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가지 사건으로 보는 코로나19 최전선 대구의 한 달

[이슈] 확진자 발생 이후 신천지, 한사랑요양병원까지

지난 2월 18일, 대구에서 첫 코로나19 감염자가 확인됐다. 이후 약 한 달간 대구에서만 무려 6275명(3월 20일 기준)의 확진자가 나왔다. 국내 전체 확진자의 72.5%다. 코로나19 청정 지역을 자랑하던 권영진 대구시장은 한순간에 코로나19 대응의 최전선에 서게 됐다. 그리고 지난 한 달간 코로나19와 관련한 여러 사건이 발생했다. 그중 3가지 사건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최전선 대구의 한 달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출처: 뉴스민]

첫 번째 사건은 2월 18일, 31번째 확진자의 출현이었다. 계획대로라면 당일 대구시는 개학을 앞두고 중국 유학생 관리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하루 앞선 17일에 전국 모든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중국 여행력 종사자 업무 배제 여부 등 오염 이력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즈음까지 중국은 코로나19 감염의 가장 큰 위험 요소였다.

중국 유학생 대책을 발표하기로 한 그날 오전, 대구시는 발표 시간을 오후로 변경했다. 그리고 첫 확진자 발생 사실과 함께 시장 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이 순간까지만 해도, 주요 감염 요소가 ‘중국’에서 ‘신천지’라는 집단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오전 10시 10분경 시작된 첫 브리핑 때 까지도 ‘신천지’는 감지되지 못했고 중요한 고려 요소도 아니었다. 오히려 중요하게 부각된 것은 31번째 확진자가 병원에 입원 중이었고, 호텔 뷔페나 교회 같은 공중 이용 시설에 갔다는 사실이었다. 특히 병원에서 입원 생활을 했다는 사실이 중요하게 부각됐다. 병원을 통해 연쇄적인 감염이 일어날 위험성이 컸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이날 오전 11시를 넘기고서야 31번째 확진자가 다녔던 교회가 신천지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때까지도 이 교회에서 대규모 감염이 일어났을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오후 3시경 이어진 대구시 브리핑에서도 교회에 대한 취재진 질문은 평이했다. 예배 당시의 마스크 착용 여부나 접촉자 파악 현황 등 통상적인 수준의 질문이었다.

‘신천지’에 주목한 보도가 처음 나온 것은 오후 브리핑이 끝난 후였다. 〈노컷뉴스〉는 신천지 교회 측이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쉬쉬하면서 신도에게 외부 활동을 하도록 한 사실을 보도했다.〈노컷뉴스〉는 이 보도를 통해 대구교회 내부의 상황을 전하면서 신도가 1만 명에 달한다고 알렸다. 하지만 신천지가 위험요소로 부각된 것이 이 기사 때문만은 아니었다. 다음날 추가 확진자가 확인됐고, 19일 오전 기준 확진자 중 7명이 신천지 신도로 확인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19일 브리핑은 전날과 180도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역 내 대형병원장들이 함께 배석했다. 권영진 시장은 대구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면서 중앙정부의 대책을 요구했다. 권 시장은 “신천지 대구교회가 확산의 진원지화가 되고 있다”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정확한 신도 숫자는 사실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 동시에 31번째 확진자와 함께 예배를 본 사람이 천여 명이 조금 넘는다고 밝혔다. 브리핑장이 술렁였다.

[출처: 뉴스민]

이후 상황은 익히 알려진 대로다. 신천지에서만 대규모 확진자가 쏟아졌다. 3월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집계 기준 대구 확진자 6275명 중 신천지 관련자가 4369명(69.6%)이다. 신천지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터져 나오는 사이, 대구시는 수많은 확진자를 수용할 병상이 없어 허덕였다. 두 번째 주요 사건이 여기에서 등장한다. 3월 1일 수성구 자택에서 확진자 한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부족한 병상은 수많은 입원 대기자를 양산했다.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었고, 그 때문에 급속도로 상태가 나빠져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3월 1일에만 7명이 사망했다. 그중 2명이 입원 대기 중 숨졌고, 그중 1명은 자택에서 숨졌다. 보건당국은 경찰이 통지하기 전까지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보건당국의 방역망 밖에서 숨졌다는 의미다. 이들 뿐 아니라 또 다른 1명은 1일 오전 응급실에 입원해 밤에 숨졌다. 다른 환자들도 한 명을 제외하고는 확진 후 사망까지 불과 3~4일이 걸렸다.

병상이 없어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한 날, 정부는 생활치료센터 운영 지침을 발표했다. 실제로 환자를 센터에 입소시키기 시작한 건 3일부터였다. 하지만 그날 병원 입원하거나 센터에 입소하지 못한 채 남아 있던 사람의 비중이 61%였다. 방역망 밖에서 상태가 악화돼 사망하는 사례는 대략 9일까지 이어졌다. 사망 후에야 확진판정을 받는 일도 이날까지 이어졌다.

9일 무렵에야 생활치료센터 운영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입원·입소 대기자 비중 33.4%). 신천지를 대상으로 진행되던 전수 진단검사도 마무리단계(98%)에 접어들었다. 결국 준비되지 못했던 방역시스템이 희생자를 더 키웠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자택 사망 사례였다.

마지막 세 번째 사건은 한사랑요양병원 집단발병이다. 대구시는 18일 서구 한사랑요양병원에서 7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상증세를 느낀 간호과장이 검사를 받고 16일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전수조사를 하면서 밝혀진 것이었다. 대구시는 13일부터 요양병원이나 요양원 등 고위험 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한사랑요양병원 집단발병은 신천지 집단발병이 마무리되는 단계에서 대구가 조기에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밖에 없다. 대구시는 요양병원, 요양원 등에 대한 전수조사를 마친 후 다른 위험군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요양병원 집단발병이 지금이라도 확인된 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이곳의 확진자가 대부분 고령의 기저질환자라는 건 우려스러운 점이다. 20일 저녁 대구시는 달성군 대실요양병원에서도 총 5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알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