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개 단체 활동가 100여 명, 김진숙 지도위원 복직 촉구

남은 복직 기한은 단 한 달…시민사회단체, 김진숙 복직 위한 목소리 모아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의 복직을 염원하는 목소리들이 분주히 모이고 있다. 최근 김 지도위원이 암 재발 사실을 확인하면서 복직 투쟁은 더욱더 절박해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전태일재단은 1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김진숙 복직 촉구 시민사회 각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89개 시민사회단체 100여 명의 활동가와 개인 41명이 김진숙의 복직을 촉구하는 데 연명했다. 기자회견 당일은 김진숙 지도위원이 수술에 들어가는 날이기도 했다.

기자회견 주최 단체들은 “대한민국 최초 여성 용접사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김진숙의 암이 재발해 또다시 수술에 들어갔다. 2년 전 최초로 발병했고, 수술 뒤에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힘겹게 버텨 왔는데 다시 수술에 들어간 것이다”라며 “한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힘든 가혹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진숙이 하루라도 복직을 한 상태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땅을 밟고 싶다고 애타게 염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을 여러 이유로 피하고 있는 한진중공업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들은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반대한다고 핑계를 대던 한진중공업 경영진은 산업은행이 노사합의를 반대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자, 이번에는 매각을 핑계 대며 배임을 운운하고 있다”라며 “부당한 해고에 대한 복직과 그에 따른 정당한 보상, 노사의 자율적 합의는 사법판단의 대상이 아니다. 한진중공업은 더 이상 핑계 대지 말고 하루속히 김진숙을 복직 시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는 2009년과 올해 9월 두 차례에 걸쳐 김진숙 복직을 권고했고, 부산시의회는 지난 9월 ‘한진중공업의 투명하고 공정한 매각 및 해고노동자 김진숙 복직’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바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도 지난 국감에서 여야 일치된 의견으로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 각계 시민사회 원로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송경용 성공회 신부는 “한 인간을 36년 동안 가로막고 억압하는 폭력을 이제 바로 잡아야 한다. 복직을 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이 겨우 한 달도 안 남았다. 오늘 수술에 들어가는 김 지도위원이 언제 곁으로 돌아올지 모른다. 모든 인간이 존중받는 세상을 위해 헌신했는데 단 하루라도 복직돼 일터로 돌아가길 바란다. 잘못된 법을 바로 잡고 김진숙 지도위원이 명예를 회복하게 정부가 나서 달라”라고 호소했다.

박래군 인권중심사람 소장은 “만 스물여섯 살에 해고돼 동료들과 소금꽃나무를 피우며 일할 날만을 기다려왔는데 김진숙만 현장으로 못 돌아갔다. 단식농성, 고공농성하면서 동료들을 돌려보내고 정작 자신은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투쟁을 마무리 짓길 몇십 년이다. 그동안 그는 투쟁하는 노동자의 곁으로 달려가 진정성 있는 발언으로 울림을 줬고, 그 울림은 시민들에게까지 파고들었다. 그의 활동 덕에 노동권이 진전됐는데, 단 며칠이라도 그는 그리운 현장으로 돌아가 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은 문재인 정부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촛불 약속을 지킨다면서 대통령 자리에 있지만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나 묻고 싶다. 노동자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 노동자를 지키는 가장 기본인 전태일 3법도 물 건너 가는 것 같다. 그런 기본적인 것도 못 하겠다는 이 사회가 안타깝다. 김진숙 지도위원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은 김진숙 한 사람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역사를 바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문 대통령은 김진숙을 복직시켜 노동존중사회의 기본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태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김진숙을 공장으로 돌려보내지 못하면 전태일 50주기가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정녕 우리 사회가 민주화됐다면, 또 일할 권리를 보장하는 사회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선, 김진숙 씨가 당장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을 두고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선 시민사회단체 차원의 기금 마련을 논의해 질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김진숙 지도위원이 받아야 할 보상금을 시민사회가 한진중공업 측과 양분해 내자는 안이었다. 전태일 재단의 한 관계자는 “경사노위에서 회의에서 (시민사회가) 일정 기금을 마련해 보태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이 개진됐으나, 말이 되지 않는 안이라고 생각해 반대했고 그 일은 없던 것이 됐다. 노사합의로 풀어가야 할 문제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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