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플로이드와 백인 경찰은 다른 세계에 살았다

“미국의 실패, 계급 반란으로”

조지 플로이드와 백인 경찰은 다른 세계에 살았다.

[출처: DemocracyNow!]

플로이드는 인종적으로 가장 격리된 지역이자 가장 가난한 미니애폴리스 휴스턴 제3지구에서 자랐다. 그가 사망한 길모퉁이는 미니애폴리스의 인종적 국경지대 중 하나다. 백인 인구가 빠져나가며 현재는 가난한 유색인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플로이드를 살해한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의 집은 다른 지역에 있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그는 인근 세인트 폴 교외인 오크데일에 사는 것으로 나타난다. 백인 인구가 80%인 지역이다. 그는 미니애폴리스 교외에 집 한 채를 더 소유하고 있다. 이곳도 백인 거주자의 비율이 85%다.

미국에서 인종적으로 거주지가 극심하게 격리되는 현상은 비교적 최근 일이다. 1960년대와 1970년대, 미니애폴리스는 미국에서 인종적으로 가장 통합된 지역 중 하나였다. 이것은 부분적으로 미국 내 모든 지방자치단체에서 저소득 가구가 교외로 밀려나지 않도록 저렴한 주택을 공급했던 정책의 결과였다. 또한 미니애폴리스는 인종 차별을 막기 위해 학교정책을 공격적으로 운영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격리를 철폐하기 위한 노력은 사라지고 인종적 분열은 심화했다.

거주지 인구의 5분의 4 이상이 유색인종인 지역은 2000년과 2018년 사이 108% 늘어났다. 마찬가지로 5분의 4이상이 유색인종인 학교의 수는 같은 기간 200% 증가했다.

지금의 봉기도 비슷한 방식으로 일어나고 있다. 조지 플로이드가 살해된 후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에서는 방화와 공공 기물 파손, 약탈 등으로 소용돌이 쳤다. 이러한 소요의 대부분은 인종적 경계를 따라 일어났다. 부서지고 불에 휩싸인 곳은 주요 상업지로, 백인 거주지와 비 백인 거주지를 구분하는 지역이다.

이는 미이런 오르필드 미네소타대 로스쿨 민간시민자유법 교수와 그가 소장으로 있는 메트로폴리탄기회연구소 윌 스탠실 연구원이 지난 3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 기고로 지적한 내용이다. 이들은 “유색인종에게 차별은 결코 선택이 아니었다”며 “인종 차별은 약탈적 은행과 그들의 부를 잠식하도록 고안된 착취적 제도에 희생된 경우가 많다”고도 말했다.

[출처: 위키피디아(George Floyd protests)]

“흑인 노동자, 가장 먼저 해고되고 가장 늦게 고용”

현재 미네소타는 미국에서 흑백 간 소득과 고용, 교육과 복지 격차가 가장 큰 지역 중 하나다. 그러나 인종적 부의 불평등은 미네소타만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최근 경제 위기로 인해 불황은 미국 흑인들에게 가장 큰 타격을 입혔고 인종 간 불평등을 확대했다.

  팬데믹 전후 인종과 민족별 노동인구 비율 [출처: 뉴욕타임스 화면캡처]

<뉴욕타임스> 1일 보도에 따르면, 흑인 노동자의 실업률은 경제가 가장 좋았던 시기에도 백인보다 2배 높았지만, 현재는 더 악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전후, 미국 고용률은 라틴계의 경우 65%에서 52%로, 아시아계는 63%에서 52.5%로, 백인은 63.5%에서 52.5%로, 흑인은 59.5%에서 48.5%로 줄어들었다. 더구나 <뉴욕타임스>는 “현재 백인 노동자의 실업률은 회복하고 있지만 흑인 실업률은 계속 올라가고 있다”며 “노동시장에서 밀쳐지는 노동자는 정당한 보수를 받는 일자리로 돌아가기 더 어렵기 때문에 (흑인 노동자에) 지속적인 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애초 흑인 가정의 형편은 백인에 비해 훨씬 열악해 최근 경제위기로 인한 타격이 더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종과 성별에 따른 주당 중간 소득 현황 [출처: 뉴욕타임스 화면캡처]

대표적으로 흑인 노동자들의 소득은 백인에 비해 훨씬 더 적다. 최근 샌프란시스코연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백인 남성은 400달러 내외지만, 흑인 남성은 300달러 내외로 약 100달러 적게 나타난다. 백인 여성은 흑인 남성의 소득과 유사했으며, 흑인 여성의 경우는 고작 250달러를 넘는 수준이다.

흑인 노동자들의 재산도 훨씬 적다. 이는 코로나 위기를 감당할 만한 여윳돈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준 통계에 따르면, 흑인 가계는 백인 가계 재산의 10분의 1수준이다.

[출처: 위키피디아(George Floyd protests)]

계급 반란…“미국이 하나의 사회로서 대실패한 모습”

결국 인종적으로 계급화 한 미국 사회의 불평등이 조지 플로이드 죽음 이후 일어난 격렬한 반란의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시위에 참가하는 것은 흑인만이 아니다. 다양한 인종과 청년 다수도 반란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 사회 불평등 문제를 주시해온 여러 학자들은 이 반란을 두고 미국 사회의 총체적인 실패를 가리킨다고 경고한다.

미국 저술가 키랑가 야마타 테일러는 1일 <데모크라시나우>에 “우리는 백인 청년층이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지난 10년 동안 그들 삶을 파괴한 문제를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 봉기를 “계급 반란”이라고 부르며 “이는 과거 사건의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이 정부와 정치 기구가 위기를 해결하는 데 실패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코넬 웨스트 하버드대 공공철학정책 전공교수도 5월 30일 <씨엔엔>에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미국이 하나의 사회로서 대실패한 모습”이라며 “내파하고 있는 제국의 현재”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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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저씨

    더민주당하고 미래통합당의 글이 왜 그럴까
    비양심으로 사니까 "사건조작"하는 느낌이 들고, 상대 당한테 책임 떠넘기는 느낌이 들거 아녀. 오늘 글쓴 사람들은 전부 거울을 보고 얼굴에 비양심이 쓰일 때는 당직, 국회의원 내려놔야 한다.

  • 수천만 아저씨

    100% 내려놔야 한다.

  • 아저씨

    "너 이리와바"

    귀싸대기 "찰싹" "찰찰싹" "찰싹찰싹"
    귓대기를 거꾸로 달았나 어떻게 된 인간이 말을 거꾸로 알아듣냐.

    "움직이지 마" "찰싹 찰싹 찰싹 찰찰싹 찰싹"
    "가봐 정신차려서 살엇"

  • 아저씨

    요즘 인터넷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남의 대들보는 잘 보면서도 내 눈의 티는 못본다>와 같은 한국은 지금 코로나라는 말만 무성한 채 모든 흐름이 태평세월로 인식될 정도입니다. 언론에서 심각한 부분을 "예리하게" 지적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문재인 정부가 치밀하고 과하게 통제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때를 기다리는 것입니까.

  • 아저씨

    극우는 "애비" 잃은 신세로 전락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