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 ‘무기정학’ 등 무더기 중징계…“비판하지 말라는 협박”

“코로나19·학내 혼란 틈타 진행된 징계는 의도적"

한신대학교가 학생들을 상대로 무기정학 등 높은 수위의 무더기 징계를 앞두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들은 코로나19 관련 등록금 반환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총학생회장단에 무기정학 처분을 내리는 것은 학생 자치활동을 마비시키기 위한 목적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신대학교 총학생회는 3일 오전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 지도위원회의 결정은 대학본부가 학교를 독단적으로 운영하는 것에 대한 학생들의 문제제기와 시정 요구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이며 협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총학생회 회칙에 따르면 회장단이 무기정학을 당하면 보궐선거를 진행해야 한다”라며 “등록금심의위원회와 장학위원회 관련 문제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기구들의 위원인 총·부총학생회장에게 무기정학 처분을 내린 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결정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한신대는 총학생회장단, 사회복지학과 회장에게 무기정학, 총학생회 집행부 및 학과 임원 등을 대상으로 유기정학, 경고 등 총 8명에 대한 징계를 심의했다. 징계는 오는 5일 예정된 교무회의 결의로 최종 확정된다.

총학생회장단에 대한 징계 사유는 지난 3월 23일 이들이 게시한 2018년 전임교원(교목) 채용 의혹 관련 성명에 따른 교목실과 학교에 대한 명예 훼손이다. 사회복지학과 회장 및 임원에 대해서는 올해 2월 교수임용 과정에서 학생 의견이 배제된 점을 지적하며 벌인 농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징계당사자인 문희현 한신대 부총학생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무기정학을 당한 이유는 학교 본부에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라며 “사회복지학과는 교수 임용 과정에서 학생위원의 점수가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해명을 요청했고, 총학생회는 교목실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한 총장의 해명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학생회의 경우 해명을 요청한 후 바로 총·부총학생회장이 지도위원회에 회부됐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등록금 반환 논의 등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에서 학교 측이 총학생회장단에게 무기정학 처분을 내린 것은 학생 자치를 마비시키는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희현 부총학생회장은 “등록금 반환의 방식, 금액, 지급 날짜도 결정되지 않고, 폐지된 성적 장학금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지 않은 상태”라며 “특히 성적장학금은 학생 측이 위원으로 참가하는 장학위원회가 아닌 본부의 정책 회의에서 졸속으로 폐지를 결정했으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런 어지러운 학내 상황에서 총·부총학생회장을 무기정학 시키는 것은 의도적이라고밖에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상욱 교수노조 한신대지부 지부장(한신대 학생·직원·교수 공동대책위)는 “비리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의혹은 합리적”이라며 “그러나 지도위는 의혹을 제기했다고 해서 무기정학 결정을 했다. 학교는 채용 과정이 투명했다고 답해야 했지만, 학생들의 입을 막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예지 숙명여대 소수자인권위원회 위원장 역시 “한신대는 그저 대학 본부의 뜻대로 운영되는 학교를 만들고자 했다”라며 “학생들은 임용 규정에 명시된 ‘학생의 의견을 참조한다’는 규정을 지키고자 했지만, 한신대는 징계 조치를 통해 이런 규정의 의미를 스스로 퇴색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신대학교 교원 신규채용 시행세칙에 따르면 적성심사는 심사 대상자를 대상으로 공개강좌 등을 통해 교수 자질을 평가하는 것으로 하되, 평가 시 학생들의 의견을 참조하게 돼 있다.

한편 3일 발표된 징계 철회 관련 성명에는 1200명의 개인 서명을 비롯해 7개 총학생회, 40여 개 정당 및 단체들이 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