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원주민 7천명, 대통령 만나러 600km 이동…대통령은 거부

평화롭게 생존할 권리 위해 21일부터 노동자, 청년들과 총파업

콜롬비아 원주민 7천여 명이 이반 두께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꼬박 600km를 이동했다. 올해만 76명이 마약카르텔에 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콜롬비아 대통령은 이를 거부했다.

[출처: DemocracyNow!]

미국 독립방송 <데모크라시 나우> 등에 따르면, 콜롬비아 원주민 7천여 명이 꼬박 아흐레를 행진해 수도 보고타에 위치한 대통령궁 앞에 20일(현지 시각) 도착하기 시작했다. 출발할 때만 해도 규모는 작았지만, 600km를 지나는 사이 곳곳에서 원주민들이 동참하면서 그 수가 불었다. 둥둥 거리는 북과 나팔 소리에 맞춰 이들이 외친 것은 ‘평화롭게 생존할 권리’였다. 수백 킬로미터를 걷거나 버스, 트럭을 타고 지나 수도에 도착한 원주민들과 함께 콜롬비아 노동자와 학생들은 21일 총파업을 단행한다. 이들은 폭력과 사회적 불평등,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을 심화한다며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원주민들이 ‘밍가(Minga)’라고 부르는 이 시위는 지난 10일 콜롬비아 서남부에 위치한 카우카주에서 시작했다. 밍가는 품앗이와 같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부르는 말이다. 원주민들이 이러한 수백 킬로미터에 걸친 밍가를 무릎 쓴 이유는 최근 지역에서 일어나는 폭력이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2016년 정부가 무장혁명군 FARC-EP와 평화협정을 맺은 뒤로 원주민들이 사는 지역에선 오히려 폭력이 늘었다. FARC-EP가 평화협정 이행을 위해 무력을 자제하기 시작하자 여러 마약갱단이 그들을 밀어내고 지역 일대를 장악하기 위해 잠입하면서 살인과 폭력이 증가했다. 더구나 마약갱단은 정치적 암살도 서슴지 않았다. 암살의 대상은 야당 정치인이나 노동조합, 또는 활동가였기에 지역 사람들은 마약갱단 뒤에 정부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권감시단체 인디파즈에 따르면, 평화협정 체결 이후 약 1천 명의 사회 지도자와 활동가들이 살해됐다(올해는 76명). 더구나 정부는 평화협정을 체결하며 농촌 지역에 인프라를 건설하고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대부분 지켜지지 않았다.

콜롬비아 정부에 대한 사회적 불만은 이미 깊은 상황이다.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불평등을 심화했고 코로나 대처에도 실패했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잦아들었지만, 지난해 11월에도 현 정부에 반대하는 대중적인 봉기가 일었다. 그러다가 지난 9월 초 코로나 음주 금지 조치를 어긴 한 남성을 경찰이 잔인하게 살해하고 이에 항의하는 시위대까지 13명을 살해하면서 다시 시위가 일어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역 원주민들과 더불어 노동조합과 사회단체, 청년들이 이제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원주민 지도자 리처드 플로레스는 “우리는 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화를 위해 이곳에 왔다. 우리는 이반 두케 대통령이 우리의 얼굴을 봐주길 원한다. 우리는 생명을 지키고자 한다. 그들은 우리 사회의 지도자를 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가자 존 토테는 “우리는 우리의 생명권과 영토에 대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밝혔다. 한 여성은 “우리 지역에선 끊임없이 학살이 자행되고 있다. 더 이상 지역에서 살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두케 대통령은 원주민들이 요구하는 면담을 거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지인 콜롬비아에는 마약거래를 놓고 수십 개의 무장단체가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은 마약단체에게서 선거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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