘2030 청년’ 공론장을 만들면, 참여한 청년들은 ‘너무 좋은 자리다’, ‘이런 자리가 많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내비친다. 청년들이 이야기하고 토론할 욕구가 많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를 풀만 한 공론장은 부족하다. 결사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문제인 것이다. 공동체와 커뮤니티에 직접 참여하고 사람들과 끊임없이 연결됐을 때 결사의 자유와 가까워졌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오승재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성소수자노동권팀장 역시 “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는 노조에 종속된 문제가 아니라, 노동의 대가를 받는 사람으로 의미가 확장돼야 한다”며 “특히 상황에 따라 ‘커밍아웃’까지 각오해야 하는 성소수자 노동자가 느끼는 위축의 강도는 다른 노동자들에 비해 결코 약하지 않다. 여기서 ILO 기본협약 비준을 요구하며 그에 따라 권리를 얻는 주체로 ‘모든 노동자’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점에 반드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민정 비정규직없는서울대만들기공동행동 활동가는 “최근 서울대에서 교수 성폭력 사건에 맞선 학생총회가 2천명 규모로 열렸다. 총회라는 공동체 속에서 자기 의견을 내는 경험을 공유했다. 민주주의에 대한 감각을 표출하는 것은 학생운동, 노동운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일어난다. 학생운동에서 체험한 결사의 자유는 향후 노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최 측은 ILO 핵심협약 비준 촉구 운동이 모든 권리의 주체와 아울러 한국사회 인권 기준의 변화를 만들어 내는 운동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