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주가 코로나19를 이유로 부당해고와 임금삭감을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직장갑질119는 지난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는 코로나3법(감염병예방법, 근로기준법, 민법)을 위반하는 악질 사용자들을 찾아내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접수되는 제보 유형은 △강제연차·무급휴가(휴업) △해고 등 인원감축 △임금삭감 △보호조치 위반 등이다.

월급반환 아니면 권고사직

계약직으로 재직 중인 A씨는 회사로부터 기본급 일부를 회사에 기부하지 않으면 권고사직하겠다는 통지를 받았다. 현재도 사측은 경영악화를 이유로 인원감축을 진행 중이다. A씨는 “(기부에) 동의하면 급여감축으로 손해 보며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고, 동의하지 않을 경우에는 권고사직으로 처리를 하겠다고 하는데, 동의하지 않고 그대로 근무를 원할 시에는 회사 측에서 해고가 가능하냐”며 토로했다.

세종호텔, 무급휴직 실시하는 등 휴업수당 지급하지 않아

지난달 26일 세종호텔은 호텔 영업 전반에 걸쳐 상당한 매출감소가 발생으로 경영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무급휴직(휴가)실시’ 공고를 냈다. 기간은 코로나19 전염병 종료 시까지며 절차는 노동자가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는 방식이다.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회사는 자율이라고 주장하지만, 세종호텔은 지난해 23일 객실관리팀 무급휴직을 시작으로 호텔식당 은하수 등 영업장 휴업을 통해 사실상 강제로 휴직을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사용자의 고의 및 과실에 따른 경영상의 사정으로 휴업을 할 경우 휴업 기간 임금 전액을 지급해야 한다. 사용자의 고의 및 과실을 입증하기 어렵더라도, 회사는 휴업기간 동안 노동자에게 평균임금의 100분의 70 이상의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폐업하더라도 실업급여 받을 수 있어

여행사에서 1년 계약직으로 일하는 B씨는 회사로부터 코로나19로 인한 폐업신고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어 회사는 노동자들에게 사직서를 쓰라고 통보했다. B씨에 따르면 회사는 폐업신고를 할 예정이고 퇴직사유(이직확인서)에는 일신상이라고 등록할 계획이라고 통보했다. 일신상의 이유는 자진퇴사와 같다.

B씨가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퇴직사유에 ‘경영악화에 따른 권고사직’으로 작성하고 증거를 남겨둬야 한다. 이는 회사가 자진퇴사라고 주장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회사의 폐업과 경영 악화로 사직을 권고 받을 경우는 정당한 이직사유에 해당한다. 만약 회사에서 실제 퇴사 사유와 다르게 이직확인서를 제출한 경우, 관할 고용센터 담당자에게 이직사유가 허위라는 점을 밝히고 입증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연차 사용은 노동자가 원하는 날에

대기업 외주업체 콜센터 직원으로 근무 중인 C씨와 동료들은 연차를 신청했으나 코로나19 비상상황이라는 이유로 반려됐다. 아픈 동료도 전원 출근 방침으로 쉬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업무량이 많아 야근을 자주 하지만 야근수당도 나오지 않는다.

연차휴가는 노동자가 원하는 날짜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노동자가 청구한 날짜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경우 예외적으로 사용자가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 직장갑질119는 “막대한 지장이 아니라면 휴가를 쓸 수 있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회사는) 처벌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연차유급휴가 강요는 근로기준법 위반이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사용자가 유급휴가 비용을 지원받는 경우와 단체협약·취업규칙에 유급병가 규정이 있는 경우 사용자는 반드시 유급휴가를 부여해야 한다. 고용노동부의 ‘사업장 대응 지침’에는 근로자 의지와 관계없이 연차유급휴가 사용을 강제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