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집산화 주장하는 청년, 독일 사민당 당대표 될까

케빈 퀴네르트 SPD 청년대표, 당대표 유력 후보로 조명

독일 안드레아 날레스 사민당(SPD) 대표가 5월 말 유럽의회 선거 패배를 책임지고 사퇴해 차기 지도부 선거를 앞둔 가운데, 케빈 퀴네르트 청년대표가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최근 독일 자동차기업 BMW와 같은 대기업을 집산화해야 한다고 주장해 독일 사회에 뜨거운 논쟁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퀴네르트 SPD 청년조직 유소스(Jusos) 대표는 게신 쉬완 전 독일 대통령 후보가 지난 6월 말 차기 사민당 지도부 선거에 그와 함께 출마하길 원한다고 밝히며 유력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SPD 지도부 선거는 오는 12월 치러지며 퀴네르트 자신은 출마 의사를 아직 밝히지는 않았으나 독일 언론들은 이미 그의 출마 여부를 놓고 촉각을 세우고 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SPD 대표가 사퇴한 직후인 6월 8일자로 “이제 케빈의 차례인가?”라는 제호의 분석 기사를 내기도 했다.

  주간 <슈피겔> 6월 8일자 [출처: 슈피겔]

집산화 없이 자본주의 극복 불가능...사회주의 전제하며 민주적 통제 강조

케빈 퀴네르트 SPD 청년대표가 대기업 집산화를 주장해 논쟁을 일으킨 것은 지난 5월 초 독일 주간 <차이트>와의 인터뷰에서였다. 사실 <차이트> 인터뷰에는 그간 SPD 기조와는 다른 여러 논쟁점들이 있었다.

우선, 퀴네르트가 대기업 집산화를 주장하는 이유는, “집산화 없이 자본주의 극복은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문제는) 소수가 BMW를 독점적으로 소유하고 있고 그들이 이익에 대한 독점권을 가진다는 것”이라고 본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의 삶을 결정하는 것은 사회의 손에 있어야 하고 민주적으로 결정돼야 하며 사람들이 자신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세상, 모든 삶의 영역의 민주화”를 원한다고 말한다.

퀴네르트가 이 같이 생각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의 예시에 따르면, 세상에 처음으로 등장한 한 대의 자동차조차도 BMW와 같은 기업의 총수가 아니라 사회의 집단적인 과정에 의해 생산됐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발명한 사람이나 이를 실제 자동차로 만든 사람이나 판매하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현재와 같은 자동차산업은 생각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래서 그는 이 같은 회사의 수익이 가치를 창출한 수만 명에 공평하게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또 독점이 생산과정에 참가하는 사람들에게 공평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인간의 내적 추진력 또한 부정한다고 보기도 한다. 그러면서 그는 “이익의 분배는 민주적으로 통제돼야 한다”며 “이것(민주적 통제)은 이 회사에 대한 자본주의적 소유주를 배제한다. 집산화의 형식 없이 자본주의 극복을 생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또한, 퀴네르트는 최근 독일 사회에서 이슈가 된 부동산대기업 ‘도이치 보넨(DW)’ 몰수 운동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다. 이 또한, 임대료 상한제 정도를 내놓는 사민당 기조와는 전혀 다른 태도다. 그는 “주택은 기본적인 필요에 속한다”며 “다른 사람의 생활에 필요한 무언가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정당한 것인가”라고 질문하며 민영 임대가 “최상의 경우”에는 사라져야 한다고 본다.

“미국식 자본주의도 독일식도 체제 대안 아니다”

퀴네르트는 또 ‘체제’에도 의문을 제기하는데 자본주의의 미국식 ‘아메리칸 드림’이나 SPD가 떠받쳐온 독일식 ‘사회복지 국가’ 모델도 정답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는 우선 ‘아메리칸 드림’은 “수백만이 경쟁하지만 결국에는 소수만 해낼 수 있는 사회에서 ‘너희도 해낼 수 있다’고 (거짓으로) 약속하는 것”이라며 “모두가 동시에 해낼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독일식 ‘사회복지 국가’ 모델에 대해서는 “고되게 쟁취하라”라고 국가가 강요하면서도 “시장이 모든 사람에게 충분한 일을 주지 않으면서 국가가 시장이 실패한 결과를 수리하는 사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독일식 ‘사회적 시장경제’ 모델에 대해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자본주의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사회적 시장경제에는) 분명히 더욱 규제적이지만 일종의 자본주의”라며 “이는 체제경쟁에 대한 대답이었지만 철의 장막과의 체제경쟁이 무너진 역사적인 시기에, 사회적 시장경제의 성과가 의문시되고 90년대 중반 이러한 신자유주의 시대 정신이 당당히 진입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이러한 퀴네르트는 자신이 추구하는 사회가 사회주의라는 점을 전제하며 “이윤 추구가 아니라 집단적인 필요가 전면에 있는 자유로운 사람들의 세계”이자 “중요한 것은 보다 나은 이익분배가 아니라 이익의 공동체화”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사회주의는 명백한 근본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민주적인 과정들의 결과”라며 “민주적 통제”를 강조한다.

그러나 그가 어떻게 대기업 집산화를 추진하고자 하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또 그는 사회주의여도 시장메커니즘이 존재할 것이라고 보며, 계획경제에 대해서도 기술적 진보가 창조적 잉여를 기반으로 한다며 거리를 둔다. 또 SPD 당대표 후보로 거론된 이후에는 ‘부동산기업 몰수’에 대해 의견을 묻는 언론의 질문에 확답을 하지 않기도 했다.

퀴네르트는 1989년 생으로 2017년 11월부터 SPD 청년조직 대표를 맡아왔다. 그런 그는 지난해 독일 연방의회 선거 후 기민/기사당연합과의 대연정 협상에서 SPD 지도부의 대연정 참여 입장에 반대하며 좌파적 논쟁을 이끌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