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기업에 대한 기금지원은 고용유지 전제돼야”

“고용유지·이익공유 등 기업의 책임을 명확히 해야”

민주노총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최우선 과제인 고용유지, 해고금지를 정부가 저버렸다며 한국산업은행법 재개정을 요구했다. 아울러 이들은 ‘코로나19 노사정 비상협의’를 신속하게 진행해 ‘해고금지·총고용보장’ 논의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12일 오전 9시 30분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코로나19 기자 브리핑을 열고 “처음 정부가 제출한 개정안에는 부족하게마나 민주노총이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정부에 요구했던 고용유지, 이익공유 등이 전제된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방안이 담겨있었다”며 “하지만 정무위원회를 거친 수정안은 고용안정 조치를 포함해 최소한의 전제조건마저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당초 한국산업은행법(산은법) 개정 원안은 ‘기간산업안정기금운용심의회에서 정하는 수준으로 고용을 유지하고 이를 위하여 근로자와 경영자가 노력하여야 할 사항을 정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정무위원회는 고용유지와 관련해 ‘일정 수준을 고용으로 유지하기 위하여 근로자와 경영자가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수정 의결했고, 29일 국회 본회의는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앞서 지난달 22일 문재인 대통령은 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기간산업안정기금과 관련해 “고용총량 유지와 자구 노력, 이익 공유 등의 장치를 마련하겠다”라며 “고용 안정이 전제되어야 기업 지원이 이루어지고 임직원의 보수 제한과 주주 배당 제한, 자사주 취득 금지 등 도덕적 해이를 막는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기조 발언을 통해 “20대 국회는 누구를 위한 국회냐. 마지막까지 사용자와 기업주를 위한 국회 아니냐”라며 “특히 총고용유지 내용이 사라지면서 기업이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해 사실상 기간산업안정기금의 의미를 잃었다”고 전했다.

현재 민주노총은 기업이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신청할 경우, 영업활동으로 계약을 체결한 업체의 모든 노동자의 고용유지 관련 계획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제출하지 않을 시 기금지원이 전면 금지돼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들은 재개정안에 고용유지·이익공유·의결권 등과 관련한 기업의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하며, 기간산업안정기금 기금운용심의위원회 위원에 노동조합(시민단체 포함)이 추천하는 인사가 포함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지난달 한국노총에 모든 해고 금지 방안을 논의하는 '코로나19 노사정 비상협의회' 참여를 제안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노총은 지난 11일 입장문을 발표하며 노사정 비상협의회에 참여할 것을 밝혔다. 아직 노사정 비상협의의 세부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이날 브리핑 자리에는 전호일 공무원노조 위원장이 참여해 ‘노동조합 관련 해직공무원 등의 복직 및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안(해직공무원 원직복직법)’ 제정을 위한 투쟁 상황을 전했다. 현재 라일하 희생자원상회복투쟁위원회(회복투) 위원장을 포함한 3인은 지난 9일부터 홍익표 국회의원 지역구사무실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한 상태다.

전호일 위원장은 “해직자들은 5,600일이 넘고 15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단식, 점거농성 등 수많은 투쟁을 진행해왔다. 해직자(136명) 중 지금 남아있는 숫자는 98명이 불과하다”며 “이미 60세 정년을 넘겨 퇴직하신 분들도 있으며 5명은 복직하지 못하고 사망했다. 지금 또 한 명의 해직자는 최근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겨져 생사기로에 남아있다. 그분들의 평균 남은 정년은 2~3년에 불과하다. 그분들이 현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퇴직하고 싶은 게 마지막 소망”이라고 토로했다.

끝으로 그는 “(해직공무원 원직복직법안을) 법사위에 올리는 과정은 언제든지 열려있기 때문에 여야 합의만 있으면 내용적인 문제는 없다는 것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