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노조, 한국마사회에 사회적 책임 촉구

“마사회를 바꿔낼 수 없다면 전체 공공부문의 올바른 개혁을 얘기하기 어려울 것”

공공기관노조들이 한국마사회에 제대로 된 공공기관의 역할을 촉구하고 나섰다. 공공운수노조 공공기관사업본부는 8일 오전 11시 광화문 고 문중원 경마기수 시민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촛불로 시작된 공공부문 개혁 논의가 지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극단적 케이스인 마사회의 행태조차 바꿔낼 수 없다면 전체 공공부문의 올바른 개혁을 얘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정부의 잘못된 공공기관 정책으로 인해 마사회에서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무시 △공공기관 안전책임 외면 △경영효율성 중심 운영 △핵심업무 외주화 등 네 가지 측면의 누적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한국사회가 구의역 김군, 태안화력발전 비정규직 김용균 등 공공기관에서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포함한 종사자의 안전보장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며 “한국마사회는 핵심 업무 종사자인 기수·마필관리사 안전에 대한 책임을 외면하지 말라”고 말했다. 아울러 부산경마공원에서 2년에 한 명 꼴로 발생하는 자살 사건은 마사회의 위험 업무 외주화와 무분별한 경쟁체제 도입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김흥수 공공운수노조 공공기관사업본부장은 “마사회는 경마장 운영으로 수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한국 대표적 공기업이다. 그러나 부산경마장은 선진경마제도를 도입해 기수들을 극한 경쟁으로 몰아넣었다. 또한, 다단계 피라미드 고용형태인 마주·조교사가 마필관리사를 고용하고 기수와 기승계약을 채결하도록 해 경마승부조작을 강요했다”고 비판했다.

문군옥 고 문중원 경마기수 아버지는 “실제 목숨을 끊은 사람은 7명이지만 4~50명의 기수·말관리사들이 죽지 못하고 버티다 그만두는 일이 많다”며 “정부가 마사회를 잘 감시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경 의료연대 서울지부장은 “마사회 문중원 동지의 사건도 서지윤 간호사 사건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문중원 열사를) 죽음으로 몰아간 마사회는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야한다. 그러나 현실은 현 정부와 여당, 인사들은 공공기관을 전리품으로, 노동자들을 소모품으로 여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공공기관노조들은 기자회견에서 △공공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할 것 △고 문중원 기수 진상규명 △재발방지 대책 수립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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