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시민사회 “조지 플로이드 살해사건은 공권력의 ‘살인’”

“한국 정부도 차별금지법 제정 등 인종차별에 대응해야 할 것”

한국의 범 시민사회단체가 아프리카계 미국인 조지 플로이드 살해 사건은 미국 공권력의 인종차별 살인이라며 규탄하고 나섰다. 아울러 이들은 미국의 반차별 시위에 대한 정부 태도 역시 인종차별적이라고 지적했다.


국가폭력에대항하는아시아공동행동(아시아공동행동)은 5일 오전 10시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미국 정부의 태도는 인종에 따라, 사안에 따라 매우 차별적”이라며 “불과 한 달 전, 수많은 백인이 코로나19 사태에 관한 정부 정책에 항의하며 ‘록다운을 해제하라’는 시위를 하였음에도 아무런 강제진압이 없었다. 심지어 당시 많은 시위대는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고 미시간주 주 의회 건물을 점거했음에도 불구하고 강제진압과 폭력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미국 미세소타주 미니애폴리스시에서 4명의 경찰이 아프리카계 미국인 조지 플로이드를 연행하는 과정에서 사망케 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고인이 저항하지 않았고 비무장 상태였음에도 경찰이 무릎으로 장시간 그의 목을 눌러 살해하면서 국제적 논란이 일었다. 이 사건으로 현재 미국 전역에서는 인종차별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사람들은 트럼프가 미국을 분열시키는 최초의 대통령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에서도 시민들은 광범위하게 (조지 플로이드) 살인사건에 대해 항의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기 위한 자발적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며 “한국 시민사회는 미국 시민들의 행동에 존경과 연대를 표한다. 또 해당 살인사건이 전 세계적으로 경찰 개인의 우발적 사고가 아니라 미국 사회에 만연해 있는 구조적 폭력이란 것을 재차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21대 국회에서 10년 넘게 제정되지 못한 차별금지법이 21대 국회에서는 통과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쌔미 민생문제 활동가는 “수많은 흑인과 유색인종이 죽어왔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많은 시민이 차별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흑인은 코로나19로 인해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죽었다. 해고율도 백인보다 월등히 높았고 경제 수준 또한 심각해졌다”며 “이들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폭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는 발언을 했다. 이는 트럼프 개인의 돌발적 행동이 아니다. 지금도 전 세계에서 특정 인종에 대한 언어폭력, 폭행이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한국의 이주노동자 역시 숨을 쉬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모든 인종주의에 반대한다. 국경과 인종을 넘어 국제적 연대를 해야 한다”며 “인종주의라는 억압 때문에 숨을 쉬지 못하고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를 다시 한번 추모한다. 진정한 평등·평화를 위해 미국과 전 세계 운동과 연대해 함께 행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상현 아시아공동행동 운영위원(녹색당 서울시당 운영위원)은 “(조지 플로이드 살해사건)을 포함해 미국이 한국에서도 폭력을 자행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 이런 폭력을 직시해 누구도 차별받거나 살해되는 일이 없도록 연대해야 한다”며 “수많은 한국 시민들이 차별 문제에 고통받고 있다. 단지 인종차별뿐 아니라 일상적인 차별들을 시정해 나가야 한다. 아시아공동행동은 이런 차별문제를 아카이브하고 공감대를 모으는 실천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이 주최한 ‘조지 플로이드 살해사건 규탄 및 반차별 공동행동’ 기자회견에는 113개 단체, 135명이 연명했다. 아시아공동행동은 미국을 비롯해 한국의 인종주의 문제를 알리고 해결하기 위해 토론회, 캠페인 등의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이들은 미국 시위 상황을 감시함으로써 인권침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은혜진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