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참사 4주기, 다시는 제 2의 김군이 없길 바라며

[연속기고④] 구의역 4주기,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김용균법’이라는 산업안전보건법이 올해부터 시행됐지만, 법과 제도는 여전히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주지 못합니다. 매년 2천 명이 넘는 노동자가 일하다 죽는 현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반복되는 노동자 죽음에는 기업주에 대한 미약한 처벌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임에도, 20대 국회에서 발의됐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제대로 논의 한 번 거치지 못했습니다. 이제 우리들의 안전을 더 이상 국회에만 맡겨둘 수 없습니다. 피해 가족들과 시민사회가 모여 만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 발족을 앞두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필요한 이유를 산재 피해 유가족과 동료가 나서서 이야기하려 합니다.

<순서>

1) 힘들다고 말할 때 견디어 보자고 해서 미안해
- 강석경(CJ 진천 고교 현장실습생 고 김동준 어머니)

2) 당신 가족이 죽었어도 이렇게 면죄부를 줬겠습니까?
- 김도현(청년건설노동자 고 김태규 누나)

3)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게 함께 목소리를 내주십시오.
- 김미숙(태안화력 비정규직청년노동자 고 김용균 어머니)

4) 구의역 참사 4주기, 다시는 제2의 김군이 없기를 바라며...
- 임선재(구의역 김군의 동료, PSD 지회장)


5) 한빛이가 떠난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오늘도 계속되는 방송노동자들의 죽음
- 이용관(tvn 고 이한빛 PD 아버지)


#2016.5.28.PM5:57

4시 58분, 구의역 9-4스크린도어에 장애가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김군이 구의역에 도착한 시간은 5시 52분. 당시 서울메트로와 은성PSD사이에 맺었던 계약(고장접수 1시간 이내에 현장출동 하지 않을 경우 페널티 부과)에서 6분을 남겨둔 상황이었습니다.

다른 직원들도 다른 곳의 장애를 처리하느라 도저히 같이 올 수 없었고, 결국 패널티를 피해기 위해 김군 혼자 구의역에 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나마도 구의역 장애조치를 위해 김군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10분. 6시 20분까지 다시 을지로 4가역의 장애조치를 해결하기 위해 이동해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김군은 스크린도어 뒤편에서 혼자 수리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오후 5시 57분, 그는 달려오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 열악한 노동환경, 반복된 죽음

김군이 사망한 후 가장 먼저 주목받은 것은 당시 가방에 들어있던 컵라면 이었습니다. “차라리 컵라면이라도 배불리 먹고 가지”라며 울부짖으시던 김군 어머니의 모습이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에 허덕이며 투잡을 뛰어야 했고, 사람은 늘 모자라 2인 1조는 꿈도 꿀 수 없었습니다. 한 시간 내에 조치하지 못하면 페널티를 물어야 하기 때문에 늘 시간에 쫓겨야 했습니다. 밥 먹을 시간조차 없어서 가방에 컵라면을 넣고 다니며 일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목숨을 내놓고 일해도, 다음 달 계약 만료니 이제 그만 나오라는 이야기를 언제 들을지 몰라 회사에 싫은 소리 한번 낼 수 없었던 게 김군과 동료들의 현실이었습니다.

앞서 김군과 똑같은 죽음이 두 차례나 있었지만 또 다시 죽음이 반복됐던 이유는 바로 ‘외주 하청업체 비정규직’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김군의 부주의 탓? 시민의 힘으로 밝힌 구조적 문제

