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민들, 홍콩 민주화운동가 12명 석방 촉구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집회…23-25일 세계 32개 도시에서 공동 행동

“지금 12명의 홍콩인들은 사랑하는 가족도, 자신을 변호해줄 변호인들도 만날 수 없는 상태로 수개월 째 중국 본토에 구금돼 있습니다. 더욱 염려스러운 건, 그동안 중국 정부가 했던 일들을 볼 때, 이들이 언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지난 8월 말 대만으로 정치적 망명을 위해 밀항하던 중 체포되어 중국에 구금된 홍콩 청년 12명의 석방을 요구하며 쌔미 한홍민주동행 공동대표가 한 말이다. 12명이 중국 정부에 체포된 지 2개월이 지났지만 가족은 물론 변호인 접견도 이뤄지지 않자, 홍콩 국내외 인권 단체들이 나서 이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한국에서도 인권, 평화단체들이 24일 오후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 정부에 12명의 홍콩 청년 민주화운동가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중국 정부에 “시대착오적 독재와 보안법, 국가폭력을 즉각 중단하고 시민들의 기본권을 보장하라”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정부가 구금한 홍콩 청년 12명은 지난해 3월 홍콩 정부가 추진한 ‘범죄인인도법’ 반대 시위를 주도한 민주화 운동가들이다. 당시 홍콩 청년과 사회단체들은 이 법이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고, 이는 인구 750만 명 중 200만 명이 거리에 나와 한 목소리를 낼 만큼 대중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에 홍콩 정부는 ‘범죄인인도법’을 철회했으나 이후 중국 정부가 지난 5월 홍콩 국가보안법을 도입해 홍콩 내외 정치 활동을 탄압하며 논란이 계속돼 왔다.

한국 인권, 국제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중국정부는 홍콩의 민주화를 위해 운동하는 시민들을 ‘반중’이나 ‘분리독립 분자’라 규정하며 ‘국가안전’을 위해 이들을 처벌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한다”라며 “그러나 홍콩 시민들은 ‘분리 독립’이 아닌 ‘정치적 기본권 보장’을 요구해왔다”고 밝혔다.

또한 “자신을 대표할 수 있는 홍콩 정부의 수반과 대표자들을 자신의 손으로 선출하는 것은 매우 기본적인 권리”라며 “시민의 정치적 기본권과 선택권을 제한하고 탄압하는 독재체제는 당장 종식돼야 마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시민들의 저항을 폭력과 무력으로 탄압하는 행위는 국가의 자기파괴 행위이며, 국가로서의 정당성을 상실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홍콩의 미래를 홍콩의 시민들이 결정하게 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선 정의당 청년당원모임 모멘텀 서한결 활동가가 중국 공산당의 법률을 통한 통제 속에서 수많은 홍콩의 젋은 시민들이 고향을 떠나고 있는 상황을 규탄하고, 구금된 12명의 청년들의 석방을 요청하며 "나도 홍콩인이다!"라며 연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쌔미 한홍민주동행 공동대표는 1973년 군부독재의 탄압으로 망명에 나서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부로 인해 살해위협에 놓였던 사례를 언급하며 반인권적이고 반민주적인 어두운 역사를 중국정부가 현재의 홍콩시민들에게 되풀이하지 않기를 촉구했다.

박도형 세계시민선언 공동대표는 평화와 정의를 말했다는 이유로 범죄자가 되는 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냐며 구금대 모든 시민을 석방하고 5대 요구안(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집회에는 주최단체인 한홍민주동행을 비롯해 국제민주연대, 다이얼로그 차이나 한국대표부, 세계시민선언, 정의당 청년당원모임 모멘텀 등 단체 활동가와 시민들이 참여했다. 이번 집회는 한국에서뿐 아니라 23일부터 25일 간 샌프란시스코, 뉴욕, 런던, 타이페이 등 전 세계 32개 도시에서 동시에 개최된다. 25일 저녁 8시(홍콩현지시각)에는 홍콩 현지에서도 집회가 열리며, 이는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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