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코로나19 검진의 파업…첫 대규모 노동자 시위도

파리서만 1만 명 참가, 해고 금지·주4일제·사회보장강화 요구

프랑스 정부가 더 빠르고 더 많은 코로나19 검사를 요구하면서 검사 의료진들이 파업을 일으켰다. 이번 파업은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된 이후 처음으로 벌어진 대규모 노동자 시위와 함께 진행됐다. 프랑스 좌파노총 노동총연맹(CGT) 등 노동자들은 마크롱 정부가 대기업의 이해에 치우쳐 노동자에게 희생을 강요한다며 거리 시위를 강행했다. 집회 대오는 파리에서만 1만 명을 넘어섰다.

[출처: 루마니떼]

<파이낸셜파임스> 등에 따르면, 17일(현지 시각) 프랑스 코로나19 진단센터 의료노동자 수백 명이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과부하에 걸린 코로나19 검사 시스템에 허덕이면서 열악한 노동조건을 더 이상 참지 않고 대응하기로 했다. 파업을 주도한 CGT 노조에 따르면, 파업으로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검사가 중단됐다. 이들은 보건당국이 의료 인력 확대와 임금 인상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검사는 더 지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업은 정부가 의료진에 더 신속하고 더 많은 코로나19 검사를 요구하면서 벌어졌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주 “많은 검사가 실시된 것은 좋은 일이지만, 결과가 너무 늦게 나오면 의미 없다”며 의료진에 검사를 서두르라고 독촉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진단센터 의료노동자들은 정부가 의료 현실을 무시하고 노동자에게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며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프랑스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처음 확산되기 시작한 뒤로 5배나 많은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검사는 매주 1백만 건에 달한다. 그러나 의료시설이나 인력이 부족해 일부 검진센터에선 여러 명이 줄을 서 검사를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병목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의료노동자인 아미나타 디엔은 “어찌할 줄 모를 정도로 일이 많다”라며 “우리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칠 대로 지친 상황”이라고 밝혔다. CGT에 속한 한 노조원은 “우리는 언어폭력은 물론 구타를 당하기도 했다. 정부가 요구하는 속도는 너무 가혹하다”라며 “무급으로 일하는 야근 횟수를 세다 포기했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날 의료노동자들의 시위는 프랑스 전역에서 CGT 등 노동조합원들이 일으킨 시위와 함께 진행됐다.

반노동 친기업 조치 비판…해고 금지, 주4일제, 사회보장 강화 요구

파업과 시위를 벌인 CGT는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경기가 후퇴하고 실업자가 늘어난 상황에서도 마크롱 대통령이 사회보장제도를 파괴하고 공공서비스를 망치며 대기업의 이익을 노동자의 이익보다 우선시한다고 비난했다.

노조에 따르면, 기업은 프랑스 정부로부터 생산 및 시설 현대화라는 이름으로 지원금을 받으면서도 같은 조치로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있다. 또 노동운동 탄압이나 노동 시간 연장, 임금 삭감도 밀어붙이고 있다.

노조는 해고 금지, 주32시간 노동, 월 1800유로(약 250만 원)의 최저임금, 사회보장 강화, 연대 연금제 등이 필수적이고 시급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 자격 제한 없이 청년을 포함해 실직한 모든 이가 실업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필리프 마르티네즈 CGT 위원장은 “기업 보조금에 (해고 금지) 조건을 두라는 우리의 요구는 어느 때보다도 정당하다”고 밝혔다.

시위에는 프랑스 교원노조(FSU)와 연대노조, 청년 조직들도 함께 했다. 운수, 철도노동자들도 참가해 지하철이나 철도 운행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시위는 여러 프랑스 기업들이 정리해고 방침을 밝힌 가운데 일어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최근 프랑스 북부에 위치한 일본 타이어제조업체 브리지스톤이 내년 공장을 폐쇄해 863명을 정리해고하겠다고 발표하여 논란을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