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문중원 열사 대책위, 대정부 투쟁 선포

“마사회 적폐 청산 대통령이 나서라”, 8일 전국노동자대회, 21일 희망버스

지난달 30일 고 문중원 기수 교섭이 결렬된 가운데, 열사·시민대책위가 대정부 투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이들은 4일 오전 10시 고 문중원 기수 시민분향소 앞(정부서울청사 옆)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한국마사회가 연이은 죽음에도 아무런 자정능력이 없는 집단이고, 적폐권력도 청산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면, 이제 정부가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책임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열사대책위원회와 고 문중원 기수 시민대책위는 정부에 △국무총리실 산하 진상조사특별위원회(진상조사 특위) 구성 △진상조사 결과에 따른 책임자 처벌(김용철 부산경남경마공원 처장 등) △경마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진상조사 특위에 고 문중원 기수를 비롯한 열사 유가족이 추천하는 위원 참여가 보장돼야한다고 전했다. 또한 고인 죽음의 원인뿐 아니라 경마산업과 한국마사회 운영전반에 대한 조사권한이 부여돼야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지난해 국무조정실 감사 결과 마사회 직원 1천여 명이 불법베팅에 참여한 정황이 드러나 비난이 일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는 당사자로 지목됐으나 관련 내부처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난 8년 동안 마사회는 300여 명의 직원을 징계 처분했다. 열사·시민대책위에 따르면 징계대상 중 정규직은 모두 경징계였으며, 비정규직 노동자들만 면직 등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양한웅 고 문중원기수 시민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은 “한국마사회는 자정능력이 부족하다. 고양이한테 생선이 아니라 악마한테 맡기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위 권력 기관인 안기부(국정원), 경찰, 검찰에서도 사고가 나면 책임을 묻는다. 그러나 비리를 폭로한 노동자들의 죽음에 책임을 묻지 않고 있다”며 “기관장 문책과 마찬가지로 책임자에 대한 즉각 조사와 책임이 이루어져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고 문중원 기수는 유서에서 “지난번에 000 처장과 친분이 있는 00이가 좀 더 친한 다른 사람들 때문에 할 수 없이 마방을 못 받아서 이번엔 줄라 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한 사람이 조교사 면허를 딱 받아서 와버렸네. 처장과 아주 친하신 분”이라고 폭로한 바 있다.

오은주 고 문중원 기수 부인은 지난해 12월 31일부터 매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SNS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고 문중원 기수 사망에 대한 정부와 마사회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다. 4일에도 오은주 씨는 한국 공공기관의 심각한 상황을 파헤쳐달라며 대통령 면담 요구 서한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문중원 열사대책위)은 “민주노총 100만의 모든 역량을 집중시킬 것”이라며 “4월 총선까지지 바라본다면 우리들은 또 하나 적폐를 자처하고 있는 정부, 민주당에 책임 묻는 심판 투쟁까지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열사대책위와 시민대책위는 오는 8일 오후 2시 과천경마공원 앞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하며, 21일과 22일에는 희망버스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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