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극한의 노동 시달리는 택배, 마트 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이유로 안전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코로나19 사태로 택배와 마트 배송 노동자 등 특수고용자들이 극한의 노동 강도에 시달리고 있어 이들의 안전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구지역의 택배 노동자의 경우 하루 물량이 3배 이상 급증해 800~900개의 택배를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트 온라인 배송도 급증해 홈플러스 온라인몰 매출의 경우 전년도 대비 127%가 상승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역시 2~3일 치의 주문이 이미 가득 찬 상황이다.

마트 배송노동자, 239kg 쌀도 1건의 수수료

민중당은 11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코로나19 사태, 차별받는 비정규직 노동자 증언대회’를 열었다.

증언대회에 참여한 노동자들에 따르면 마트 배송기사들은 14시간 이상의 일을 하고 있었다. 실제로 모 홈플러스 점포 노동자는 통상 오후 6시에 출발하는 마지막 배송을 밤 10시가 돼서야 나갔다. 그럼에도 개인사업자란 이유로 연장수당과 휴일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정민정 마트산업노조 사무처장은 “중량물에 대한 제한이 없어서 1건의 물량이 수십kg이 되기도 한다. 거기다 합배송이라도 하면 배송기사들의 부담은 배가 된다”며 “합배송은 기존 주문 시 빠뜨린 물품 1~2개를 추가하면 1건으로 계산하는 개념인데 본주문보다 추가주문이 몇 배 더 많은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배송기사는 합배송의 경우에도 1건의 수수료를 받고 있었다.

대형마트 배송에서 중량물 제한은 없다. 실제로 배송 현장에서는 생수 2L 6입짜리 11묶음 등 제한 없이 배송되고 있었다. 홈플러스에서는 지난달 29일 노조의 문제제기로 온라인으로 생수를 주문할 시 2L 6입 2묶음과 2리터 낱개 12개까지 주문할 수 있도록 조치가 취해졌다. 2L 6입 4묶음까지 주문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239kg가량의 쌀을 배송하는 경우도 있지만, 배송 기사에게는 1건으로 처리된다.

  배송 모습, 생수 2L 6입, 총 10개 [출처: 마트산업노조]

노조에 따르면 여러 매장에서 마스크와 손소독제가 매일 지급되지 않고 있으며, 비대면 배송 역시 대구·경북에 한정되어 실행되고 있다. 정민정 사무처장은 “불특정 다수를 대면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배송업무 중 확진 및 격리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대형마트는 배송노동자의 생계를 보장해야 하며 이를 위한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택배노동자, 배송량 두 세배 늘어

전국택배노조에 따르면 평소 택배노동자의 하루 물량은 300개 정도이나 대구의 경우 두 세배가 증가했고, 창원의 경우도 다르지 않았다.

김진일 전국택배연대노조 정책국장은 “배송량이 급증하다보니 감염위험에 노출됐다”며 “노동자의 담당 구역에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를 확인할 방법도 없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택배노동자들에게는 가장 초보적인 마스크와 손소독제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등 택배노동자는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이유로 안전의 사각지대에 방치돼있다”고 말했다.

현재 택배연대노조는 대응팀을 꾸려 상황파악에 나선 상태다.김진일 정책국장은 “지난달 말만 하더라도 마스크 지급이 되지 않고 있었으나, 노조의 문제제기로 현재는 서브터미널 별로 지급이 되고 있다. 또 경남지역 대부분은 지급이 되고 있긴 하지만, 경기지역 대다수가 지급되지 않았고, 서울,경기,강원 등에 지급되지 않은 곳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노조는 정부에게 △자가격리 상태 노동자에 대한 생계보장 대책 마련 △모든 택배사업장에 대한 안전관리 수칙을 마련하고 감독할 것 △마스크 및 손소독제 등의 공급을 원만하게 보장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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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내세요

    힘내시라는 말 밖에 할수가 없네요. 물, 쌀을 가장 싫어하신다죠.
    지금의 정책들은 모두에게 특히 소외된 계층에게 혜택이 돌아가기 어렵습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