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프라임데이’에 미독 노동자들 동시파업...박스 대신 피켓

아마존, 물류산업 노동쟁의 물꼬 트여...독일선 2천명 파업 참가

“1년 7개월 전만해도 70명이 일했어요. 지금은 5명만 남았죠. 회사는 상품 600개를 1시간 안에 포장하라고 해요. 스트레스가 지독하죠.”

15일 미국 북부 미네소타주 샤코피 지역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멕 브레디 씨가 CBS지역방송에 말했다. 그는 이날 6시간 파업에 참가한 노동자 중 한 명이다. 아마존의 특별 할인 행사 기간인 ‘프라임 데이’에 맞춘 파업이다. 그 외에도 200여 명의 노동자들이 해고를 무릅쓰고 임금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박스 대신 피켓을 들었다. 지역 전체 물류 창고에서 일하는 1,700명에 비하면 파업 참가자 수는 아직 적다. 아마존이 미국 전체에서 고용하고 있는 노동자 수가 60만 명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더욱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수치다. 그러나 파업 참가 노동자들은 투쟁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 노조 조직률이 턱없이 낮은 물류부문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들은 1930년대 전까지 비노조 산업이었던 자동차, 철강부문에서 노조가 터져 나왔듯이 이번 파업은 물류 부문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아마존 창고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출처: CBS미네소타 화면캡처]

90년대 온라인 서점에서 시작한 아마존은 현재 세계 최대의 ‘자이언트’ 테크 기업이 됐다. 이러한 아마존은 연일 기술혁신을 읊으며 최첨단 인공지능 기술로 산업을 구조조정하고 있지만 한편에선 노동자들을 쥐어짜고 있다. 수년 전부터 노동자들은 “영혼을 갈아 넣어야 하는 노동조건”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해왔다. 그럼에도 실적이 낮으면 바로 미국식 쉬운 해고의 대상된다. 미국 언론 <벌지>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아마존은 미국 볼티모어에서만 2017년 8월에서 약 1년 사이 300명을 해고했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은 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데, 2013년 10월부터 5년 간 자살 시도와 충동을 비롯해 정신 건강에 관한 이유로 의료응급요원이 아마존에 출동한 횟수만 189회에 달한다.

지독한 노동 강도에 저임금 문제도 심각하다. 아마존 미국 노동자의 평균 임금은 연간 28,000달러(약 3,160만원)에 불과하며 이중 3분의 1은 정부의 식량 지원에 의존해야 할 만큼 가난하다. 노동자들은 사실상 ‘프라임 데이’와 같은 바겐 세일도 노동자들의 지갑에서 나가는 돈이라고 한다. 이렇듯 아마존이 기술혁신을 말하지만 사실 승승장구의 비밀은 값싼 노동력에도 원인이 있다. 파업하는 샤코피 지역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3분의 1도 아프리카 동부 출신의 저임금 노동자들이다.

미국 아마존 노동자들의 이번 파업은 이곳에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생기면서 시작됐다. 덩달아 이 물류기업에서 시작된 노동운동이 어디까지 뻗어나갈지에 대한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 뉴욕주의 뉴욕 자치구 스태튼 아일랜드 등 최근 아마존 노동자들의 노조 설립이 늘고 있다. 스태튼 아일랜드 노조는 아마존의 식료품 체인 홀푸드 노동자와도 협력하고 있다.

한편, 같은 날 독일에서는 아마존 노동자 2천여 명이 파업에 나섰다. 영국, 스페인에서도 이 파업을 지지하는 연대 시위가 진행됐다. 독일에서 파업조직률이 높은 이유는 이미 오래 전부터 노조가 조직돼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조 활동가조차 예상치 못한 높은 참여율을 보일 만큼 노동자들의 공감대가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