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민주주의 아냐…국가보안법 7조부터 폐지해야”

‘국가보안법 7조부터 폐지운동 시민연대’ 발족


반국가단체 활동을 찬양하거나, 이적표현물을 소지·유포한 경우 처벌토록 한 국가보안법 7조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피해당사자, 시민사회단체들은 국보법 7조가 교육권, 학습권을 가로막는 악법 중의 악법이라며 해당 법에 대한 위헌심판을 촉구하고 있다.

‘국가보안법 7조부터 폐지운동 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보법 7조에 대한 위헌 심판을 촉구했다.

시민연대는 “우리 헌법은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데, 사람의 생각과 사상을 국가가 임의로 그 목적을 판단하여 처벌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일본 식민지 시절 독립운동을 처벌하기 위해 치안유지법이 만들어졌고, ‘국체를 변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면 처벌했다. 치안유지법과 국보법의 동일한 점은 목적을 처벌하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북에 대한 찬양, 고무를 처벌하는 국가보안법 7조가 교육권과 학습권을 가로막고 있어 이 조항부터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 북에 대한 언급은 금기시되고, 이적표현물과 금서조항에 가로막혀 활발한 교육 연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남북 교육 사업을 활발히 하던 교사들이 교직에서 파면되는 일도 있었다. 박미자 전 전교조 수석부위원장 등 4명의 교사는 남북교육자 교류 활동과 이적표현물을 소지하고 있다는 혐의로 2012년 압수수색을 당하고 7년 넘게 재판을 받았다. 결국 1월 9일 대법원은 국보법 7조 이적표현물 소지 혐의로 유죄를 확정해 4명의 교사가 교직에서 파면됐다.


박미자 전 수석부위원장은 오늘 기자회견에 시민연대 집행위원으로 참석해 “1월 9일 확정판결 이후 다시 한번 이 문제가 교육의 문제로 재조명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전국의 교육·시민단체들과 폭넓게 연대해 국보법 7조부터 폐지 운동을 문화 예술적 운동으로 확산하겠다”라고 말했다.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은 “교육부는 통일교육을 적극적으로 하라고 지침도 내리는데 북의 실상을 알릴 수 있는 자료도 이적표현물로 취급되고, 북에 대한 사실 언급조차 찬양 고무가 되는 현실 앞에 교사들이 망연자실해하고 있다”라며 “통일교육을 막는 국보법 7조부터 폐지해 전체 폐지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장경욱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변호사도 “국보법 7조가 계속 존속하는 이상 진정한 민주주의, 법치주의는 실현되지 않는다”라며 “특히 7조는 누구에게라도 북에 대한 찬양 고무 혐의를 씌워 기본적 여론 형성을 방해하는 조항”이라고 꼬집었다. 장 변호사는 “이전에 헌재에선 7조 1항 중 반국가단체 ‘동조’ 부분이 위헌이라는 소수의견이 있었고, 7조 5항의 이적표현물 소지 부분도 판사가 위헌심판제청을 하기도 했다”라며 “촛불항쟁 이후 민주주의가 한층 성숙한 이 시기 헌재에서도 전향적인 결정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시민연대는 헌재에 위헌심판 촉구서를 전달했다. 시민연대는 헌재 앞 1인 시위를 지속하는 한편, 21대 국회 개원 이후 국보법 폐지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국회 입법 토론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