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은 자유로울까?

평균 노동시간 8.22시간, 개인총소득 중 플랫폼노동 소득 비율 74.0%

자유로운 노동이라 불리는 플랫폼 노동이 사실상 노동 통제가 상당한 종속적 노동형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플랫폼 노동자들은 플랫폼에서 일을 주지 않으면 일할 수 없었고, 심지어 일거리을 기다리는 시간은 무급노동시간으로 간주됐다. 그럼에도 플랫폼 노동을 전업으로 삼고 있는 노동자는 10명 중 6명 꼴이었으며, 개인총소득 중 플랫폼노동 소득 비율도 74.0%에 달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5일 오후 2시 인권위원회 인권교육센터에서 ‘플랫폼종사자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발표 및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들은 8개 플랫폼 직종 82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전화 설문을 진행했다. 또한 대리운전 등 5개 직종별 집단면접과 가사, 화물운송 직종 등의 개별면접도 진행했다.

플랫폼 노동자는 자유롭게 일할까?

흔히 플랫폼 노동은 부업의 성격을 갖고 있으며 노동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플랫폼 노동을 전업으로 하는 비율은 64.0%, 개인총소득에서 플랫폼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은 74.0%에 달했다. 가구총소득에서 플랫폼 노동자 소득이 차지하는 비율도 78.9%를 차지했다. 특히 평균 연령 40세가 넘는 가사돌봄(91.2%), 화물운송(85.7%) 분야의 노동자는 플랫폼 노동을 통해 가족을 부양하고 있었다.

또한 이들은 일주일 평균 5.2일, 하루 평균 8.22시간 일하고 있다. 심지어 화물운송의 경우에는 하루 13시간으로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었다. 이들의 노동시간은 임노동자의 법정 근로시간보다 결코 적지 않았다.

심지어 대리운전, 음식배달 노동자 등 호출형 플랫폼의 경우 호출을 기다리는 대기시간은 무급노동시간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콜을 잡아야 보수가 들어오기 때문에 8~9시간을 대기하고 콜을 잡기 위해 1초의 경쟁을 하고 있었다.

일감을 거부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냐는 질문에도 절반(50.7%)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일하고 싶지 않은 날에 일하지 않을 수 있다’는 문항의 척도는 3.47점(5점 척도)이었지만, 일을 거부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종속된 노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장귀연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부설 노동권연구소 소장은 “(플랫폼 노동자들은) 플랫폼을 통해 일감을 받아야만 일할 수 있으며, 실제 일하고 싶지 않다고 일감을 거부하는 일이 잦으면 사후적인 통제에 의해 일감이 제한된다”며 “즉 일하고 싶지 않을 때 일하지 않을 수 있을지 몰라도 일하고 싶을 때 일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플랫폼 노동자의‘노동자’ 판단방식 변화 필요

윤애림 서울대 고용복지법센터 연구위원은 사용자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플랫폼 노동자를 위장 자영인화하는 것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수형태노무제공자의 유형을 고려해 노동자성의 판단기준을 새롭게 혁신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용자가 노무제공관계의 성립 및 종료에 대한 주도권을 갖고 있다는 점이 종속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징표라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보수를 사업주로부터 직접 지급받지 않고 서비스 이용자로부터 받는 경우에도, 사업주가 보수 지급의 기초가 되는 노무제공 자체를 관리하고 있거나 사업주의 업무를 위해 노무를 제공하고 대가로 받은 것이라면 근로의 성격을 인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노무제공자가 자신의 계산으로 독자적 사업 목적에 따라 노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노무이용자의 사업목적에 따라 노무를 제공하고 있다면 종속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3권 보장을 위해

장귀연 소장은 ‘플랫폼노동 종사자 인권상황 실태조사 보고서’에서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서는 노조 결성과 단체교섭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신고필증을 받은 플랫폼 노조가 존재하나 여전히 승인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또한 노조를 결성해 단체협약을 맺더라도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한 상태라면 효력이 문제될 소지가 있다. 근기법상 ‘근로계약’이 아니고 ‘근로자’가 아닌 상태라면, 단체협약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더라도 노조라는 조직과 맺은 협약에 대한 채무위반일 뿐 노조법의 위반은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 소장은 “적어도 근로기준법의 규정이 노조법에서규정하고 있는 내용의 효력을 방해하지 않도록 노조법의 명문을 고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진선 고용노동부 고용차별개선과 서기관은 “계약서상 불공정성이 발견되고 있어, 국토부와 금융위 부처들과 함께 표준계약서를 마련하고 현재 계약서의 부족한 부분을 협의·보완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영진 국토교통부 물류정책과 사무관 역시 “배달종사자, 대리기사 관련 표준계약서를 마련 중에 있다”며 “배달종사자를 만나면 노동이 유연한 게 좋다는 쪽과 산재보장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분분하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표준계약서 논의 중에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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