당시 서울메트로는 ‘개인 과실’이라며 김군에게 책임을 전가했습니다. 앞서 성수역과 강남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노동자가 사망했을 때도 똑같은 태도를 취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김군이 사망한 구의역 9-4 승강장을 중심으로 추모행동을 벌이며 김군의 죽음이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고, 정규직이 아닌 외주 하청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안전보다 이윤을 우선시 하는 사회의 책임이라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는 본인들의 잘못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구의역 진상조사단 시민대책위’가 꾸려지고, 김군의 동료들이 직영전환을 거쳐 정규직전환에 이르게 되는 등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노력들이 진행됐습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 구의역 4주기,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사고 이후 김군의 동료들은 재발 방지를 위해 안전업무의 정규직화를 요구 했습니다. 그리고 무기 계약직 직고용을 거쳐 지난 2018년 결국 정규직 전환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이와 함께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비용절감이라는 이유로 2인 1조가 불가능한 인력부족의 현실, 밥 먹을 시간도 없이 바삐 움직여야 했던 근무강도, 죽음을 무릅써야 했던 열차 운행 중 선로 측 작업 제도, 사고를 조장하는 각종 설비 등 사고 원인으로 가장 많이 지적됐던 점들이 개선됐고, 좀 더 안전한 현장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장애처리보다 직원의 안전이 우선인 문화’가 만들어 질 수 있었습니다. 노동자가 작업 도중 위험하다고 판단하면 “주간에는 위험해서 못하겠으니 영업 종료 후 조치하겠다”라며 작업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 것입니다. 이런 권리 덕에 ‘위험하면 하지 마’라는 분위기가 현장에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구의역 사고 후 4년이 지났지만 사회는 여전히 변한 게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4년 전 “열심히 일했을 뿐인 내 아들이 무슨 죄냐”,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해 달라”던 김군 어머니의 외침을 김용균 어머니께서 똑같이 외치고 계신 현실을 2018년 겨울 내내 지켜봐야 했습니다.

“누군가의 담뱃불이나 용접 작업 때문이 아니다”라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외치는 한익스프레스 산재사고 유족들, 김용균과 너무도 흡사한 죽음을 맞이한 삼표 시멘트의 비정규직 노동자... 여전히 대한민국 사회는 곳곳이 구의역입니다.

# 다시는 제2의 김군이 없기를 바라며...

2013년 성수역과 2015년 강남역 사고 당시, 서울메트로는 그 책임을 하청업체와 해당 노동자의 과실로 떠넘기며 빠져나갔습니다. 그 결과가 세 번째 사고와 김군의 죽음이었습니다.

아무리 환경이 열악해도 안전 대책을 마련할 비용보다 벌금이 싸게 먹히고, 노동자의 목숨보다 솜방망이 처벌이 가벼운 한, 김군과 같은 죽음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꼬리 자르기 식 처벌이 바뀌지 않는 한 구의역과 같은 참사는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생명과 안전이 이윤보다 우선시 되는 사회,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 할 수 있는 세상이 무엇보다 먼저 실현 돼야 합니다. 그 출발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제정입니다. ‘노동자가 일하다 다치면 사장이 형사처벌을 받는다’, ‘노동자가 사망하면 그 기업은 망한다’는 정도의 제제가 있어야 사고를 필연적으로 유발하는 현 구조를 바꿀 수 있습니다.

늦어도 너무 늦었습니다. 21대 국회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반드시 입법되기를 바랍니다. 구의역 4주기를 맞아 더 이상 김군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제2의 김군이 없는 세상을 위해 김군의 동료들도 함께 하겠습니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임선재(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PSD지회장)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헤비머신건

    그냥 핵미사일 대량투하로 해당업체에게 피의 보복을 하는게 답이죠!

  • 정점

    노해투의 글을 보니까 경험이 매우 풍부하다. 그런데 군데군데 치명적인 약점이 나타난다. 노해투가 그려내는 사회주의 운동은 트로츠키주의로는 절대로 못한다는 것을, 불가능하다는 것을 왜 모르는지 모르겠다. 트로츠키의 제4인터내셔셜은 스탈린주의를 반대하면서 자유주의로 도피해버린 내용이다. 한마디로 트로츠키는 사회주의 이론의 능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또 트로츠키는 반스탈린 운동을 하면서 그 일정한 의의를 지녔지만 관료주의에 대한 판단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자유주의 떠돌이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러한 가정이 가능하다. 레닌의 보이지 않는 약점을 보완하는 훌륭한 역할을 해냈다는 것을, 트로츠키의 이력을 보면 실상 이론보다는 군사분야에서 탁월한 이력을 보이기도 했다. 노해투님들아, 정신차려라. 요즘 나온 두 기사는 공장노동자들한테 먹히지를 않는다. 아마 님들이 죽을 똥 싸가면서 시중 다 들어주면 받아줄까 말까 할 것이다. 두 기사는 그러니까 공장노동자들에게는 헛소리라는 얘기다. 트로츠키의 이론을 다시 한번 보고 노해투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다시 한번 가다듬으시라.

