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공약을 지키라”…시민사회, 불파 직접고용 명령 호소

139개 시민사회단체/사회원로 기자회견, 김수억 지회장 외 6명 무기한 단식 돌입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한 달이 넘도록 단식을 하고 수개월 째 고공농성을 해도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이런 가운데 100여 개 시민사회단체와 사회 원로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자신의 공약대로 ‘불법파견 정규직 직접고용 명령을 내리라’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4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139개 시민사회단체와 사회 원로들이 “단식 38일·고공 65일, 문재인 대통령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죽일 셈인가”라며 불법파견 정규직 직접고용 명령을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불법 파견이나 위장도급 판정 시 즉시 직접고용을 제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 8월 현대기아차, 한국도로공사, 한국지엠, 아사히글라스가 법원으로부터 불법파견 판결을 받았음에도 노동자들은 여전히 비정규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에서 일하는 사내하청은 모두 정규직이라는 법원 판결이 무려 11번이나 나왔는데도 정부는 직접생산라인에 있는 사내하청만 직접고용 명령을 내린다는 입장이다. 또 최근 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은 한국도로공사도 똑같은 일을 하는 1500명이 아니라 소송을 낸 304명만 직접고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 당장 불법파견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직접고용 명령을 내리십시오”라고 호소하며 사활을 걸고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정부가 대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이들의 요구는 법을 지키라는 것”이자 “불법고용을 한 사용주를 처벌해 더 이상 불법으로 사내도급을 쓰지 말라는 것”이라며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입을 모았다.

기자회견에는 비정규직 당사자를 비롯해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비정규노동자의집 꿀잠 이사장 조현철 신부 등 사회원로도 참석해 발언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청와대 면담을 신청했다.

한편, 오후 2시에는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집단단식 투쟁선포식을 진행했다. 현재 단식 38일째인 김수억 기아차 비정규직지회장을 비롯해 김남규 기아차비정규직지회 조직실장 등 7명이 다시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이외에도 매일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릴레이 동조단식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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