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에 ‘찍혀’ 55년 된 건물서 근무...“곰팡이, 악취, 누수까지”

KT, 위험한 근무환경 방치…노조법·산안법 위반으로 고발

KT가 수년 동안 위험한 근무 환경을 방치한 혐의로 노조법상 단체협약 위반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고발됐다.

  KT 업무지원단 경기지원 1팀 노동자들이 근무하고 있는 KT경기중앙빌딩 3층 천장 모습 [출처: KT전국민주동지회]

노동자들이 위험한 근무환경으로 지적한 건물은 경기 의정부 소재, KT 소유의 KT경기중앙빌딩이다. 해당 빌딩은 1965년 준공돼 약 55년이 지난 건물이다. KT중앙빌딩에는 고발자 2인이 소속된 KT 경기지원 1팀 직원 6명만이 유일하게 근무하고 있다.

곰팡이·악취 및 누수로 인한 천장 무너짐 등의 노동환경을 고발한 노동자들은 지난 2014년 만들어진 KT 업무지원단 소속 노동자들이다. 업무지원단은 지난 2014년 황창규 전 KT 회장이 직원 8304명을 구조조정하고, 이를 거부한 직원 291명을 전보 시켜 만든 조직이다.

KT중앙빌딩은 직원들이 근무를 시작했던 2014년에도 수십 마리의 쥐가 몰려있을 정도로 방치된 건물이었다. 노동자들은 지난 4월경부터 회사에 환경 개선을 요구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이에 지난 7일 정연용 KT노동조합 본사지방본부 위원장은 해당 건물을 방치했다는 이유로 '주식회사 케이티(대표이사 구현모)', 박순하 업무지원단장을 고용노동부 의정부지청에 고발했다.

고발인은 고발장에서 “건물 전체를 뒤덮고 있는 곰팡이와 악취는 쾌적하지 않은 근무환경을 만들 뿐 아니라, 장기간 일상적인 노출 때문에 만성적 비염, 호흡기 질환까지 유발하고 있다”고 사무실 상태를 설명했다. 이어 “더 심각한 것은 수년간의 누수와 부식을 방치한 것으로 인해 건물 전체의 벽면과 천정에 균열과 붕괴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우선 고발인은 피고발인이 안전 보건 관련 단체협약 위반에 따라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 92조에 따라 처벌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KT와 KT노조가 체결한 단체협약 제 70조 산업안전보건의 의무 1항에는 “회사의 산업안전보건법령에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기준을 준수해야 하며, 당해 사업장의 안전보건에 관한 정보를 조합원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이어 “근로조건 개선을 통해 적절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조합원의 생명 보전과 안전 및 보건을 유지·증진해야 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때문에 고발인은 ‘단체협약의 안전보건에 관한 사항을 위반할 경우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노조법 92조 2호에 따라 피고발인이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고발인은 ‘근로자의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줄일 수 있는 쾌적한 작업환경의 조성 및 근로조건 개선’이라는 산업안전보건법 4조 사업주 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KT 경기지원 1팀 노동자들은 노동 환경 개선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회사 측은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 KT노조 본사지방본부는 현장 조사를 통해 경기지원 1팀의 이전 필요성을 확인한 후, 이를 지난 6월 3일 업무지원단 박OO 부장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사무실 이전 계획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 밖에도 경기지원 1팀 노동자들은 면담 및 메일을 통해 수차례 사무실 이전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들은 7월 15일 사무실 이전 계획이 없다는 최종 통보를 받았다.

한편 5월 말부터 ‘노조 선거에 대한 불법 개입 중단’을 호소하는 메일을 전 직원에게 보낸 직원이 회사로부터 ‘서면 경고’를 받은 사건도 있다. KT 송파지사 하남지점 미래산업팀 장현일 씨는 지난달 9일에도 같은 내용의 사내 메일을 발송했으나 삭제조치 됐다. 이에 그는 지난 7일 회사에 삭제 경위에 대한 해명 및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최종 입장을 전달한 상태다. KT는 현재까지 해당 사건에 대해 답변을 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장현일 씨는 이 사건과 관련해서 KT를 고소 고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27일 KT전국민주동지회와 KT노동인권센터가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미루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이메일 무단 삭제는 부당노동행위일 뿐 아니라, 정보통신망법, 통신비밀보호법에 위반되며 형사처벌까지 가능한 중범죄”라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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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음보

    참세상은 원래 여기자들이 많았나. 여선생님들이 많다는 학교하고 비슷한 분위기인가, 참세상 여기자님들이 참 대단하네요. 노동정책, 노동이론, 노동단체들이 많이 나아가고 다양해져서 물려버린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90년대만 해도 간편하다고 할 정도였는데 지금은 전문가 수준은 되어야 다 섭렵을 할 겁니다. 나도 개인적으로 채효정님의 글을 보면 아득해지면서 물려버림ㅎㅎㅎㅎㅎ그리곤 대충 읽고 맙니다.

  • 웃음보

    난 노동이론이 아니라 다른 방향을 구상하고 있는데 좀처럼 쉽지가 않네요. 시간도 세월이라고 할 만큼이나 오래 걸릴 것 같은데, 현재의 단체나 노조를 볼 시간이 아닌데, 참세상 기자님들, 기고자님들 수고하시기를.

  • 느낌보

    거긴 또 뭐냐
    순수 극우노예들의 눈물? 민주노조연맹인가 있더만 그곳으로 가던가. 또라이들의 간계당이라도 만들어봐라. 얼라들아 임금은 일만 한다고 받는 게 아니다. 하청사장들도 생존위기로 몰릴 때는 그냥 남의 것 빼앗아서라도 살아가는 것이다. 임금노동자만 생존위기로 몰린다고 보면 착각이다. 생존위기로 몰리면 계급을 떠나 누구라도 지부터 살라고 하는 것이 존재감이다. 순수 극우노예들아 니 주인들이 그렇게 산다는 말이다. 거기에 욕심이 붙어봐라. 다른 기업을 빼앗고 다른 국가를 침략하는 것이 기본이지. 이인영 장관이 고민을 많이 하더라. 그런데 한국과 미국의 관계는 동맹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 점령에서 시작해 동맹으로 갔으니까 재점령의 가능성을 항상 고심해야 한다. 이인영 장관 한국이 미국을 군사적으로 이길 수 없는 동안에는 미국을 자극하지 맙시다. 고생하쇼.

  • 한량 아저씨

    이것이 더민주당하고 문재인 정부의 망쪼더냐

    항간에는 지난 대선은 부우정선거라 하고 문재인 정부와 더민주당의 유이일한 어업적은 추경예상이라고 허느니. 이게 망쪼더냐 뭣이더냐. 개헌 이꼬르 반동이었던 것이었더냐, 더 가관인 것은 채소값 폭등으로 더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의 한계가 다다르고 있다는 것이 아니겠느응가. 정계가 급변하여 반전될 때는 제일 먼저 도망칠 이낙연이 대선후보이고 대통령 항문이나 핥아대는 이재명이가 대선후보라는 것이렸다. 추미애 법무장관이 가소롭지도 않을 일이요, 적장만 바로 설 때는 문재인 정부도 더민주당도 망하는 것은 하루아침일 터인즉 혀를 깨물더라도 버텨야 하느으니. 잠시만 기다려라 극우노예들아. 네들을 편하게 먹여주고 재워줄 영웅이 나올 것인 즉슨 눈물을 거두거라.

  • 느낌보

    문재인 정부의 업적 좀 봐라

    거짓말, 4차 추경예산이 전부 같다. 다른 것 있으면 말해봐라. 국정원은 껍데기만 바뀌었으니까 업적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