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이유로 노조탄압, 따돌림 버티다 사망”

봉화군 청소노동자 유족 “스트레스 극에 달해 몸무게 10kg 빠져”

봉화군 청소노동자가 민주노총 소속이라는 이유로 각종 탄압과 따돌림에 시달리다 사망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유족은 지난 7일 ‘우리 아빠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해당 업체 사장을 처벌해달라고 호소했다.

[출처: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봉화군 청소대행업체 ‘봉화환경서비스’에서 일하던 고 김OO 씨는 지난 2018년 노조에 가입한 이후 각종 차별과 감시를 견뎌내다 지난 5일 새벽 뇌출혈로 사망했다.

노조에 따르면 고인은 근무 당시 홀로 임금 삭감을 당했고, 기존 업무에서도 배제됐다. 민주노총 소속 공공운수노조 경북지역지부 봉화환경서비스분회 분회장이었던 고인은 지난해 초부터 홀로 노조를 지키며 각종 회유와 노조 탄압을 버텨왔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초 사측의 회유 및 협박으로 고인을 제외하고 조합원 모두가 노조를 탈퇴했다. 탈퇴한 조합원들은 기업별 노조를 결성했다. 분회 조합원은 고인 한 명이지만, 교섭 대표노조였기 때문에 고인은 노조 활동을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9월부터 그마저도 여의치 않게 됐다. 조창수 공공운수노조 경북지역지부 부지부장은 "지난해 6월까지 고인은 타임오프를 사용하는 등 노조 활동을 해왔다. 그런데 9월부터는 (사측이) 조합 활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압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유족 역시 지난 7일 국민청원을 통해 “처음엔 민노총으로 직원들 모두 가입을 했지만, 회사의 지속적인 탄압으로 아빠를 제외한 나머지 직원은 기업형 노조를 새로 만들어 회사엔 2개의 노조가 공존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사장 아들의 말을 잘 듣는 기업형 노조원들은 혼자뿐인 아빠를 감시하기 시작했고, 아빠의 외로운 싸움은 매일 밤 눈물과 한숨으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기업별 노조가 교섭대표 권한을 가진 후부터 노조 탄압은 거세졌다. 조창수 공공운수노조 경북지역지부 부지부장은 “작년 10월 기업별 노조가 대표노조가 되자마자, 올해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했고 조합의 권리들을 모두 반납했다. 이들은 임단협에 차등성과급을 넣었고, 평가를 통해 직원 11명 중 유일하게 고인만 인센티브를 받지 못했다”며 “회사는 노조와 임단협 체결로 사실상 임금 삭감을 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고인은 차량에 탑승해 생활 쓰레기를 수거하는 ‘승차원’이었지만, 다른 업무로 배치됐다. 다른 동료들이 고인과 같은 차량에 탑승하는 것을 싫어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조창수 부지부장은 “원래 (마당 업무는) 공동으로 맡아서 했던 업무다. 일을 일찍 마친 구역의 사람이 하거나, 돌아가면서 했다. 그런데 (고인에게) 매일 해당 업무를 하도록 했다”며 “동료들이 (고인과) 같이 차 타는 것을 싫어한다는 이유였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고인은 회사 이사의 지속적인 감시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으며, 이로 인한 업무 과중에도 시달렸다. 조 부지부장은 “회사 대표의 아들인 이사가 휴게시간을 체크하고 관리를 하다 보니 10분도 못 쉬게 됐다. 고인은 마당 업무로 배치됐다가 이후 가로 청소 업무를 맡게 됐다. 봉화읍 길거리의 담배꽁초 등을 수집하는 업무를 혼자 리어카를 끌고 다니게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사는 고인의 위치를 매시간 보고하도록 했다. 그래서 잠시 쉬기도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회사는 고인에게 사무실 출입을 금하고 회의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등 업무 및 업무 공간에서 배제했다. 조창수 부지부장은 “(이사는) 일을 마치고 진행되는 석회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할 말이 있으면 모바일 메신저로 연락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사무실에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했다. 직원휴게실도 기업별노조 사람들이 있으니, 사용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노조에 따르면 고인은 직원들 사이에서도 따돌림을 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조 부지부장은 “점심시간에도 기업별노조 사람들끼리 식사를 했고, 회식도 참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고인은 지난달 말 노조탄압에 시달리다 결국 퇴사를 결정했지만, 뇌출혈로 일주일만에 사망했다. 유가족은 국민 청원을 통해 고인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증언했다. 유족은 “아빠는 새벽 4시부터 오후 2시까지 아침, 점심을 먹을 시간도 없이 이어진 과중한 업무량과 사장 아들 지시에 의한 직원들의 왕따로 인해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다‘며 ”몇 달 만에 몸무게가 10kg 넘게 빠지면서 우리 가족은 이제 그만 하라고 아빠에게 매달렸다“고 적혀 있다. 13일 현재 해당 청원은 5595명의 동의를 받았다.

한편 <참세상>이 봉화환경서비스에 고인의 사망 관련 내용을 묻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담당자가 부재하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앞으로 노조는 산업재해 관련 유가족 법률지원과 봉화군에 진상조사를 요구할 계획이다. 노조는 “진상조사를 통해 원청 사용자인 봉화군에 책임을 묻을 계획”이라며 “(봉화군이 봉화환경서비스와의) 용역 계약을 당장 해지해야 한다. 또 현재 일하고 있는 노동자에 대한 보호조치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지역사회 단체들과 함께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는 등 공동 대응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