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숙현 법’은 미봉책, 스포츠 인권 명시한 법 필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 통과…책임자 처벌은 이뤄지지 않아

철인3종경기 고 최숙현 선수의 사망을 계기로 발의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지난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된 가운데, 해당 개정안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9일 국회에서 열린 '고 최숙현 선수 사망건 진상규명 및 스포츠 폭력 근절, 스포츠 구조개혁을 위한 긴급 토론회'.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개정안)은 △스포츠윤리센터의 기능 강화 △책임자에 대한 징계 조치 강화 △실업팀 선수 표준 계약서 마련 △인권침해 취약 지점 CCTV 설치 등을 골자로 한다. 이밖에 법의 목적에서 ‘국위 선양’을 삭제하고 ‘공정한 스포츠 정신으로 체육인 인권 보호’ 등을 추가했다.

그러나 개정안과 관련해 ‘철인3종 선수 사망사건 공대위’는 “‘국위 선양’ 조항 삭제는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법 개정만으로는 미봉책에 그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3일 발표한 논평에서 “국위 선양이 스포츠 진흥의 목적이 됨으로써 폭력 등 인권침해를 용인하는 성적지상주의, 스포츠 국가주의라는 병폐를 낳았다”며 “스포츠 미투와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까지 이르게 한 근본적 원인이라는 점에서 ‘국위선양’은 만시지탄”이라고 전했다.

또한 공대위는 “스포츠 윤리센터의 기능 강화, 폭력지도자 징계 강화와 표준계약서 개발·보급과 같은 법안의 의결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CCTV설치’는 사생활 침해의 여지가 있고, 인권침해 예방 차원보다는 회피의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무엇보다 국가주의 스포츠를 뒷받침해온 정책과 제도, 관행 등을 혁신적으로 전환하지 않고, ‘국민체육진흥법’ 개정만으로는 미봉책에 그칠 것이며 인권침해를 뿌리 뽑을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공대위는 국회가 인권을 기본으로 한 ‘스포츠 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인권을 기반으로 모든 사람의 스포츠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며 “전문체육, 학교체육, 생활체육이 균형을 이루는 스포츠 시스템으로 스포츠패러다임의 전환을 목적으로 하는 스포츠 기본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국회가 개정안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의 책임자도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국회는 이번 사건을 ‘꼬리 자르기’로 그치지 않고 책임자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이기홍 대한체육회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체육계의 인적 쇄신을 견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는 스포츠혁신위원회의 권고안을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이행하도록 견인·감시하고 체육계의 전면 혁신이 이루어질 때까지 지속해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개정안은 공포 6개월 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