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핑계로 한탕? 대우버스 정리해고, 이유도 명분도 없어

스스로 물량 거두며 사업 축소한 대우버스, 386명에 구조조정 통보

자일대우상용차(대우버스)가 노동자 386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해 논란이다. 노동자들은 이 같은 정리해고가 이유도, 명분도 없다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또 정부와 국회가 코로나19 피해를 빠르게 복구하고자 한다면 ‘해고 없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대우버스의 대량 정리해고를 외면하면 안 된다고도 호소했다.

  대우버스가 생산하는 고급버스인 BX 212M 로얄 플러스 [출처: 대우버스]

울산에 공장을 두고 버스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대우버스는 지난 8월 31일 필수인원을 제외한 노동자 386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사무직, 연구직, 생산직이 모두 포함됐고, 정리해고가 이뤄지면 공장에는 생산직 4명을 포함해 스무 명도 안되는 노동자만 남게 된다.

대우버스 사측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상의 위기를 들어 정리해고를 신청했지만, 노조는 위장 폐업을 의심하고 있다.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대우버스지회에 따르면 대우버스 대주주인 백성학 회장은 지난 3월 30일 공장을 폐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여론을 의식한 탓일까 현재는 공장폐쇄라는 말 대신 ‘사업 개편’이라는 말을 사용하지만 노조는 3월 이후 일련의 과정이 공장 폐쇄 수순에 가까웠다고 주장한다.

대우버스지회 관계자는 “3월 30일 이후 영업활동이 아예 없었다. 고객사의 말을 들어보니 대우버스에서 먼저 계약된 물량을 취소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베트남에 갈 거라며, 베트남에서 만든 차량을 구입해달라는 요청까지 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의지에 따라 국내 수주가 줄어든 것이다”라고 말했다.

<참세상>은 물량 축소 및 취소와 관련해 대우버스 본사 측에 사실 관계를 묻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대우버스 사측은 8월 31일 울산노동청에 정리해고를 신청했다. 노조는 정리해고 요건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 관계자는 “해고 회피 노력이라는 휴업도,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도 노조와 합의되지 않았다. 애초 사측이 만든 안이 있어 그것을 노조에 공문을 보내 통보했다”라며 “정리해고 대상자 중 우리 조합원 아닌 사람은 4명 밖에 없다. 전체 386명 중 382명이 조합원이다. 사측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는 회계, 경영, 노무 쪽 사람은 모두 정리해고 대상자에서 제외됐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대우버스는 이미 200명 넘는 인원이 구조조정됐다. 올해 초 685명이던 인원이 447명으로 쪼그라 들었다. 희망퇴직, 계약 해지 등으로 나간 인원이 238명이다. 박재우 대우버스지회 지회장은 “3월 30일 회장의 공장 폐쇄 선언 이후 지금까지 238명이 벌써 구조조정을 당했다. 한달 단위로 고용계약을 맺었던 계약직의 해고가 특히 쉬웠다. 대우버스의 정리해고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미 진행되고 있는 일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대우버스를 비롯한 영안모자의 다른 계열사들도 임금 삭감 및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자일자동차판매, OBS경인TV는 현재 희망 퇴직을 받고 있고, 지게차를 생산·판매하는 클라크는 10% 임금삭감을 추진 중이다. 대우버스지회 관계자는 “코로나 19로 크게 한 몫 챙겨보겠다는 것 아닌가. 사람 자르고, 임금 삭감하고, 노조 없는 공장 만들어서 결국 자기 맘대로 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 아닌가 의심스럽다”라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9일 대우버스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유도 없고 명분도 없는 대우버스 정리해고는 즉각 철회해야 한다”라며 “지금 회사가 할 일은 빈 공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술투자와 개발로 회사와 산업의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휴업을 풀고 울산공장을 가동해야 한다. 대우버스가 겪는 경영의 어려움은 공장을 돌려 생산을 할 때 해결된다”라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또 “정부와 국회에 호소한다”라며 “코로나를 진심으로 극복하고 싶다면, 코로나의 피해를 빠르게 복구하고 싶다면 ‘해고 없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노동조합의 목소리를 더는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