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영토 병합 안 발표 예정…“분노의 날”

“무력에 의한 영토 획득은 국제법에 위배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에 대한 병합 안을 1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이 이스라엘에 ‘영토 병합 계획 철회’와 ‘군사 점령지 전역에서 철수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40개 시민사회단체 및 시민 266명은 1일 오전 10시 주한이스라엘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토 병합은 정의상 강제적이고 일방적인 것으로, 무력에 의한 영토 획득을 금지하는 유엔 헌장을 비롯한 국제법에 정면으로 위배한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은 “미국은 향후 10년간 이스라엘에 ‘군사 원조’ 명목으로 380억 달러를 지원하는 법안을 곧 통과시킬 예정”이라며 “미국이 말하는 중동 ‘평화’가 무엇인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1월 미국은 불법 유대인 정착촌과 요르단 계곡의 대부분을 이스라엘 영토로 할당하며 ‘중동평화구상 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역사적 기회’라며 병합을 추진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1948년 팔레스타인 원주민 인종청소를 통해 국가를 건설한 후 강제 추방 및 토지 몰수 등을 통해 팔레스타인 땅을 병합해 왔다. 구체적으로 이스라엘은 1967년 동예루살렘, 서안지구, 가자지구 및 시리아 골란고원을 군사점령하고, 1980년 동예루살렘, 1981년에는 골란고원을 병합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인들은 이미 병합이 시작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스라엘의 군사점령과 식민화의 강도가 더욱 거세졌기 때문이다. 이들에 따르면 이스라엘 군대가 마을의 집과 의료 시설 및 수도 등을 부수는 빈도가 늘어났으며 팔레스타인 마을을 알리는 표지판이 철거되고 있다. 아울러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에 이스라엘군은 비무장 민간인을 향해 무차별 발포를 하고 있다.

와엘 탄위르 팔레스타인 문화운동단체 활동가는 음성메시지로 현지의 상황을 전했다. 그는 “시온주의자들은 미리부터 팔레스타인 민중들이 물건을 시장에서 파는 것, 집과 학교를 짓는 것, 집을 개축하는 것 등을 막으며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의 삶을 미리 병합해 왔다. 또한 시온주의자들은 불법 유대인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민중들을 공격하도록 놔두고, 군사검문소와 거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계획적으로 살해하고 체포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이스라엘 점령 당국은 팔레스타인 민중과 선조들이 꿈꿔온 자유를 가질 수 없도록 정책과 법률을 만든다. 예컨대 체포된 이들, 부상당한 이들은 자유를 빼앗겨 큰 고통을 받고 있다. 이스라엘 점령 당국은 팔레스타인 민중의 꿈을 점령하려 한다”고 말했다.

자아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가는 “오늘은 이스라엘이 영토병합 안을 발표하겠다고 하는 날이다. 팔레스타인인들이 분노의 날이라고 명명한 날이 다가오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정치적 계산에 따라 불법적인 영토병합 안을 만천하에 알리건, 그 병합 안을 어떻게 저울질하든 문제의 본질은 아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은 점령국이 피점령국의 땅을 자국 영토로 병합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이 사실을 알고 있지만 개의치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활동가는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위반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는 이유도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이 지지하고 후원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한국 정부의 ‘중동평화구상 안’에 대한 태도도 비판했다. 이들은 “한국 정부는 이스라엘의 불법 행위를 규탄조차 하지 않는다. 오히려 ‘중동평화구상 안’을 제시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평가’한다고 발표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점령지에서 전면 철수해야 하며, 팔레스타인 민중의 미래는 팔레스타인 민중 스스로가 결정해야 한다던 오랜 입장에서 후퇴했다”고 비판했다.

또 이들은 “한국 정부는 지금이라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불법 점령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하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서 철수하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