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 코로나19로 돈 버시려고요?”

어린이집 원장들, 보건복지부 지원 방안 숨겨...“무급휴직, 연차사용 강요”

보건복지부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어린이집 인건비 및 보육료 지원 방안을 마련했음에도 원장들이 이를 숨긴 것으로 드러나 비판이 일고 있다. 심지어 원장들이 보건복지부의 지원 방안과 지침을 숨기고 보육교사들에게 무급휴직과 연차사용을 강요하는 사례도 있었다.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지부)는 17일 오후 1시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보육교사 무급·연차사용 강요 실태고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5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전국 어린이집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휴원’ 명령과 돌봄공백 방지를 위한 ‘긴급보육’ 실시 명령을 내린 상태다. 휴원 기간 동안 평시의 어린이집 이용은 중단하되 별도 수요조사를 통한 긴급보육 운영체제로 일시 전환한다는 지침이다.

아울러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6일 원장들에게 ‘코로나19관련 전국 어린이집 휴원에 따른 보육료 및 인건비 등 지원 안내’ 공문을 발송했다. 그 내용은 △지난 2일까지 입소 처리 및 보육료 자격 신청을 완료한 경우 보육료 전액 지원 △휴원 기간 동안 보육교직원 인건비 정상 지원 △정상출근 원칙. 단, 어린이집 운영에 필요한 경우 원장이 조정가능 △출근하지 않을 경우 유급휴가 부여 등이다.

사실상 정부가 긴급보육 운영을 불안하게 할 경영상 사유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인건비 100% 지원’을 약속한 셈이다.

그러나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의(원장단체)의 내부공문은 보건복지부의 지침과 상이했다. 공문에는 정상적 근무 개시가 진행되지 않은 채 긴급 돌봄에 따른 교사 배치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운영자(원장)와 보육교사 간 급여 합의가 이루어질 경우 무급 휴가가 가능하다고 명시돼있다.


실제로 현장에서 보건복지부의 지침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었다. 노조가 지난 8일부터 10일 동안 보육교사 781명을 대상으로 ‘휴원·긴급보육 기간 보육교사 임금지급 실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보육교사가 출근하지 않은 기간 동안 전일 ‘무급 처리’한 어린이집은 7곳 중 1곳(14.4%, 263명 중 38명)이었다. 노조는 “상대적으로 처우가 열악한 민간·가정어린이집에 ‘무급 처리’ 응답이 몰려있었으나, 일부 국공립어린이집 사례도 포함돼있다고 전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정상출근이 원칙이나 전원이 출근하지 않거나 일부만 출근(당번제 등)하는 경우도 33.7%(263명)였다.

연차휴가 강제사용을 경험한 보육교사도 26.7%(263명 중 70명)에 달했다. 강제사용 유형은 △당번제로 출근하게 하면서 비번 날짜를 연차휴가 사용일로 지정·통보 △서류(연차대장 등)상에는 ‘개인사유’기재를 강제 △‘연차대체합의서’를 만들어 서명 강요 등이었다.

지부에 따르면 지난 9일 모 어린이집은 ‘1일 근로시간을 한시적으로 단축하고 저녁이나 주말에 시간외수당 없이 그만큼 더 일한다’는 내용의 합의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하기도 했다.

오승은 공공운수노조 정책기획부장은 “보건복지부 지침이 미흡하다 보니 보육교사 권리침해가 발생하고 있다. (원장의)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이현주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근로기준법상 연차 유급휴가는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주어야 한다”며 “유급휴가를 특정일로 대체하려면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노사관계에서 약자인 노동자에게 합의서 작성 등을 강요하는 것이 문제”라며 “노동자 입장에서는 작성하지 않을 수 없다. 협박을 통해 강요하는 것은 형법상 강요죄에 해당 한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지부는 정부에게 모든 보육교사가 확인할 수 있는 형태로 빈틈없는 지침을 내릴 것을 요구했다. 이어 이들은 전국 보육교사들에게 무급휴직, 개인연차 사용 동의서에 서면합의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미 동의를 했다면 거부의사를 밝히거나 강요로 인한 동의라는 것에 대한 입증자료를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부는 어린이집에 보육교사의 실태들을 취합해 집단 민원을 넣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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