  • 정점

    쉽게 생각해서 스탈린 시대가 자유주의 국가냐 사회주의 국가냐만 판단하면 된다. 스탈린의 "국가자본주의"가 자유주의 국가였다고 하면ㅎㅎㅎㅎㅎ또라이 소리 들을 것 아니가. 노해투도 노동자연대의 국가자본주의에 동의하는가. 그럼 레닌주의와 구소련 초기의 역사는 전혀 모르는 것이다. "국가자본주의"가 사회주의 정책이었는가 자유주의 정책이었는가. 그러니까 스탈린의 "국가자본주의"는 관료적 사회주의라고 해야 맞다. 예전 이진경씨가 책에다가 도배를 했던 그 관료주의! 또 여기서 한반 더 나가면 스탈린주의는 반동적 사회주의가 된다. 노해투가 현실에 너무 급급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시간을 길게 갖고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판단을 해보는 것이 낫겠다.

  • 아저씨

    ㅎㅎㅎ저 댓글 또라이 셰끼ㅎㅎㅎ 니 여기 들어오지 마ㅎㅎㅎ.

  • 아저씨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신어용한테 굽신굽신해봐야 허리만 아프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 아주씨

    ㅎㅎㅎㅎㅎ재이니 크닐 났다 오찬회동하고 뒤통수 맞는 거 아니가 역대대가리들이 거의 다 그랬다.ㅎㅎㅎㅎㅎㅎ 인자 나도 재이니는 입밖에도 꺼내지 말아야지ㅎㅎㅎ꺼내지 않는다.

  • 세계적인 점쟁이

    ㅎㅎㅎㅎㅎ다음 대선 여야 백중세데이ㅎㅎㅎ 아무도 모른데이ㅎㅎㅎㅎ

  • 정점

    노동자 연대와 노해투의 국가자본주의론

    그것이 맞으려면 레닌의 신경제정책에 나오는 국가자본주의론이다. 그런데 스탈린시대는 국가자본주의론만으로는 어딘가 부족하지 않은가. 그리고 히틀러의 국가자본주의론하고 레닌 스탈린의 국가자본주의론을 어떻게 이해하여 분류할 것인가. 그것은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밖에 없다. 자살했다는 히틀러처럼 국가사회주의라고 하지 않는 이상 말이다. 두 단체를 볼 때 이론과 실천을 분별할 때는 분별해야 할 것 같다. 노동자 연대는 현실정치의 중압감을 견지지 못해서 국유화를 연신 말하고, 노해투는 처세술이 급급하거나, 운동이 급급해서 객관적인 이론적 판단의 능력이 결여된 것 같다.

  • 정점

    사변당 노해투는 "염병" 떨지 말고 공부를 더 해라. 대선까지 연구 열심히 해서 이론분야부터 정리를 해라. 그런 식으로 기자회견이나 하면서 운동하다가는 피해막심한 사람들 생길 것 같다. 자신들은 사회주의가 대세인양 착각하는 모양인데 그건 대세가 아니라 사멸현상이다. 구소련이 끝난 후의 숯불에 남은 잔불활동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론부터 정립하고 내일이라도 활동해라.

  • 아주씨

    ㅎㅎㅎㅎㅎ니 극우졸개는 신어용한테 굽신굽신해야 맞다.ㅎㅎㅎ니 주제가 집안이 대단하길 하냐, 학력이 좋기를 하냐. 총알받이 주제가 대단한 사상가들의 집단인 우파란 말이냐ㅎㅎㅎㅎㅎㅎㅎㅎ 니도 야심찬 쌕꼴파에 넣어준다. 이거 아나 니가 무시하는 사람은 정작 니를 쳐다볼 일도 없다는 거ㅎㅎㅎㅎㅎ니가 쳐다보는 사람은 그래도 사람대우 인격대우를 받지만 니는 무슨 대우를 받노. 이래 말하니까 졸라 불쌍하네. 저런 걸 누가 뒷돈 대줘서 날이면 날마다 노는 지. 거기 게시판에다 끄적이지나 말고 그곳 정문가서 매일 큰절 올려 쇠키야.ㅎㅎㅎㅎㅎㅎㅎㅎ

  • 아저씨

    더민주당 개쇠끼들이 날이면 날마다 노동자들 운운하면서 팔아먹느라고 정신을 못차린다. 앞으로는 다 해줄 듯 해놓고는 실상 해놓은 것이 거의 없더라. 개쇠끼들이 또 정권 바뀌어서 줄줄이 감빵이나 들어가야 정신차릴라나, 인자 더민주당 개쇠끼들 절대 믿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