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펌프장 유족, 경찰에 엄정수사 촉구

유족 "국가기관 사과 없으면 계속 싸울 것"

  빗물펌프장 참사 유족과 경찰이 2019년 8월 8일 양천경찰서 강력4팀에서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빗물펌프장 참사로 목숨을 잃은 현대건설 노동자 안 모 씨의 유족이 8일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를 방문해 엄정수사를 촉구했다.

고인 안 씨의 부친, 아내 등 유족이 8일 오전 11시 55분부터 오후 12시 40분경까지 양천경찰서 형사과와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목동빗물펌프장참사 임시상황실’에 따르면 유족은 경찰 측에 이 면담에서 관계자 구속을 비롯한 엄정수사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수사 진행 상황을 알려달라고 했지만, 경찰은 수사 중인 사안으로 공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다만 경찰은 고인, 수사 대상자 약 10인의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 중간발표 계획을 묻는 유족의 질문엔 ‘정해지지 않았다’, ‘상부(경찰청)에는 수시로 보고하고 있다’고 답했다.

면담을 통해 오는 9일 오후 2시 사고 현장 2차 감식에 유족이 참여키로 했다. 1차 감식은 지난 3일에 있었다. 유족은 2차 감식에 유족이 추천하는 산업재해 전문가가 동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찰은 전문가 동행을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유족은 면담 뒤 취재진과 만나 “사고 때만 강력 대책, 법 제도 개선 등을 논하지, 제대로 된 안전 시스템을 갖추지 않는 게 문제”라며 “이번 사고에서도 서울시, 양천구청 등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회피만 한다. 국가기관이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면담을 마친 뒤 안 씨 유족은 같은 사고로 숨진 60대 하청 노동자 구 씨의 유족과 만나 약 30분간 대화를 나눴다. 유족 간 대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화 직후 안 씨 유족은 “정부(양천구청, 서울시 등)와 해결할 문제는 다른 유족들과 같이 대응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는 목동 빗물펌프장 공사를 발주, 양천구청은 시설 관리 책임을 진 주체다. 현대건설은 빗물펌프장 공사 시공을 맡았다.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3명 중 2명은 현대건설 하청 협력업체(한유건설) 소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