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3개 회사 부당노동행위 고소

“LG 측 세 회사가 공모해 청소노동자들의 노조를 파괴하려해”

LG 측의 집단해고에 맞서 파업농성에 돌입한 지 21일 차 되는 청소노동자들이 원·하청 등 세 개의 회사에 대해 부당노동행위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들은 세 개의 회사가 청소노동자들이 결성한 노조 와해를 목적으로 공모했다고 판단하고, 노동청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트윈타워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가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의 LG 측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엄정 수사와 진실 규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LG트윈타워분회를 대리해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남부지청에 고소장을 접수한 김형규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노조법상 지배개입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청소노동자가 소속된 용역업체인 지수아이앤씨, 원청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 고용승계를 전면 거부한 새로운 용역업체 백상기업을 고소했다고 밝혔다.

지수아이앤씨와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이하 에스앤아이)은 모두 LG와 직접적 관련이 있는 회사들이다. 지수아이앤씨는 LG그룹의 지주회사인 주식회사 LG의 대표이사 구광모 회장의 고모 2명(구훤미, 구미정)이 100% 지분을 가진 LG의 친족기업이다. 에스앤아이 역시 주식회사 LG가 100% 출자해 만든 LG의 자회사다.


김 변호사는 “지수아이앤씨나 에스앤아이가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의 노조를 처음부터 인정하지 않을 생각이었던 것 같다. 지수아이앤씨는 2019년부터 단체협약을 질질 끌더니 결국 결렬시켰고, 그래서 노조가 교섭을 요구하며 쟁의행위에 돌입하자 점심시간 피케팅을 문제 삼았다. 이 두 회사는 법원에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번갈아 가며 세 번씩이나 넣었는데 법원이 계속 기각시키자 이번엔 두 회사가 서로 간 ’용역계약 해지’라는 더 극단적인 방법을 썼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수아이앤씨가 LG트윈타워에서 청소용역뿐 아니라 시설관리용역도 맡고 있는데 청소용역 계약만 해지한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새로운 들어온 청소용역업체 백상기업이란 곳이 긴급 구인공고를 내면서까지 80명 노동자에 대한 고용승계를 전면적으로 거부한 것이다. 노조는 지수아이앤씨와 에스앤아이가 백상기업을 압박했다고 강하게 의심한다. 그래서 세 회사를 고소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박옥순 엘지트윈타워분회 조합원도 직접 기자회견에 참석해 계속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 조합원은 “에스앤아이는 청소 품질이 떨어졌다고 계약해지를 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책잡힐까봐 전보다 훨씬 더 깨끗하게 청소했다. 빨간 조끼를 입고 청소하는데 어떻게 대충대충 할 수 있었겠냐”라며 “십년 동안 일감을 몰아주다가 갑자기 계약을 해지하는 이유는, 엘지의 다른 건물에서는 여전히 계약을 유지하면서 엘지트윈타워에서만 해지하는 이유는, 결국 우리가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 하나밖에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계속 정든 일터에서 일하고 싶다. 우리의 소박한 요구를 외면하지 말아달라. 지금껏 그랬던 것처럼 올해에도 일할 수 있다는 약속을 받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투쟁하겠다. 우리의 투쟁에 함께 해달라”라고 호소했다.

류하경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변호사는 부당노동행위를 지속하다간 LG에 더 큰 화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류 변호사는 “기본권을 인정하지 않으면 회사가 망한다”라며 “삼성전자서비스 하청노동자들의 노조활동을 탄압한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부터 시작해 부사장급 간부들, 상무 등이 줄줄이 구속됐다. 원청도 하청노동자, 하청의 하청 노동자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확정된 형사 판결문이다”라고 밝혔다.

권수정 서울시의회 의원은 “지수아이엔씨의 사업 내용을 살펴보니 엘지전자, 엘지유플러스, 광화문과 서울역에 있는 엘지 빌딩 대부분의 청소용역을 맡고 있었다. 내부 거래가 아니라고 얘기하지만 다들 내부거래라고 생각한다. 2019년 기준 구광모 회장의 두 고모가 배당금만 총 60억 원을 가져갔다. 계열사에 의존해 친족들 먹고살게 하는 것은 노동자, 중소기업 모두에게 전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다”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더욱이 하청의 재하청인 이곳에서 노조가 만들어지자 노조를 파괴하고 새해부터 조합원들을 유린했다. LG는 근로기준법을 준수하고 LG의 청소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 결성한 노조를 하루빨리 인정하고 고용승계가 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는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노동청의 적극적이고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지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10%대에 불과한 낮은 부당노동행위 기소율을 지적하며 “헌법상 노동3권을 침해하는 범죄의 중대성, 매우 은밀하게 이루어지고 증거가 대부분 사용자의 관리범위 내에 있다는 점, 만연한 증거인멸 시도 등을 고려하면 부당노동행위야말로 신속하고 적극적인 수사가 필요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또 “부당노동행위는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어 정황은 있으나 직접 증거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정황증거만으로 행위자를 처벌하는데 한계가 있어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해 압수수색 등의 방법으로 객관적인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도 밝혔다.

  LG트윈타워 로비에서 농성 중인 조합원들이 6일 기자회견 참석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30여명의 조합원들은 건물 입·출입이 금지된 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지수·에스앤아이, ‘고용승계’ 아닌 ‘고용유지’ 제안…조합원들에게 LG트윈타워 아닌 다른 사업장 재배치안 전달

한편 지수아이앤씨와 에스앤아이는 엘지트윈타워분회에 고용유지를 제안했다는 입장문을 5일 밝혔다. 이들은 같은 날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에서 열린 조정회의에서 다른 사업장에 재배치하기로 한 입장을 전달했지만, 노조가 즉각 반대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고용유지’ 제안에 대해 엘지트윈타워 분회 측은 “일자리 알선을 고용승계처럼 호도하지 말라”라고 반발했다.

류한승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조직부장은 “출근하는 청소노동자 중 아무나 붙잡고 물어봤으면 좋겠다. 지금 일하고 있는 사업장을 그만두게 하고 다른 사업장에 일하게 하는 것이 고용승계가 맞는지 물어보라. 단 한 명도 그게 고용승계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들을 다 찢어서 다른 사업장으로 분산배치해서 노조를 뿌리 뽑겠다는 생각에서만 나올 수 있는 안”이라고 비판했다.

류 조직부장은 이어 “정부가 내놓은 용역근로자 보호지침에도 용역업체가 바뀌어도 고용승계하라고 돼 있지 용역업체를 따라가면서 여기저기 일자리 알선을 받으라는 말은 없다”라며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용역하청 노동자 고용승계 공약의 내용도 일하는 사업장에서 계속 일하는 것을 고용승계라고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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